킨텍스 김인식 사장.
국내 최대 국제전시장인 킨텍스가 제2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2008년 첫 삽을 뜨는 제2전시장 건립이 그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김 사장을 만나 킨텍스의 미래, 그리고 변화와 발전 방향에 대한 생각을 들었다.
- 킨텍스 개장 후 2년을 평가하면?
“동북아 대표 전시장으로 성공적인 출발을 했고, 가파른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가동률이나 전시의 질적 수준에서도 상하이 푸둥(浦東) 전시장이나 싱가포르의 싱엑스(SINGEX) 전시장보다 발전이 빠르다. 개장 3년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는 점은 괄목할 만한 성과라고 자부한다. 서울모터쇼, 한국전자전 등 국내 빅5 전시도 킨텍스가 도맡아 하고 있다. 서울모터쇼는 킨텍스가 유치한 후 세계 빅6 모터쇼로 자리잡았다. 큰 보람을 느낀다.”
- 제2전시장 건립 계획은?
“3591억원의 예산이 필요한 대규모 사업이다. 2011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제 수준의 전시회를 유치하기 위해선 10만㎡ 이상의 전시 규모가 필요한데 제2전시장이 건립되면 킨텍스의 전시공간이 10만㎡를 넘게 된다.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없는 전시공간이 마련되는 셈이다.”
- 전시산업 발전을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이라고 보나.
“전시산업이 발전하려면 세 가지가 필요하다. 먼저 전시를 단순한 행사의 하나쯤으로 보는 인식부터 바뀌어야 한다. 국제화시대에 걸맞은 지식서비스 산업으로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몇 년 전부터 정부도 전시 관련 산업을 지식서비스 산업의 핵심으로 인식, 중점 육성해왔다. 이를 통해 전시, 상담, 판매가 동시에 가능한 구조로 변화하고 있다.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인프라다. 현재 킨텍스는 코엑스의 1.6배에 이르는 규모지만 국제적인 전시장과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이 부분은 제2전시장 건립으로 어느 정도 해소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이 핵심 인력 양성이다. 전시기획에 대한 전문성을 갖추고 동시에 글로벌한 역량을 가진 인력을 양성해나가야 한다. 우리나라는 이미 많은 인력이 이 분야에서 역량을 발휘하고 있어 기대가 크다. 지도자의 리더십도 중요한 요소다.”
킨텍스 전경. 킨텍스 항공사진. 선 안쪽에 제2전시장이 들어설 예정이다(아래).
“국제 컨벤션들은 점점 전문화되는 추세다. 우리의 경우 코엑스가 소비재 중심이라면 킨텍스는 자동차, 기계 같은 내구재를 중심으로 전문화가 진행 중이다. 문제는 외국과의 경쟁이다. 세계시장에서 한국이 어떤 성과를 낼 것인지가 관건이다. 그런 점을 감안해 킨텍스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가브랜드 전시회’를 육성한다는 목표 아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외국의 경우를 보면 ‘하노버 기계전’ ‘홍콩 보석전’ ‘파리 섬유전’같이 국가와 도시를 대표하는 기획전이 많은데, 우리나라에도 이런 것들이 필요하다. 우리의 경우 정보기술(IT), 자동차 등이 대표 상품이 될 수 있다. IT와 결합된 자동차, 기계 분야 등이 시너지 효과를 가져온다면 큰 부가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확신한다. 킨텍스는 현재 ‘한국전자전’을 대한민국 브랜드 전시회로 만들기 위해 정부와 협의하고 있다. 2011년까지 로봇전, 나노전으로까지 확장해간다는 계획을 세워놓았다.”
- 주변의 각종 지원시설 계획은?
“전시사업이 성공하려면 전시장만 만든다고 되는 게 아니다. 전시장을 찾는 사람들이 보고 즐길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이미 올해 객실 840개 규모의 5성급 호텔을 짓는 계약이 이뤄진 상태다. 조만간 킨텍스 주변에 영상문화 테마파크인 ‘한류우드’가 들어서는데, 이 테마파크를 위해 6000여 객실을 가진 호텔도 유치할 계획이다. 킨텍스 주변 110만 평에 이르는 호수공원을 활용한 문화공간도 조성되며 백화점과 스포츠센터, 아쿠아몰 등을 건설해 전시와 놀이를 함께 즐길 수 있게 할 예정이다.”
- 국내 다른 전시장과는 어떻게 차별화되나.
“코엑스는 2~3층 구조이나 킨텍스는 단층이다. 또 교통환경이 좋은 것을 고려해 중량물 위주로 전시한다. 코엑스가 업체와 소비자를 잇는 B2C(Business to Customer) 개념을 추구한다면, 우리는 업체와 업체를 잇는 B2B에 치중할 생각이다. 처음부터 킨텍스는 동북아지역의 전시 허브를 겨냥했다. 세계시장에서 승부를 내겠다는 전략이었다. 지난해 킨텍스 사장 자격으로 세계전시연맹(UFI) 이사가 될 수 있었던 것도 그런 노력의 결실이었다.
킨텍스는 해외 전시에 특히 큰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당장 올해 11월 뮌헨 전시장과 함께 베트남에서 전시회를 갖는 등 공격경영을 해나갈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