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중인 해군병사들.최근 해군부대에서도 사고가 일어나 군당국이 곤란을 겪고 있다.
군 수사대는 그동안의 수사를 통해 이 부대는 제초제 ‘그라목손’ 100mg과 ‘알라유제’ 60mg이 든 병을 병사들이 접근하기 쉬운 일반 의약품 보관함에 허술히 관리해왔고, 이 두 병의 제초제가 없어진 사실을 확인했다. 그리고 누군가가 제초제를 섞은 보리차를 취사장의 양은냄비(밥솥)에서 냉장고 안에 있던 김치통과 물병 등 네 곳에 옮긴 사실도 확인했다.
군 수사대는 그 즉시 30여명에 이르는 부대원을 상대로 수사를 펼쳐 손에서 제초제 양성반응을 나타내는 병사를 찾아냈다. 그러나 그 병사는 “며칠 전 제초제를 살포한 사실은 있으나 식수통에 부은 적은 없다”고 완강히 부인했는데, 그의 말은 사실로 확인됐다. 이에 수사대는 전 부대원을 상대로 거짓말 탐지기를 동원해 조사했으나 의심 가는 사람을 찾지 못했다.
여기서부터 제초제 식수 사건 수사는 더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군 당국은 GP 총기난사 사건 때 의혹을 없애겠다며 서둘러 수사 상황을 발표했다가, 그 발표에 대한 의문이 제기돼 두 번 더 수사발표를 해야 했고, 그 사이 범인이 ‘우발적으로 범행했다’에서 ‘계획된 범행이다’고 진술을 바꾸어 초동수사가 미진했다는 비난을 받아야만 했다. 그로 인해 국가인권위원회와 국회도 조사에 참여하게 되었다.
군 당국은 이러한 사태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제초제 식수 사건은 완벽한 조사가 이뤄질 때까지 발표하지 않겠다고 한다. 언론은 장병 식수통에 제초제를 넣은 전대미문의 사건을 보도하기 위해 결과 발표를 재촉하고 있지만, 군 당국은 ‘기다려 달라’만 얘기만 반복하고 있다. 그러나 군 주변에서는 “이미 군 수사당국이 범인을 밝혀놓고도 발표를 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가 파다한 상태.
범인은 과연 누구일까. 그리고 왜 이런 사고를 냈을까. 속이 타는 것은 군이다. 군에서는 푸닥거리라도 해서 연이은 불운을 끊어내고 싶다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