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조한 환절기, 특히 봄에는 피지 분비량이 늘어나면서 여드름이 생기기 쉽다.
환절기가 되면서 김 씨처럼 피부에 문제가 생겨 고민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환절기 때 생기기 쉬운 피부 질병. 그러나 충분히 알고 대처하면 예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설령 질환이 생겼다 하더라도 치료법을 알면 쉽게 조처를 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건조한 환절기에는 여드름이 잘 생기지 않는다고 알고 있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상식.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는 환절기는 생체 리듬이 변하는 시기로, 땀샘과 피지샘(피지선)의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피지 분비량이 늘어나 오히려 여드름이 생기기 쉽다.
최근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등 국내 5개 의과대학 연구팀은 “250명의 여드름 환자를 대상으로 1년 6개월 동안 한국인의 여드름 특성에 대해 연구한 결과, ‘여드름 중증도 평가 시스템(KAGS)’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한국형 여드름 평가 시스템 개발
연구팀은 얼굴에 발생한 병변의 수와 형태에 따라 크게 6단계로 여드름의 중증도를 평가했다. ‘구진’은 붉은색의 병변이 좁쌀처럼 솟아오르는 것을 말하며, ‘결절’은 구진과 비슷하지만 크기가 더 큰 것을 말한다. 이번에 발표된 여드름 중증도 평가 시스템에 의하면, 1등급은 지름 5㎜ 이내의 구진이 10개 이하인 상태, 2등급은 11∼30개, 3등급은 구진이 31개 이상이거나 지름이 5㎜ 이상인 결절이 10개 이하인 경우다. 4등급은 결절 11∼20개와 ‘가벼운 진행성 흉터(반흔)’가 있는 상태다. 5등급은 결절 21∼30개와 ‘중등도 진행성 반흔’이 있는 경우며, 6등급은 결절 31개 이상, ‘심한 진행성 반흔’이 있는 상태다.
지금까지의 여드름 치료는 서양인을 기준으로 한 진단 기준표와 사진을 이용해 한국인의 피부 특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때문에 통일된 치료 기준이 마련될 수 없었다. 그러나 이번에 발표된 한국인 여드름 중증도 평가 시스템은 한국인의 피부 특성을 반영한 표준 사진과 정보가 모두 포함돼 있어 여드름 정도에 따라 적절한 치료법을 선택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 2등급과 같은 가벼운 증상의 여드름의 경우에는 ‘디페린’ 등의 바르는 비타민A 제제를 사용한다. 이 제제는 여드름의 염증을 완화하고 면포를 용해시켜 여드름을 치료한다. 국제적인 여드름 전문가들의 모임인 GAIOA는 여드름의 1차 치료제로서 디페린과 같은 국소용 비타민A 제제를 추천하고 있다. 디페린은 전문의약품으로 피부과 전문의의 처방전이 있어야 구입할 수 있다.
갈더마코리아에서 출시된 바르는 비타민A 제제 ‘디페린’.
여드름 예방을 위해서는 평소 피부를 잘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피부에 좋은 비타민 B2, B6가 풍부한 우유, 치즈, 잡곡 등의 음식물과 비타민 C가 많이 함유된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피부를 청결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세정력이 강한 비누로 씻는 것은 피부를 자극할 수 있으므로 바람직하지 않다. 하루 2회 정도 순한 비누로 세수하고 보습 로션 등으로 수분을 보충해주는 것이 좋다. 여드름을 손으로 짜면 상태를 악화시키고 흉터를 남길 수 있다. 가능한 한 만지지 말고 머리카락 등이 여드름 부위에 닿지 않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