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아스전자는 국내 최대의 전기면도기 전문업체다. TV 광고 한번 하지 않고 면도기 내수시장의 30%를 장악하고 있는 알짜기업이다. 헤어드라이어부터 믹서기, 애견 이발기까지 16종의 제품을 생산하는 소형가전 전문업체이기도 하다. 조아스전자 이제복(40·사진) 부사장은 “2007년까지 30개 아이템, 매출 1000억원 규모의 소형가전 종합메이커로 발돋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부사장은 39세의 나이에 상무·전무를 뛰어넘어, 영업·상품기획·마케팅·재무 등을 총괄하는 자리에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족탕기, 스팀청소기 곧 출시”
-조아스전자는 어떤 회사인가.
“1982년 면도기 전문 제조업체로 출발했다. 창업자인 오태준 대표는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공고 졸업 후 10년간 몇몇 중소기업에 근무하다 회사를 창업했다. 면도기 제조회사에 근무한 경험을 살려, 직접 그린 설계도면을 들고 다니며 어렵게 자본을 모은 것으로 안다. 요즘으로 치면 기술 벤처기업을 만든 것이다.”
-조아스전자의 강점은 무엇인가.
“역시 기술력이다. 창업 초기에는 국산 제품에 대한 선입관 때문에 내수시장 진입이 어려웠다. 선진국에서 먼저 이름을 얻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전 세계 바이어를 찾아다닌 끝에 프랑스 명품 브랜드 ‘바비리스’, 미국의 대형 생활용품업체 ‘콘에어’, 일본의 ‘도기맨’ 등에 제품을 납품하게 됐다. 수출 중심 기업이었던 덕에 외환위기도 무사히 넘겼다. 세 업체는 지금도 우리 회사의 주요 수출선이다.”
-몇 년 전부터 소형가전 종합메이커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 걸로 안다.
“일단 제품 라인업을 다양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미 이·미용기 시장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발기 시장점유율은 세계 1, 2위 수준이다. 올해에는 족탕기, 발마사지기, 삭피기(피부 각질 제거기), 스팀청소기 등을 새로 내놓을 예정이다.”
-이제 뛰어들어 승산이 있겠나.
“생활가전 분야는 영원히 변화 발전하는 시장이다. 사람이 면도 안 하고, 청소 안 하고, 건강 돌보지 않고 살 수 있나. 더 편리하고 뛰어난 제품이 나오면 소비자는 움직이게 마련이다. 9월 출시할 족탕기만 해도 스팀 기능과 온도 유지 기능, 자동 안내장치, 리모컨, 무릎까지 푹 담글 수 있는 넉넉한 높이 등 기존 제품들과는 확실히 차별화한 품질로 시장 공력에 나설 것이다.”
-지난해 매출액이 400억원이다. 이중 250억원(약 2000만 달러)이 해외 매출이었다. 그러나 수출의 70%가 아직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인 걸로 안다. 타개책은 없나.
“브랜드 육성이 답이다. 다행히 2003년 출범한 고급 브랜드 ‘헤렉스’가 국내외 시장에서 빠른 성장을 보이고 있다. 헤렉스의 가격은 8만~12만원이다. 필립스나 브라운의 주력 모델들과 당당히 경쟁 중이다. 올해 말부터는 TV 광고도 시작한다. 기술과 디자인에 큰 차이가 없는 만큼, 마케팅에 주력한다면 좋은 성과가 있으리라 자신한다. 5년 후에는 자사 브랜드 수출 비중을 70%로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중국의 저가 제품이 시장을 파고 들어올 가능성은 없나.
“경계를 게을리 할 수 없는 부분이다. 때문에 ‘헤렉스’와 기존의 ‘조아스’ 브랜드 외에, 중저가 모델인 ‘아이프랜드’ 출시로 적절히 대응해나가고 있다.”
-유통 채널 다변화를 위한 노력도 필요하겠다.
“기존 영업방식 외에 ‘하이리빙’ ‘엘투엘’ 등 대형 네트워크 조직을 통한 판매, 할인점 ‘홈플러스’와의 OEM 사업, 군납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다. 수출 확대를 위해 미국과 인도네시아에 총판사 설립도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