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질에 맞는 음식과 적당한 식사 요법은 건강의 지름길이다.
내분비내과를 방문하는 환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이다. 예로부터 우리나라 사람들은 음식에 대한 관심이 많았고, 체질에 맞는 음식을 규칙적으로 먹는 것이 건강을 유지하는 데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왔다. “하루 세끼 꼬박꼬박 잘 챙겨먹는 것이 최고의 약”이라는 말이 낯설지 않은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일 것이다. 반면 서양의학에서는 20세기에 들어와서야 질병에 따른 식사요법을 강조하는 것을 보면 이 점에서는 우리가 훨씬 앞서 있다는 생각이 든다.
최근 식사에 대한 관심이 부쩍 커지면서 ‘건강 증진 식이(食餌)’ ‘장수 식이’ 등 특별한 식사요법을 지칭하는 용어가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주변에서 이런 음식들만을 찾아다니는 사람들이 실제로 건강하고 오래 사는지에 대해서는 한번 더 생각해볼 일이다. 이들 중 많은 사람들은 오히려 자신의 건강에 좋지 않은 음식을 섭취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식사요법이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식사를 할 때, ‘어떻게 먹을까’에 대한 고민은 하지 않고 ‘무엇을 먹을까’만 생각하기 때문이다. 한 가지 예로 지금도 ‘당뇨병에는 보리밥이 최고’라고 믿고 꽁보리밥만 먹는 환자들이 있으며, 일반인 중에서도 보리밥이 건강식이라고 생각하여 자신의 소화 기능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설사를 하면서도 꽁보리밥만 먹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 몸에 도움이 되는 음식은 무엇이고, 어떤 식사요법이 건강에 좋을까. 먼저 식사를 할 때에는 자신에게 필요한 열량만큼의 음식을 섭취하여 영양과잉이나 영양불량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한 총열량이 결정되면, 식사를 할 때 3대 영양소(단백질 20%, 지방 20%, 탄수화물 60%)를 균형 있게 섭취할 수 있게 배분하고, 비타민과 무기질을 적절히 섭취해야 한다. 또한 규칙적인 식사 습관도 매우 중요하다.
가능하면 단순당(설탕·꿀)과 소금의 섭취를 줄이고 섬유소는 적절히 섭취하도록 하며, 지방 특히 마가린 같은 트랜스 지방의 섭취를 줄이는 것이 좋다. 과음을 피하는 것도 중요한 요법. 이러한 식사방법은 매우 쉽고 평범한 원칙임에도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흔히 놓치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 원칙을 제대로 실천하고자 하는 노력만으로도 건강하고 올바른 생활을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도록 하자.
이인규/ 계명대 의대 내분비내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