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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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순 사망은 비밀파티 음주 후유증 탓?

  • 이정훈 기자 hoon@donga.com

    입력2003-10-29 15: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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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순 사망은 비밀파티 음주 후유증 탓?

    10월26일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북한 김용순 조선로동당비서.

    북한 조선로동당의 중앙위원 겸 대남담당 비서, 북한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 등 수많은 타이틀을 갖고 있던 김용순이 10월26일 69세를 일기로 숨졌다고 조선중앙방송이 사망 다음날인 10월27일 발표했다. 김용순은 그와 동갑(1934년생)인 임동원 전 국가정보원장과 함께 2000년 6월의 남북정상회담을 막후에서 연출한 인물. 남북정상회담이 열렸을 때 김정일은 그보다 8살이 많은 김용순을 “용순 동무”라고 불러, 한동안 한국에서는 이 일이 회자되기도 했다.

    북한 조선중앙방송은 “지난 6월16일 일어난 교통사고로 김용순 비서는 장기간 입원치료를 받다 26일 새벽 5시 사망했다”고 발표했는데, 김용순은 이 교통사고로 인해 머리를 크게 다쳐 뇌수술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평양을 포함한 북한은 자동차가 적은 곳. 더구나 김용순 같은 고위 인사에게는 운전기사가 딸린 자동차가 제공되는데, 김용순이 왜 자동차 사고를 당했는지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조선로동당 내부 사정에 밝은 소식통은 김용순의 사망원인을 김정일이 주최한 비밀 파티 때문일 것으로 단정했다. 김정일의 신임을 받는 사람만 초대되는 이 파티에는 값비싼 양주와 음식이 준비되고, 보천보경음악단 같은 북한의 유명 음악단이 흥을 돋우며 기쁨조로 알려진 젊은 여성들이 시중을 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비밀 파티는 분위기가 매우 질펀하다고 하는데, 비밀을 지키기 위해 참석자들은 직접 차를 몰고 와야 한다. 처음으로 초청받은 사람들은 긴장 때문에 정신을 놓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자주 초대받은 데다 체력까지 약해진 노인들은 엉망으로 취해버리게 된다. 이런 상태에서 파티가 끝나면 참석자들은 각자의 차를 몰고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

    1995년 2월25일 김일성과 빨치산 활동을 같이 했던 오진우 인민무력상이 사망했는데, 사망 원인이 바로 비밀파티 직후의 음주운전이었다. 그러나 그때의 북한 조선중앙방송은 비밀파티 사실을 숨기기 위해 오진우가 암으로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소식통들은 김용순 또한 비밀파티 참석 후 음주운전을 하다 사고를 당해 사망한 것으로 추정했다. 특검이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한 대북 비밀 송금의 수사결과를 발표한 것이 6월25일이다. 음주운전 사고가 맞다면 공교롭게도 김용순은 특검이 끝나가던 시기에 사고를 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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