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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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에서 뺨 맞고 한나라당에 화풀이?

  • 김시관 기자 sk21@donga.com

    입력2003-07-18 14: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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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당에서 뺨 맞고 한나라당에 화풀이?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

    북한의 고폭실험 문건 유출과 관련,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과 한나라당이 ‘한판’ 붙었다. 국정원은 국회 정보위원회(위원장 김덕규·이하 정보위)에 보고된 북한의 핵개발 관련 서류 유출 의혹과 관련해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를 조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대표가 7월11일 “대북 송금 특검법 재수정안 제출 이유를 설명하면서 정보위에 보고된 핵개발 관련 서류를 상세히 읽어봤다. 실로 충격적인 내용이었다”고 밝힌 게 화근. 국정원측은 “최대표가 언급한 이 국정원 보고서는 비밀 유지를 전제로 정보위에 배포한 국가기밀 문건으로 외부 유출이 금지돼 있다”며 “정보위원들도 현장에서 한 번 읽어볼 수 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한나라당은 발끈했다. 최대표는 “내가 본 자료는 정보위원들이 보고 들은 것을 재정리한 것”이라고 해명했고 박진 대변인은 ‘적반하장’이라며 반발했다.

    정보위 소속 홍준표 의원은 “정보위원들은 기밀사항과 정보를 수시로 교환하는 게 그동안의 관례였고 외국(독일)도 당 지도부에 보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홍의원은 “이번 사건의 본질은 정보 공개에 대한 책임이 아니라 북한이 1998년부터 고폭실험을 했고, 우리 정부가 그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북한에 현금을 퍼준 것, 또 정보위에 나와 거짓말한 것”이라며 국정원의 행태를 비난하고 나섰다. 특히 홍의원은 정보위 여야 간사와 국정원측이 이미 고폭실험과 관련해 언론에 브리핑까지 한 상황인 점을 감안, 국정원측의 처사를 ‘어불성설’이라고 했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자 국정원측은 “최대표가 국정원 자료를 보았다고 한 이상 누출 경위는 확인해야 하지 않느냐”라고 한발 물러섰고 국정원 한 관계자는 14일 “만약 최대표 해명대로 재정리한 자료라면 굳이 확인할 것도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다른 국정원 관계자는 “외부로 유출될 경우 대외관계 등에 파장이 일 수 있어 비공개로 한 보고사항이 여러 번 유출된 적이 있었다”면서 “차제에 정보위 관계자들도 보안의식을 철저히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정원은 고폭실험 사실이 공개되고 언론에 대서특필하자 민주당 관계자들로부터 “그런 것까지 보고하느냐”는 비난을 들었다. 햇볕정책이 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국정원이 눈치 없이 야당에 정보를 던져주었다는 지적에 부담을 느낀 국정원이 최대표를 조사하는 것으로 민주당 화살을 피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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