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사학자 노성두씨(43)의 신간 ‘고전미술과 천 번의 입맞춤’이 교보문고가 선정하는 11월의 책 미술 부문 서적으로 뽑혔다. 책 속에서 그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최후의 만찬 복원과정과 미켈란젤로의 피에타에 숨겨진 의미, 올림피아의 제우스 신전 박공과 로마의 카피톨리오 언덕 등 고전미술의 바닷속을 거침없이 넘나든다. 특히 다 빈치의 자화상이 가짜로 밝혀지는 과정은 마치 추리소설처럼 흥미진진하기 그지없다.
“미술작품을 골똘히 응시하다 보면 정말로 추리소설의 답을 찾는 것 같은 짜릿한 느낌이 있습니다. 저는 원래 의대 지망생이었습니다. 그런데 해부학을 비롯해 섬뜩할 정도로 흥미진진한 삶의 이야기들이 담겨 있는 미술에 어느 순간 매료되어 버렸죠.”
노씨는 한국외국어대 독일어과를 졸업하고 영원히 빛 바래지 않을 유혹인 미술을 좇아 독일로 갔다. 퀘ㄹ른대학에서 르네상스 미술사와 그리스·로마 미술을 전공했다. 박사 학위를 받을 때까지 걸린 시간만 12년, 지난한 학문의 길이었다. “특히 그리스·로마의 조각이 정말 어려웠습니다. 한동안 팔다리가 떨어져 나간 대리석 조각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했죠. 그런데 어느 날 밤 아름다운 대리석 여인상이 제게 미소짓는 꿈을 꾸었습니다. 그 후부터는 고고학이 쉽게 느껴졌습니다. 사랑은 아무리 어려운 과제도 이겨낼 수 있게 하나 봅니다.”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곧 시구 같다. 마치 시처럼 말한다고 이야기했더니 사실은 베르길리우스의 시를 인용한 것이라면서 웃는다. 그는 대화 속에서 레오나르도 다 빈치, 에드거 앨런 포, 한니발 등 각종 고전들을 종횡무진 넘나든다. 그가 천착한 학문의 깊이가 자연스레 드러난다.
르네상스 화가인 카라바치오를 전공한 노씨가 가장 좋아하는 화가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 “레오나르도는 ‘정말 사랑하는 작품은 소유해서는 안 된다. 욕망이 아름다움을 보는 눈을 가리기 때문이다’라고 말했죠. 그래서 저도 미술작품을 볼 때 지나친 사랑에 빠지지 않으려 애씁니다.”
서울대 도서관보다 더 많은 미술 자료를 소장하고 있는 노씨는 매년 2회 이상 서양미술사의 현장을 찾는다. 미술사학자라면 원화, 작품, 현장을 끊임없이 보아야 한다는 믿음 때문이라고. 또 반드시 하루 5시간 이상은 글을 쓴다. 그러나 아직 쓰고 싶은 것의 100분의 1도 쓰지 못했다고.
“그리스 조각사, 그림 속의 그림 등을 주제로 한 책을 쓰고 싶습니다. 이것이 노성두다 할 만한 묵직한 책을 쓰지 못했는데 보다 전문적인 내용의 책도 내고 싶고요.”
하필이면 그리스, 로마와 르네상스처럼 먼 옛날의 미술을 전공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는 예의 고전을 인용한 멋진 대답을 들려준다. “이솝 우화에서 여우는 손에 닿지 않는 가지의 포도를 신포도라고 지레짐작하죠. 그러나 사실 이 포도의 맛은 기막힐 겁니다. 르네상스 미술이야말로 높은 가지에 달린 포도입니다. 자본과 시장논리에 의해 가치가 크게 좌우되는 현대미술에 비해 르네상스 미술은 그야말로 고전이라는 이름에 값하죠.”
“미술작품을 골똘히 응시하다 보면 정말로 추리소설의 답을 찾는 것 같은 짜릿한 느낌이 있습니다. 저는 원래 의대 지망생이었습니다. 그런데 해부학을 비롯해 섬뜩할 정도로 흥미진진한 삶의 이야기들이 담겨 있는 미술에 어느 순간 매료되어 버렸죠.”
노씨는 한국외국어대 독일어과를 졸업하고 영원히 빛 바래지 않을 유혹인 미술을 좇아 독일로 갔다. 퀘ㄹ른대학에서 르네상스 미술사와 그리스·로마 미술을 전공했다. 박사 학위를 받을 때까지 걸린 시간만 12년, 지난한 학문의 길이었다. “특히 그리스·로마의 조각이 정말 어려웠습니다. 한동안 팔다리가 떨어져 나간 대리석 조각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했죠. 그런데 어느 날 밤 아름다운 대리석 여인상이 제게 미소짓는 꿈을 꾸었습니다. 그 후부터는 고고학이 쉽게 느껴졌습니다. 사랑은 아무리 어려운 과제도 이겨낼 수 있게 하나 봅니다.”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곧 시구 같다. 마치 시처럼 말한다고 이야기했더니 사실은 베르길리우스의 시를 인용한 것이라면서 웃는다. 그는 대화 속에서 레오나르도 다 빈치, 에드거 앨런 포, 한니발 등 각종 고전들을 종횡무진 넘나든다. 그가 천착한 학문의 깊이가 자연스레 드러난다.
르네상스 화가인 카라바치오를 전공한 노씨가 가장 좋아하는 화가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 “레오나르도는 ‘정말 사랑하는 작품은 소유해서는 안 된다. 욕망이 아름다움을 보는 눈을 가리기 때문이다’라고 말했죠. 그래서 저도 미술작품을 볼 때 지나친 사랑에 빠지지 않으려 애씁니다.”
서울대 도서관보다 더 많은 미술 자료를 소장하고 있는 노씨는 매년 2회 이상 서양미술사의 현장을 찾는다. 미술사학자라면 원화, 작품, 현장을 끊임없이 보아야 한다는 믿음 때문이라고. 또 반드시 하루 5시간 이상은 글을 쓴다. 그러나 아직 쓰고 싶은 것의 100분의 1도 쓰지 못했다고.
“그리스 조각사, 그림 속의 그림 등을 주제로 한 책을 쓰고 싶습니다. 이것이 노성두다 할 만한 묵직한 책을 쓰지 못했는데 보다 전문적인 내용의 책도 내고 싶고요.”
하필이면 그리스, 로마와 르네상스처럼 먼 옛날의 미술을 전공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는 예의 고전을 인용한 멋진 대답을 들려준다. “이솝 우화에서 여우는 손에 닿지 않는 가지의 포도를 신포도라고 지레짐작하죠. 그러나 사실 이 포도의 맛은 기막힐 겁니다. 르네상스 미술이야말로 높은 가지에 달린 포도입니다. 자본과 시장논리에 의해 가치가 크게 좌우되는 현대미술에 비해 르네상스 미술은 그야말로 고전이라는 이름에 값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