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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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노갑씨 담당 검사 “미안하다” 사과?

  • < 허만섭 기자 >mshue@donga.com

    입력2004-10-01 17: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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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노갑씨 담당 검사 “미안하다” 사과?
    권노갑 민주당 전 고문을 기소한 검사가 권 전 고문에게 “기소유예로 풀려날 줄 알았는데 실형이 선고돼 미안하게 됐다”는 발언을 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권 전 고문은 지난 7월26일 서울지법에서 뇌물 수수죄가 인정돼 징역 1년형을 선고받았다. 이에 앞서 권 전 고문을 기소한 당시 홍만표 부장검사는 권 전 고문에게 징역 3년형을 구형했다.

    ‘주간동아’는 “권 전 고문 사건을 맡은 담당 판사가 선고 직후 서울구치소로 권 전 고문을 찾아 ‘미안하게 됐다’고 사과했다”는 정치권 루머에 대해 최근 보도한 바 있다. 이 보도 직후 권 전 고문 측근인 민주당 이훈평 의원은 “권 전 고문을 면회 간 사람은 판사가 아닌 검사”라면서 관련 정황을 설명했다.

    이의원에 따르면 홍만표 검사는 선고판결 며칠 뒤 서울구치소를 직접 방문해 권 전 고문과 단독으로 만났다고 한다. 권 전 고문은 홍검사와의 이날 대화 내용을 이의원 등 측근에게 전했다. 이의원은 권 전 고문으로부터 직접 들은 말이라면서 홍검사가 권 전 고문에게 했다는 말을 이렇게 전했다. “홍검사는 권 전 고문에게 ‘제가 미국으로 연수를 떠나게 됐습니다’라고 인사했다. 이어 홍검사는 ‘제가 징역 3년형을 구형했는데 법원에서 집행유예 판결을 내릴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실형판결이 나서 의외였습니다. 미안하게 됐습니다’라고 권 전 고문에게 말했다.”

    권노갑씨 담당 검사 “미안하다” 사과?
    권 전 고문은 진승현 MCI 회장의 돈 5000만원을 김은성 전 국정원 차장으로부터 건네받은 혐의로 서울지검 특수1부 홍만표 검사에 의해 기소됐다. 서울지법 형사10단독 재판부는 선고 판결에서 홍검사측 기소내용을 거의 인정했다. 당시 서울지검 특수1부장은 박영관 부장검사였다. 홍검사는 선고판결 뒤 6개월 일정의 미국 연수를 앞두고 권 전 고문을 면회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에 따르면 검사가 자신이 기소해 실형이 확정된 재소자에게 ‘실형을 받게 돼 미안하게 됐다’고 유감을 표시하는 경우는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검찰 관계자는 “검사가 재소자를 만나기 위해 구치소로 직접 가는 일 자체가 흔치 않다. 만나려면 검찰청사로 재소자를 부르면 되는 것이다. 더욱이 검사가 구치소에 수감된 재소자에게 자신의 출국인사를 가는 것도 일상적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권 전 고문은 선고 판결 20여 일이 지난 8월22일 지병을 이유로 형집행 정지 처분을 받아 귀가했다.

    현재 미국에 체류중인 홍검사와는 연락이 닿지 않아 ‘주간동아’는 홍검사의 입장을 듣지 못했다. 법무부 해당부서 관계자는 “홍검사는 지난 7월 말 미국으로 연수를 갔다. 검사 해외연수의 경우 연수를 떠난 검사가 직접 자신의 현지 연락처와 주소를 법무부에 알려주게 돼 있는데 8월23일 현재까지도 홍검사로부터 아무런 연락이 없어 법무부는 홍검사의 연락처 및 소재를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홍검사의 전임 근무지인 서울지검 특수1부의 관계자는 “홍검사는 가족과 함께 연수를 떠났기 때문에 우리는 홍검사와 연결될 수 있는 어떠한 국내외 연락처도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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