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시엔 청바지에 하얀 블라우스가 유행이었지요. 저도 이날 유행에 맞춰 옷을 차려입고 소풍길에 나섰습니다. 그런데 걸어서 소풍을 가다 그만 청바지 지퍼가 터진 거예요. “이를 어째?” 다행히 소풍 가는 길 근처에 우리 집이 있어 얼른 뛰어가 보라색 바지로 갈아입고 나왔지요.
정작 소풍 장소인 동산릉에 도착해서는 청바지 일은 까맣게 잊고 친구들과 즐겁게 놀았습니다. 사진 속 친구들은 당시 가장 친하게 지내던 수미, 신자, 말숙, 미영(윗줄 왼쪽부터 시계 반대방향)입니다. 수미는 딸 하나, 말숙이는 아들과 딸을 둔 건강한 미시가 되었고 신자와 미영이는 결혼했다는 소식은 들었는데 연락이 되지 않습니다. 저도 올 봄에 결혼해 달콤한 신혼을 보내고 있지요. 그립다 친구들아, 언제 한번 만나 그때 그 시절 모습대로 다시 한번 사진을 찍고 싶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