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제조회사 영업부장 K씨(43)에게 12월은 마냥 부담스럽다. 각종 송년회 일정이 빼곡이 메모된 달력은 보기만 해도 가슴이 답답하다. 특히 과체중, 고혈압, 알코올성 지방간이라는 최근의 건강검진 결과는 K씨를 더욱 걱정스럽게 한다. 벨트 연결고리가 위태로울 만큼 두둑한 뱃살은 무게를 견디다 못해 ‘축’ 처질 지경.술 마신 다음날은 전에 없이 심한 숙취와 만성피로로 일에 지장이 올 정도다. 지난해에도 ‘이번 송년회만 지나면 술을 줄이고 운동을 해보리라’ 결심했지만 작심삼일이었을 뿐. 술 끊고, 뱃살을 줄여야 한다는 전문의의 처방도 샐러리맨 K씨로서는 지키기에 너무나 벅찬 주문일 수밖에 없다.
이렇듯 K씨처럼 배가 불룩한 직장인들은 대개 애주가임에 틀림없다. 게다가 이런 사람들은 ‘복부내장 비만’이라는 원치 않는 ‘감투’를 쓰고 있게 마련.
매일 과음은 지방을 쌓는 행위
이런 내장형 비만이라면 벨트 구멍이 하나씩 늘 때마다 당뇨, 혈압, 지방간의 위험성이 각각 3배, 4배, 10배 증가한다고 보면 된다. 내장에 낀 지방은 피하지방과 달리, 체내 인슐린의 대사작용을 방해하며 탄수화물과 지방대사 이상을 초래할 뿐 아니라 방치하면 동맥경화, 심근경색 등을 비롯한 심각한 성인병으로 이어지는 ‘죽음의 사슬’을 형성한다. 다행히 그 심각성을 인식한다 하더라도 체중감량에 대한 의지는 송년회와 같은 공식행사에서는 뒷전으로 밀리기 십상이다.
문제는 송년회가 잦은 12월 한달 동안 우리나라 직장인 남성이 섭취하는 칼로리와 술의 양이 평소의 3~5배를 상회한다는 점. 직장인의 음주 인구가 남성은 90%, 여성은 60%에 이르는 현실에서 송년회는 우리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는 최대의 적이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2월 한 달 동안 늘어난 뱃살을 줄이기 위해 다음 한 해를 꼬박 투자해도 될까 말까 한 노력이 필요하다.
술을 마시면 뱃살이 나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해답은 바로 식습관에 있다. 반복되는 송년회에 만취한 사람들은 아침식사를 거르기 쉬운데 이는 점심에 과식하는 빌미가 된다. 이어 저녁 때 벌어지는 술자리는 본격적으로 뱃살을 늘리는 계기가 된다. 술은 더 이상 들어갈 곳이 없다는 위장의 신호, 즉 ‘포만감’을 망각하게 한다. 겹치는 송년회는 이런 과정의 악순환을 가져오게 되고 ‘원수’ 같은 뱃살은 불어만 간다. 결국 회식 때 섭취한 음식물이 호르몬의 작용과 맞물려 고스란히 지방 형태로 체내에 축적된다.
게다가 송년회 술자리가 매일 과음으로 이어진다면 문제는 심각해진다. 알코올이 g당 내는 열량은 7kcal. 4kcal인 당질과 9kcal인 지방과 비교해도 전혀 뒤지지 않는다. 또 맥주 한 잔은 100kcal, 소주 한 잔은 90kcal, 위스키 한 잔은 140kcal로 맥주 세 잔이나 양주 두잔은 밥 한 공기(300kcal)에 맞먹는 열량을 갖고 있다. 물론 알코올은 열량만 낼 뿐 당질, 단백질, 지방과 같은 영양가가 없다. 그러나 술과 함께 먹는 안주의 주성분인 탄수화물이나 지방 등의 영양소가 알코올이 내는 열량 때문에 몸에서 이용되지 않은 채 지방으로 전환되어 체내에 쌓이는 게 문제다.
뱃살과 연관된 모든 질환에서 한 번에 탈출할 수 있는 지름길은 역시 송년회 같은 각종 회식을 취소하고 술을 아예 끊는 것. 그러나 무조건 금주를 강요하는 것은 대인관계가 중요한 샐러리맨들에겐 사회생활을 포기하라는 것과 마찬가지다. 현실적으로 절주가 불가능하다면 이번 송년회만큼은 뱃살의 두께를 늘리지 않는 음주법을 실천해 보자.
일단 도수가 낮은 술을 선택하고 술 마시는 속도를 최대한 늦춰야 한다. 도수가 낮은 술은 열량도 낮다. 즉 소주나 양주를 마실 경우, 술을 마시면서 물을 함께 마시면 술의 도수를 희석하는 효과가 있다. 그리고 공복에 술을 마시면 혈중 알코올 농도가 급격히 높아지므로 야채와 탕류 등으로 먼저 배를 채운 뒤 마셔야 한다. 구운 고기나 튀김류·무침류 같은 고지방, 고열량 안주보다는 깔끔하고 숙취 해소에 도움이 되는 가벼운 탕류나 과일, 야채를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리고 안주는 대화를 많이 하면서 천천히 꼭꼭 씹어 먹어야 포만감을 빨리 느껴 과식을 막을 수 있다.
폭탄주와 술잔 돌리기, 여러 술집을 전전하는 등의 나쁜 음주습관도 고쳐야 한다. 이는 반드시 폭음으로 이어져 포만감을 느낄 겨를도 없이 폭식하게 되기 때문. 특히 밤 늦게까지 술을 마신 뒤 귀가해 밤참을 먹는 것은 불에다 기름을 붓는 격이다. 이럴 때는 물을 충분히 마신 뒤 잠자리에 드는 것이 좋다.
송년회 시즌이라 해도 아침밥을 거르지 않는 등 규칙적인 식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런 식습관은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하므로 섭취한 열량이 몸에 축적되지 않고 에너지로 방출할 수 있게 해준다.
또한 음주와 가무에 찌든 몸이라 하더라도 평소에 꼭 짬을 내어 운동하는 것이 좋다. 송년회 시즌만이라도 계단을 이용하거나 출퇴근 때 지하철을 이용하고, 가까운 거리는 걷는 등 생활습관을 약간 바꾸기만 해도 큰 도움이 된다.
한편 평소 술을 즐기지 않거나 지병이 있는 사람들이 모처럼 송년 모임에서 긴장의 고삐를 풀었다 변을 당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그야말로 망년회(忘年會)가 ‘亡年會’가 될 수 있다. 특히 제2형 당뇨병을 가진 환자는 과음하면 저혈당 쇼크에 빠져 생명이 위태로운 지경에 이를 수도 있다. 생명은 무엇보다 소중한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이렇듯 K씨처럼 배가 불룩한 직장인들은 대개 애주가임에 틀림없다. 게다가 이런 사람들은 ‘복부내장 비만’이라는 원치 않는 ‘감투’를 쓰고 있게 마련.
매일 과음은 지방을 쌓는 행위
이런 내장형 비만이라면 벨트 구멍이 하나씩 늘 때마다 당뇨, 혈압, 지방간의 위험성이 각각 3배, 4배, 10배 증가한다고 보면 된다. 내장에 낀 지방은 피하지방과 달리, 체내 인슐린의 대사작용을 방해하며 탄수화물과 지방대사 이상을 초래할 뿐 아니라 방치하면 동맥경화, 심근경색 등을 비롯한 심각한 성인병으로 이어지는 ‘죽음의 사슬’을 형성한다. 다행히 그 심각성을 인식한다 하더라도 체중감량에 대한 의지는 송년회와 같은 공식행사에서는 뒷전으로 밀리기 십상이다.
문제는 송년회가 잦은 12월 한달 동안 우리나라 직장인 남성이 섭취하는 칼로리와 술의 양이 평소의 3~5배를 상회한다는 점. 직장인의 음주 인구가 남성은 90%, 여성은 60%에 이르는 현실에서 송년회는 우리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는 최대의 적이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2월 한 달 동안 늘어난 뱃살을 줄이기 위해 다음 한 해를 꼬박 투자해도 될까 말까 한 노력이 필요하다.
술을 마시면 뱃살이 나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해답은 바로 식습관에 있다. 반복되는 송년회에 만취한 사람들은 아침식사를 거르기 쉬운데 이는 점심에 과식하는 빌미가 된다. 이어 저녁 때 벌어지는 술자리는 본격적으로 뱃살을 늘리는 계기가 된다. 술은 더 이상 들어갈 곳이 없다는 위장의 신호, 즉 ‘포만감’을 망각하게 한다. 겹치는 송년회는 이런 과정의 악순환을 가져오게 되고 ‘원수’ 같은 뱃살은 불어만 간다. 결국 회식 때 섭취한 음식물이 호르몬의 작용과 맞물려 고스란히 지방 형태로 체내에 축적된다.
게다가 송년회 술자리가 매일 과음으로 이어진다면 문제는 심각해진다. 알코올이 g당 내는 열량은 7kcal. 4kcal인 당질과 9kcal인 지방과 비교해도 전혀 뒤지지 않는다. 또 맥주 한 잔은 100kcal, 소주 한 잔은 90kcal, 위스키 한 잔은 140kcal로 맥주 세 잔이나 양주 두잔은 밥 한 공기(300kcal)에 맞먹는 열량을 갖고 있다. 물론 알코올은 열량만 낼 뿐 당질, 단백질, 지방과 같은 영양가가 없다. 그러나 술과 함께 먹는 안주의 주성분인 탄수화물이나 지방 등의 영양소가 알코올이 내는 열량 때문에 몸에서 이용되지 않은 채 지방으로 전환되어 체내에 쌓이는 게 문제다.
뱃살과 연관된 모든 질환에서 한 번에 탈출할 수 있는 지름길은 역시 송년회 같은 각종 회식을 취소하고 술을 아예 끊는 것. 그러나 무조건 금주를 강요하는 것은 대인관계가 중요한 샐러리맨들에겐 사회생활을 포기하라는 것과 마찬가지다. 현실적으로 절주가 불가능하다면 이번 송년회만큼은 뱃살의 두께를 늘리지 않는 음주법을 실천해 보자.
일단 도수가 낮은 술을 선택하고 술 마시는 속도를 최대한 늦춰야 한다. 도수가 낮은 술은 열량도 낮다. 즉 소주나 양주를 마실 경우, 술을 마시면서 물을 함께 마시면 술의 도수를 희석하는 효과가 있다. 그리고 공복에 술을 마시면 혈중 알코올 농도가 급격히 높아지므로 야채와 탕류 등으로 먼저 배를 채운 뒤 마셔야 한다. 구운 고기나 튀김류·무침류 같은 고지방, 고열량 안주보다는 깔끔하고 숙취 해소에 도움이 되는 가벼운 탕류나 과일, 야채를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리고 안주는 대화를 많이 하면서 천천히 꼭꼭 씹어 먹어야 포만감을 빨리 느껴 과식을 막을 수 있다.
폭탄주와 술잔 돌리기, 여러 술집을 전전하는 등의 나쁜 음주습관도 고쳐야 한다. 이는 반드시 폭음으로 이어져 포만감을 느낄 겨를도 없이 폭식하게 되기 때문. 특히 밤 늦게까지 술을 마신 뒤 귀가해 밤참을 먹는 것은 불에다 기름을 붓는 격이다. 이럴 때는 물을 충분히 마신 뒤 잠자리에 드는 것이 좋다.
송년회 시즌이라 해도 아침밥을 거르지 않는 등 규칙적인 식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런 식습관은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하므로 섭취한 열량이 몸에 축적되지 않고 에너지로 방출할 수 있게 해준다.
또한 음주와 가무에 찌든 몸이라 하더라도 평소에 꼭 짬을 내어 운동하는 것이 좋다. 송년회 시즌만이라도 계단을 이용하거나 출퇴근 때 지하철을 이용하고, 가까운 거리는 걷는 등 생활습관을 약간 바꾸기만 해도 큰 도움이 된다.
한편 평소 술을 즐기지 않거나 지병이 있는 사람들이 모처럼 송년 모임에서 긴장의 고삐를 풀었다 변을 당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그야말로 망년회(忘年會)가 ‘亡年會’가 될 수 있다. 특히 제2형 당뇨병을 가진 환자는 과음하면 저혈당 쇼크에 빠져 생명이 위태로운 지경에 이를 수도 있다. 생명은 무엇보다 소중한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