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과 정보통신기술이 발달하면서 인터넷 의료에 대한 관심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웬만한 병·의원 중 의료관련 콘텐츠를 갖고 있지 않은 곳이 없으며, 최근 들어 대형 병원이나 의료인들을 중심으로 정보통신관련 벤처기업을 창업하는 일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대기업과 중소 벤처기업, 대형 통신회사 등이 경쟁적으로 나서서 쾌적하고 효율적인 의료환경 구현을 위해 스마트 카드, 처방전달 시스템, 전자상거래를 통한 의약품 물류 시스템, 원격진료 시스템 등을 속속 선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의료계의 이런 발 빠른 행보가 ‘3시간 대기, 3분 진료’로 대변하는 한국의 의료현실에 진정으로 혁명적 변화를 몰고 올 것인지는 다소 의문이다. 정보통신이 펼칠 새로운 세계에 대한 환상과 의료라는 특수한 환경 사이의 거리를 의료벤처들이 온전히 메워줄 수 있을지도 아직은 확신하기 어렵다.
최근 들어 사이버 아파트를 선보이는 업체들 중에서는 ‘원격진료 시스템’을 기본적으로 달아준다는 광고를 많이 한다. 화상 카메라와 심전도, 요검사 등의 몇 가지 검사장비를 탑재한 키트를 인터넷 통신망을 통해 진료실과 원격진료 센터에 연결하는 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 나라가 미국처럼 헬리콥터를 타고도 몇 시간을 가야만 하는 땅덩이를 가진 나라도 아니고, 새로 지은 아파트라면 요즘 같은 세상에 슬리퍼 끌고 뛰어나가면 5분 거리의 상가건물에 개인의원 한두 군데가 없을 리 없는데 컴퓨터 부팅해 시스템에 로그인하는 시간에 동네의원으로 뛰어가는 것이 좀더 나은 선택이 아닐까.
또한 최근 정부는 건강보험증을 스마트 카드로 대체하며 원하는 사람에 한해 신용카드와 연계하는 한편,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진료 기록부는 포함하지 않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스마트 카드를 배포하고, 이를 구동하기 위한 모든 비용은 민자로 해결할 것이며, 리더기와 시스템은 의약계에 무상 배포한다고 한다.
정부가 내놓은 이러한 일련의 조치를 보면서 드는 순진한 생각 몇 가지. 먼저 종이 보험증을 사용할 때에는 온 가족이 한 장의 보험증만 갖고 있으면 ‘만사 오케이’였는데, 이제 태어나는 순간부터 모든 식구가 스마트 카드를 한 장씩 받아야 하니 식구가 많은 집에서는 카드 관리하는 일이 보통이 아닐 것 같다. 또 전국적으로 보더라도 대략 4000만 장이 넘는 카드 수요가 발생할 텐데 초기에 수천억 원의 돈이 드는 사업을 어떻게 꾸려 나갈 수 있을지 의문이다.
설령 재원을 해결한다고 하더라도 이때 들어가는 비용만큼 보험재정의 누수가 줄어들고 보험재정이 투명화할지, 정부가 정보를 중앙통제한다고 하지만 얼마나 안전하게 개인 질병에 관한 정보를 보호해 주고 만에 하나 있을지 모를 정보전달의 오류를 어떻게 예방할 수 있을지 또한 궁금하다.
경제성 우선 인터넷 의료시설 걱정
의료기기는 군사용 기기와 마찬가지로 같은 종류의 기능을 가진 전자기기보다 매우 비싸다. 그러나 의료기기의 기능은 중요한 치료 기능 한두 가지만을 보장할 뿐, 나머지 기능은 만에 하나 있을지 모를 오작동의 가능성을 줄이고, 응급상황이 벌어졌을 때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와 관련한 위험관리시스템에 집중해 있다. 아무리 훌륭한 기능을 갖고 있더라도 1백만 명 중 한 명에게라도 기계 오류로 인한 문제가 발생하면 생명과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는 것이 의료기기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의사들은 저렴하지만 불확실한 기기보다는 비싸더라도 신뢰할 수 있는 기기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더디 가더라도 위험요소를 최대한 제거한 후에, 비용이 많이 들더라도 만에 하나 있을 시스템의 오류를 해결하는 것이 의료의 첫번째 원칙이다. 그런데 최근 들어 급속하게 발달한 의료 관련 정보통신기술을 보고 있노라면 경제성과 편의의 원칙만을 내세우는 것 같아 걱정스런 마음이 앞선다. 정보통신기술이 선사한 신세계 패러다임의 환상이 환자의 생명까지 좌지우지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의료계의 이런 발 빠른 행보가 ‘3시간 대기, 3분 진료’로 대변하는 한국의 의료현실에 진정으로 혁명적 변화를 몰고 올 것인지는 다소 의문이다. 정보통신이 펼칠 새로운 세계에 대한 환상과 의료라는 특수한 환경 사이의 거리를 의료벤처들이 온전히 메워줄 수 있을지도 아직은 확신하기 어렵다.
최근 들어 사이버 아파트를 선보이는 업체들 중에서는 ‘원격진료 시스템’을 기본적으로 달아준다는 광고를 많이 한다. 화상 카메라와 심전도, 요검사 등의 몇 가지 검사장비를 탑재한 키트를 인터넷 통신망을 통해 진료실과 원격진료 센터에 연결하는 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 나라가 미국처럼 헬리콥터를 타고도 몇 시간을 가야만 하는 땅덩이를 가진 나라도 아니고, 새로 지은 아파트라면 요즘 같은 세상에 슬리퍼 끌고 뛰어나가면 5분 거리의 상가건물에 개인의원 한두 군데가 없을 리 없는데 컴퓨터 부팅해 시스템에 로그인하는 시간에 동네의원으로 뛰어가는 것이 좀더 나은 선택이 아닐까.
또한 최근 정부는 건강보험증을 스마트 카드로 대체하며 원하는 사람에 한해 신용카드와 연계하는 한편,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진료 기록부는 포함하지 않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스마트 카드를 배포하고, 이를 구동하기 위한 모든 비용은 민자로 해결할 것이며, 리더기와 시스템은 의약계에 무상 배포한다고 한다.
정부가 내놓은 이러한 일련의 조치를 보면서 드는 순진한 생각 몇 가지. 먼저 종이 보험증을 사용할 때에는 온 가족이 한 장의 보험증만 갖고 있으면 ‘만사 오케이’였는데, 이제 태어나는 순간부터 모든 식구가 스마트 카드를 한 장씩 받아야 하니 식구가 많은 집에서는 카드 관리하는 일이 보통이 아닐 것 같다. 또 전국적으로 보더라도 대략 4000만 장이 넘는 카드 수요가 발생할 텐데 초기에 수천억 원의 돈이 드는 사업을 어떻게 꾸려 나갈 수 있을지 의문이다.
설령 재원을 해결한다고 하더라도 이때 들어가는 비용만큼 보험재정의 누수가 줄어들고 보험재정이 투명화할지, 정부가 정보를 중앙통제한다고 하지만 얼마나 안전하게 개인 질병에 관한 정보를 보호해 주고 만에 하나 있을지 모를 정보전달의 오류를 어떻게 예방할 수 있을지 또한 궁금하다.
경제성 우선 인터넷 의료시설 걱정
의료기기는 군사용 기기와 마찬가지로 같은 종류의 기능을 가진 전자기기보다 매우 비싸다. 그러나 의료기기의 기능은 중요한 치료 기능 한두 가지만을 보장할 뿐, 나머지 기능은 만에 하나 있을지 모를 오작동의 가능성을 줄이고, 응급상황이 벌어졌을 때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와 관련한 위험관리시스템에 집중해 있다. 아무리 훌륭한 기능을 갖고 있더라도 1백만 명 중 한 명에게라도 기계 오류로 인한 문제가 발생하면 생명과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는 것이 의료기기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의사들은 저렴하지만 불확실한 기기보다는 비싸더라도 신뢰할 수 있는 기기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더디 가더라도 위험요소를 최대한 제거한 후에, 비용이 많이 들더라도 만에 하나 있을 시스템의 오류를 해결하는 것이 의료의 첫번째 원칙이다. 그런데 최근 들어 급속하게 발달한 의료 관련 정보통신기술을 보고 있노라면 경제성과 편의의 원칙만을 내세우는 것 같아 걱정스런 마음이 앞선다. 정보통신기술이 선사한 신세계 패러다임의 환상이 환자의 생명까지 좌지우지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