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 절에서 전통혼례를 올리셨다는데 하얀 볼에 연지곤지를 찍고, 족두리 얹고, 색동 저고리에 눈을 살며시 내리뜨고 다소곳이 앉아 있는 모습이 마치 하늘나라 선녀가 내려온 것 같다.
주위 사람들은 가끔 내 결혼사진을 보고 엄마랑 똑같다고들 한다.
이 사진 속의 인물이 나라고 해도 믿는 사람이 있을 정도다.
나는 가정을 이룬 지금도 여러 가지 사정으로 엄마와 함께 살고 있는데 늘 드리는 것 없이 받고만 사는 것 같아 고마우면서도 죄송스럽다.
아직도 사진 속의 모습 그대로 고우신 우리 엄마.
날마다 얼굴을 본다는 핑계로 잘 모시지도 못하고 사랑한다는 말도 한번 못해 드렸던 것 같다.
“엄마! 정말 너무 사랑합니다. 건강하세요. 그리고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