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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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저런 못난이 시절이…

  • 김경미/36· 강원도 원주시 지정면

    입력2005-01-25 16:3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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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에게 저런 못난이 시절이…
    오랜 만에 모인 친정 식구들이 식탁 옆에 놓인 사진을 보며 킥킥 웃는다.

    토끼 그림이 있는 바지를 입은 오빠, 엄마품에 안긴 귀여운 남동생, 그리고 오른쪽에 새까맣고 불만이 가득 차 보이는 여자아이가 31년 전의 내 모습이다.

    이날은 유치원에 다니던 오빠가 정릉으로 소풍 간 날인데 나와 내 동생은 덤으로 따라간 듯하다. 빨간색 원피스에 이발소에서 자른 듯한 상고머리(그 당시에는 유행이었다)가 여간 촌스러운 게 아니다.

    엄마는 나를 낳고 많이 우셨다고 한다. 딸을 낳아 섭섭해서가 아니라 딸인데 너무 못생겨서 걱정되기 때문이었단다. 내가 봐도 당시의 내 얼굴은 정말 ‘절망스러울’ 정도다.

    그렇지만 엄마가 걱정하시던 그 딸이 지금은 시집 가서 학부모 소리를 듣는다. 또 성형수술 한번 안하고도 가끔은 미인(?) 소리를 들을 만큼 예뻐졌다. 아마 우리 가족 이외의 사람들이 이 사진을 보면 이 아이가 지금의 나라고는 절대 생각할 수 없을 것이다. 내가 생각해도 나는 참 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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