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은 짧고, 어른으로 살아가는 세월은 길다. 어린 시절 어떤 순간에 무엇을 조우하는 지가 중요하다. 어린 시절 5분 동안 감명 깊게 본 것은 어른의 5년이란 기간과 맞먹는다.”
일본의 유명한 애니메이션 감독 미야자키 하야오의 말이다. 좋은 만화영화에 담긴 평화스러움, 아름다움, 따뜻함은 아이들에게 그 어떤 가르침보다 값진 인생의 경험이 된다.
매년 여름이면 연례행사처럼 극장가를 방문하는 가족용 애니메이션이 올해도 여러 편 방학시즌에 맞춰 개봉을 앞두고 있다.
다이너소어
월트 디즈니의 새 장편 애니메이션 ‘다이너소어’는 총 350명의 애니메이터와 시각효과 전문가들이 참여한 대작. 4년간의 제작기간을 통해 생생하게 살아 있는 디지털 공룡왕국을 완성시켰다. 작품 속의 공룡은 만화캐릭터라기보다는 동물도감 속에서 튀어나온 실제 공룡 같다.
때는 기원전 6500만년 백악기. 평온하기 그지없던 이구아노돈(금룡)의 서식지에 거대한 침략자가 나타난다. 부화 직전의 이구아노돈 알들이 모두 짓밟히는 가운데 알 하나가 표류를 시작하고, 알에서 깨어난 ‘알라다’는 여우원숭이 가족의 부양을 받으며 성장한다. 그러던 어느날 거대한 유성이 지구에 떨어져 충돌하자 여우원숭이떼는 필사의 탈출을 시도하고, 알라다는 피난길에 만난 다이너소어 무리와 합류하여 모험을 시작한다.
TV애니메이션 쪽에 주력해온 20세기 폭스사가 ‘아나스타샤’에 이어 두번째로 선보이는 극장용 애니메이션. 먼 미래의 이야기를 그린 SF애니메이션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애니메이션의 전통적인 관객과 더불어 10대를 포함한 다양한 관객층에 어필한다는 전략.
사악한 외계 종족 드레지의 공격으로 지구가 멸망한 뒤 인류는 난민처럼 우주를 떠돌며 새로운 지구를 건설하고자 한다. 지구인 청년 ‘케일’은 우연히 우주선의 선장을 만나 자신의 반지에 감춰진 놀라운 비밀을 알게 된다. 아버지가 감춰 놓은 최첨단 우주선 ‘타이탄호’를 찾기 위해 케일 일행은 드레지 종족에게 쫓기며 생사를 오가는 위험한 여행길에 오른다.
환타지아2000
디즈니사의 음악 애니메이션. 거장들의 음악에 맞춰 영상화한 일곱 편의 애니메이션 단편과 1940년의 오리지널 ‘환타지아’에 삽입됐던 작품을 새롭게 각색한 ‘마법사의 도제’ 등 총 여덟 편의 시퀀스로 이루어져 있다.
1940년 발표됐던 ‘환타지아’는 애니메이션과 클래식 음악을 접목시키려는 월트 디즈니의 야심과 실험정신의 결과였다. 이 작품의 한 시퀀스에 등장했던 미키 마우스는 관객들의 엄청난 사랑을 받으며 애니메이션 역사에 길이 남을 대표적인 캐릭터가 됐다. 일일이 사람이 그렸던 셀 애니메이션이 상당부분 컴퓨터그래픽으로 바뀌고 3차원 애니메이션으로 업그레이드됐다. 아름다운 화면과 아름다운 음악이 만났을 때 어떤 시너지 효과가 나오는지를 보여줄 작품.
엘 도라도
스티븐 스필버그와 제프리 카첸버그, 데이비스 게펜 등 미국의 연예산업을 쥐고 흔들던 세 사람은 95년 함께 ‘드림웍스’라는 회사를 만들었다. 이들은 ‘디즈니와는 전혀 다른 애니메이션을 만들어 보겠다’고 천명했고, 그후 ‘개미’와 ‘이집트 왕자’로 세계 애니메이션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했다. 드림웍스의 세번째 장편 애니메이션 ‘엘 도라도’는 디즈니식 전략으로 가족 관객들을 겨냥하고 있는 액션 어드벤처물.
16세기 스페인의 어느 항구도시. 건달 툴리오와 미구엘은 도박을 벌이다 우연히 황금향 엘 도라도의 지도를 입수하고, 남미로 가는 스페인 군함에 숨어든다. 그 후 발각돼 노예가 될 궁지에 몰리지만 가까스로 탈출해 신대륙 해안에 닿는다. 그리고 이들 앞에는 상상도 못했던 신비의 세계, 모험의 세계가 펼쳐지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