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호텔 빌라. 김대중대통령이 청와대 아닌 밖에서 묵을 때 이따금 언론에 등장하는 이름이다. 김대통령과 김종필 자민련명예총재의 4월16일 ‘극비회동설’이 일부 언론에 보도됐을 때도 어김없이 이곳이 등장했다. 언론에서 주로 이니셜로만 표현하는 이곳은 바로 서울 쉐라톤 워커힐 호텔에 딸린 별장식 독립가옥 형태의 빌라. 물론 청와대와 자민련 양측은 이날의 회동을 부인하고 있지만 김대통령이 간 것만은 분명한 사실.
국민회의와 자민련의 합당설이 정가의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던 지난해 7월18일에도 두 사람은 이곳에서 극비 회동, 합당 문제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이처럼 쉐라톤 워커힐 호텔 빌라는 정계의 중요 현안에 대해 매듭지을 필요성이 대두될 때 당사자들끼리의 극비 회동장소로 자주 이용된다. 호텔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데다 울창한 숲에 가려져 있고, 경비 초소에서 일반인들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어 보안에 제격이기 때문. 이같은 이유로 선거철만 되면 각 당 공천심사위의 심사 장소로 즐겨 이용된다.
그러나 김대통령은 이곳을 밀담이나 밀약을 나누기 위한 곳이 아닌 휴식장소로 즐겨 이용한다. 지난해 7월 김대통령이 JP를 이곳으로 불렀던 것도 17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휴식을 취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김대통령은 당선자 시절에도 이곳에서 이틀간의 신정 연휴를 보냈고,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세 차례 정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이곳을 마음에 들어한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김대통령은 왜 워커힐 빌라를 좋아하는 것일까. 이와 관련, 동교동의 한 인사는 “섬(하의도)에서 자라난 섬 소년이었던 김대통령은 기본적으로 바다나 강 같은 물을 바라보길 좋아한다”면서 “산 중턱에 위치한 워커힐 빌라는 바로 앞에 강이 있어 강이 잘 내려다보이고 뒤로는 산이 있어 김대통령이 좋아하는 휴식 장소가 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흘러가는 물을 바라보면서 마음을 가다듬고, 그런 가운데 정국 구상에 대한 아이디어도 얻는 것으로 보인다”는 것. 또다른 인사도 “김대통령은 야당 시절부터 시내 여러 호텔 가운데 전망이 좋은 워커힐 빌라를 제일 자주 찾았다”면서 “그런 야당 시절의 습관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말한다.
김대통령도 이러한 자신의 성향 한자락을 꺼내놓은 적이 있다. 지난해 1월 74회 생일을 맞아 청와대 비서관 및 경호실 간부들과 오찬을 하면서 “섬에 살았던 나로서는 바닷가에 기와집을 짓고 사는 게 소망이었다. 그러나 아직 그 소망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다행히 지금 좋은 기와집에서 살고 있으나 아직 물을 바라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던 것. 그러면서 김대통령은 신정 휴일 청와대를 나와 워커힐 빌라에서 1박했던 얘기를 전하고 “물도 보고 산도 봐서 좋았다”고 소감을 피력했다고 한다.
동교동 관계자들의 얘기에 따르면 김대통령 부부는 청와대에서의 단절된 생활에 따른 고독함과 외로움을 견디기 힘들 때마다 ‘바깥 구경’을 위한 드라이브를 할 때가 있는데, 여름 휴가를 제외하고 신정 연휴처럼 짧은 기간에는 그나마 일년에 한두 차례 정도 워커힐 빌라에서의 휴식을 커다란 위안으로 삼는다는 것.
물론 김대통령이 워커힐 빌라를 찾는 이유 중 경호상의 문제도 있다. 야당 총재 시절에는 스위스 그랜드 호텔 등 시내 여러 호텔도 가끔 찾았지만, 대통령 취임 이후 경호와 보안이 까다로워지면서 서울 외곽에 위치해 번잡하지도 않고 경호가 용이한 워커힐 빌라가 제일 적합한 휴식 장소로 굳어진 것.
지난 91년 3당 합당 직전 당시 통일민주당 김영삼총재와 신민주공화당 김종필총재는 합당을 조율하기 위해 워커힐 빌라에서 만나려다 이를 눈치챈 기자들이 들이닥치는 바람에 불발에 그친 일도 있다. 지난 92년 대선 당시 한보그룹 관계자가 김영삼전대통령의 차남 현철씨 사조직이었던 ‘나사본’측 관계자에게 돈을 건넨 것도, 현철씨가 권영해 전안기부장과 한보사태 수습 방안을 논의한 것도 바로 이곳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85년 김일성 특사로 내려온 허담 전노동당비서가 당시 전두환대통령을 만나기 전에 묵었던 곳도 워커힐 빌라다. 이곳이 한국의 현대 정치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장소가 된 이유다.
국민회의와 자민련의 합당설이 정가의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던 지난해 7월18일에도 두 사람은 이곳에서 극비 회동, 합당 문제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이처럼 쉐라톤 워커힐 호텔 빌라는 정계의 중요 현안에 대해 매듭지을 필요성이 대두될 때 당사자들끼리의 극비 회동장소로 자주 이용된다. 호텔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데다 울창한 숲에 가려져 있고, 경비 초소에서 일반인들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어 보안에 제격이기 때문. 이같은 이유로 선거철만 되면 각 당 공천심사위의 심사 장소로 즐겨 이용된다.
그러나 김대통령은 이곳을 밀담이나 밀약을 나누기 위한 곳이 아닌 휴식장소로 즐겨 이용한다. 지난해 7월 김대통령이 JP를 이곳으로 불렀던 것도 17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휴식을 취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김대통령은 당선자 시절에도 이곳에서 이틀간의 신정 연휴를 보냈고,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세 차례 정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이곳을 마음에 들어한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김대통령은 왜 워커힐 빌라를 좋아하는 것일까. 이와 관련, 동교동의 한 인사는 “섬(하의도)에서 자라난 섬 소년이었던 김대통령은 기본적으로 바다나 강 같은 물을 바라보길 좋아한다”면서 “산 중턱에 위치한 워커힐 빌라는 바로 앞에 강이 있어 강이 잘 내려다보이고 뒤로는 산이 있어 김대통령이 좋아하는 휴식 장소가 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흘러가는 물을 바라보면서 마음을 가다듬고, 그런 가운데 정국 구상에 대한 아이디어도 얻는 것으로 보인다”는 것. 또다른 인사도 “김대통령은 야당 시절부터 시내 여러 호텔 가운데 전망이 좋은 워커힐 빌라를 제일 자주 찾았다”면서 “그런 야당 시절의 습관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말한다.
김대통령도 이러한 자신의 성향 한자락을 꺼내놓은 적이 있다. 지난해 1월 74회 생일을 맞아 청와대 비서관 및 경호실 간부들과 오찬을 하면서 “섬에 살았던 나로서는 바닷가에 기와집을 짓고 사는 게 소망이었다. 그러나 아직 그 소망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다행히 지금 좋은 기와집에서 살고 있으나 아직 물을 바라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던 것. 그러면서 김대통령은 신정 휴일 청와대를 나와 워커힐 빌라에서 1박했던 얘기를 전하고 “물도 보고 산도 봐서 좋았다”고 소감을 피력했다고 한다.
동교동 관계자들의 얘기에 따르면 김대통령 부부는 청와대에서의 단절된 생활에 따른 고독함과 외로움을 견디기 힘들 때마다 ‘바깥 구경’을 위한 드라이브를 할 때가 있는데, 여름 휴가를 제외하고 신정 연휴처럼 짧은 기간에는 그나마 일년에 한두 차례 정도 워커힐 빌라에서의 휴식을 커다란 위안으로 삼는다는 것.
물론 김대통령이 워커힐 빌라를 찾는 이유 중 경호상의 문제도 있다. 야당 총재 시절에는 스위스 그랜드 호텔 등 시내 여러 호텔도 가끔 찾았지만, 대통령 취임 이후 경호와 보안이 까다로워지면서 서울 외곽에 위치해 번잡하지도 않고 경호가 용이한 워커힐 빌라가 제일 적합한 휴식 장소로 굳어진 것.
지난 91년 3당 합당 직전 당시 통일민주당 김영삼총재와 신민주공화당 김종필총재는 합당을 조율하기 위해 워커힐 빌라에서 만나려다 이를 눈치챈 기자들이 들이닥치는 바람에 불발에 그친 일도 있다. 지난 92년 대선 당시 한보그룹 관계자가 김영삼전대통령의 차남 현철씨 사조직이었던 ‘나사본’측 관계자에게 돈을 건넨 것도, 현철씨가 권영해 전안기부장과 한보사태 수습 방안을 논의한 것도 바로 이곳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85년 김일성 특사로 내려온 허담 전노동당비서가 당시 전두환대통령을 만나기 전에 묵었던 곳도 워커힐 빌라다. 이곳이 한국의 현대 정치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장소가 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