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25

..

‘수도꼭지’에서 피가?

소변 볼 때 통증·혈뇨 나타나기도…된장 두부 등 콩으로 만든 음식 많이 섭취해야

  • 입력2006-02-21 13:50:00

  • 글자크기 설정 닫기
    ‘수도꼭지’에서 피가?
    전립선(前立腺)은 남자에게만 있는 일종의 호르몬기관이다.

    전립선암은 대부분 50세 이후에 발생하며 연령이 높아짐에 따라 발생 빈도가 증가하는데, 서양에서는 매우 흔한 질환이다. 미국의 경우 지난해 남성에게서 가장 흔한 암으로 보고됐고, 사망률은 폐암에 이어 2위를 차지할 정도다. 프랑스의 미테랑 전 대통령도 이 질환으로 사망했다.

    한국 남성들의 전립선암 발생 빈도는 서양인에 비해 매우 낮은 편. 그러나 최근 노령인구가 늘어나고 식생활 등 생활 방식의 서구화, 환경오염 등과 맞물려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다. 1990년 조사에 의하면 한국인의 전립선암 발생률은 남자 10만명당 2.98명.

    전립선암은 초기에는 아무 증상이 없다가 암세포가 자라면서 후부 요도 등을 압박하면 소변이 자주 마렵거나 소변 줄기가 가늘어지고 소변은 마려운데 잘 나오지 않는 등 전립선비대증과 비슷한 증상들을 보이게 된다. 소변볼 때 통증을 느끼거나 혈뇨가 나타나기도 하며 사정시에 통증을 호소하거나 정액에 혈액이 섞여나올 수도 있다.

    전립선암은 임파선과 혈액을 통해 뼈나 다른 장기로 전이된다. 뼈로 전이되면 그 부위에 심한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전이된 뼈는 쉽게 골절을 일으키기도 해, 뚜렷한 이유없이 생긴 골절부위의 조직검사 결과 전이된 전립선암이 발견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전립선암 진단에 가장 많이 이용되는 방법은 직장 내진에 의한 촉진이다. 내진법으로 전립선의 암결절을 촉진하게 되면 초기에 진단이 가능하다. 그러나 병변이 상당히 진행될 때까지 잘 촉진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 방법만으로는 진단에 어려움이 많다.

    또다른 방법은 전립선특이항원(PSA·prostate specific antigen)의 혈중농도를 측정하는 것. 일종의 단백질인 PSA는 전립선암 환자에게서 특징적으로 늘어나므로 혈중치가 정상보다 늘어나 있을 경우 전립선암을 의심할 수 있다. 직장을 통한 초음파 검사도 이용된다. 촉진으로는 만져지지 않는 암부위가 초음파 검사로 발견될 수 있고 천자침을 이용해 안전하게 조직검사도 할 수 있다. 확진은 조직검사로만 가능하며 암이 전이된 정도를 알기 위해 컴퓨터 단층촬영이나 자기공명영상법(MRI) 등이 이용되기도 한다.

    치료방법은 암의 진행 정도에 따라 다르다. 암이 전립선에만 있는 경우 수술을 통해 90% 이상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 초기진단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얘기다. 수술방법엔 복부를 통하는 방법과 회음부를 통하는 방법이 있다. 결과에는 큰 차이가 없지만 회음부를 통하면 피부절개선도 작고 수술 중 출혈가능성도 작으며 수술후 합병증인 요실금의 빈도도 훨씬 낮다. 방사선요법은 암이 전립선과 주위 조직에만 퍼져 있을 때 쓸 수 있는 치료법으로 암세포가 자라는 능력을 파괴한다.

    암이 주변장기나 임파선, 뼈, 폐 등으로 전이된 경우는 남성 호르몬을 차단하는 호르몬 요법이 어느 정도 효과를 볼 수 있다. 남성 호르몬은 전립선 암세포의 성장을 촉진하므로 남성 호르몬의 주요 생성기관인 고환을 제거하거나 남성 호르몬의 기능을 억제하는 약제를 투여하게 된다. 이 경우 2~4년간은 효과를 보이지만 결국은 호르몬 요법이 듣지 않는 저항성 전립선암으로 진행돼 사망에 이르게 된다. 이밖에 선진국에서 유전자 치료법을 개발중이지만 임상에 적용하기에는 아직 문제가 많다.

    전립선암은 조기에 발견해 근치적 수술을 받으면 완치가 가능하다. 따라서 50세가 넘으면 1~2년에 한번씩 PSA 혈중치 검사를, 검사결과 수치가 늘어나 있다면 정밀검사를 하는 것이 좋다. 특히 가족 중 전립선암 환자가 있는 경우 정기 검진은 필수적이다.

    모든 암이 다 그렇듯 특별한 예방법은 없으나 평소 지방질이 많은 육류 등은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대신 호박 당근 시금치 상추 아스파라거스 등 녹황색 야채와 신선한 과일을 매일 섭취하는 것이 전립선암 예방에 좋다. 한국인이나 일본인이 많이 먹는 된장이나 두부 등 콩으로 만든 음식을 많이 섭취하면 전립선암의 발생을 감소시킬 수 있다. 미국의 의사들은 전립선암 환자에게 콩을 권하면서 스테이크에도 콩가루를 뿌려 먹도록 유도할 정도다.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