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봉피양(왼쪽)과 피양옥에서 직접 출시한 평양냉면 밀키트. 각각 얼갈이 절임과 편육을 고명으로 제공한다. 이슬아 기자
고렴이로는 쿠팡과 컬리 등 이커머스 판매량을 기준으로 봉피양, 피양옥 평양냉면 밀키트를 택했다. 봉피양은 1인분에 9000원, 피양옥은 2인분에 1만5900원짜리 제품을 가장 작은 포장 단위로 판매하고 있다. 피양옥의 1인분 단가가 1050원 저렴하다.
두 제품은 유명 맛집이 직접 제조하는 만큼 이들 가게에 직접 찾아가서 먹는 맛을 어느 정도 구현하고 있었다. 다만 봉피양은 육수, 피양옥은 면과 고명의 질을 높이는 쪽으로 노선이 갈린 듯했다.
봉피양 육수, 피양옥 면 합격점
봉피양의 경우 한우 정육과 잡뼈, 국내산 돼지 등뼈, 각종 채소 등으로 육수를 냈고 실제로 육수에서 구수하면서도 깔끔한 육향이 올라왔다. 향미증진제 등 첨가물은 양파, 대파, 무, 마늘 등보다 함량이 적었다. 하지만 중국산 혼합메밀가루를 주재료로 한 면에서는 메밀 맛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고, 매장에서 먹을 때와 달리 편육, 지단은 없이 얼갈이 절임만 고명으로 제공됐다. 피양옥은 호주산 소 사태와 양지, 국내산 돼지고기 후지를 베이스로 육수 맛을 냈는데, 육류 외에는 향미증진제만 사용해 인공적이고 텁텁한 느낌이 강했다. 장점은 메밀가루가 88% 이상 들어간 곡류가공품(중국산)으로 면을 제조해 메밀 맛이 살아 있다는 것이었다. 육수와 동일하게 호주산 소 사태와 양지로 만든 편육 고명도 제공됐다.저렴이 평양냉면 밀키트 가운데 판매량 상위는 풀무원, CJ제일제당 제품이었다. 가격은 컬리 기준으로 모두 4인분에 9480원이었고 풀무원은 면과 육수, 겨자소스, CJ제일제당은 면과 육수로 구성돼 있었다.
이들 제품은 1인분에 2000원대라는 가격이 큰 메리트지만 일반적으로 떠올리는 평양냉면 맛과 확연한 차이가 있었다. 육수는 설탕, 식초, 동치미농축액 등을 주재료로 해 고기에서 우러나는 심심함이 아닌 시큼 달달한 맛이 강했고, 그나마 풀무원이 육수엑기스를 추가로 사용했다. CJ제일제당의 경우 향미증진제, 복합조미식품 등 첨가물이 다량 함유돼 있어 먹는 내내 인위적인 향과 맛을 지울 수 없었다. 면 또한 메밀보다 밀가루와 타피오카전분(풀무원), 밀가루와 고구마전분(CJ제일제당)을 주로 사용해 만들었다.

풀무원(왼쪽)과 CJ제일제당 평양냉면 밀키트에는 별도의 고명이 없다. 이슬아 기자
심심한 맛? 나트륨 기준치 초과
맛, 가격, 제품의 질 등과 별개로 시판되는 평양냉면 밀키트 대부분에는 영양적 한계도 있었다. CJ제일제당과 봉피양의 경우 나트륨 함량이 1일 영양성분 기준치를 훌쩍 뛰어넘었다. CJ제일제당은 1인분에 나트륨 2220㎎(110%), 봉피양은 2143㎎(107%)이었다. 기준치를 넘어서지는 않았지만 풀무원도 1870㎎(94%)으로 높은 편이었고, 1299.2㎎(65%)인 피양옥이 4개 제품 중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면 요리인 만큼 탄수화물 함량도 1일 기준치의 23~37%로 높았으며 단백질은 피양옥(59%), 봉피양(31%), CJ제일제당(15%), 풀무원(16%) 순으로 편차가 큰 편이었다.밀키트라서 조리하는 사람에 따라 맛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특히 평양냉면은 면 삶기가 관건인데 4개 제품이 3분(봉피양), 6분(피양옥), 40초(풀무원), 1분 30초(CJ제일제당)로 면 삶는 시간이 각기 달라 포장지 뒷면 조리법을 꼼꼼히 살피지 않으면 맛이 떨어질 수 있을 것 같았다. 실제로 봉피양 평양냉면 밀키트를 구매한 한 소비자는 “면을 해동했을 경우에 (삶는 시간이) 3분이고, 그게 아니면 더 삶아야 한다고 정확히 써줘야 할 것 같다”면서 “이런저런 노력과 수고를 생각하면 밀키트가 싼 게 아니다. 그냥 매장에 가서 먹는 게 나을 듯하다”고 후기를 남겼다.

이슬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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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주간동아 이슬아 기자입니다. 국내외 증시 및 산업 동향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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