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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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기 만보

코인 투자하고픈 당신, ‘튤립 파동’부터 공부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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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우정 기자

    friend@donga.com

    입력2022-02-04 10: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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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보에는 책 속에 ‘만 가지 보물(萬寶)’이 있다는 뜻과 ‘한가롭게 슬슬 걷는 것(漫步)’처럼 책을 읽는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42가지 사건으로 보는 투기의 세계사
    토르스텐 데닌 지음/ 이미정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360쪽/ 1만7000원

    “◯◯ 거래는 투기성 사업으로 변질됐고 실제 ◯◯이 어떻게 생겼는지 모르는 사람까지 거래에 뛰어들었다. ◯◯ 가격은 3년 사이 50배나 뛰었다.”

    여기서 ◯◯에 해당하는 투자상품은 무엇일까. 암호화폐? NFT(대체 불가능한 토큰)? 정답은 ‘튤립’이다.

    17세기 초 네덜란드 튤립 파동은 인류 역사상 최초 투자시장 붕괴다. 당시 신흥 해양강국으로 떠오른 네덜란드는 다국적기업 네덜란드 동인도회사를 앞세워 경제 호황을 누렸다. 부유해진 상인 계층이 귀족의 호화 생활을 모방하며 각종 위풍재(prestige goods)를 사 모았다. 이들 레이더에 포착된 것이 바로 튤립. 당시 튤립은 정원을 꾸미는 최고급 화종이자 사교계 명사들의 머리와 옷을 장식하는 액세서리였다. 수요는 급증하고 공급이 달리자 튤립 선물(先物) 투기가 횡행했다. 1637년 2월 튤립 구근(알뿌리) 99개 가격이 오늘날 가치로 100만 달러(약 12억 원)까지 치솟았다. 3년 전보다 50배 높은 값이었다. 폭주하던 튤립시장은 가격 95% 급락으로 종지부를 찍었다.

    ‘42가지 사건으로 보는 투기의 세계사’ 저자 토르스텐 데닌은 “튤립 파동에 대한 분석은 1998~2001년 닷컴 버블을 비롯해 다른 금융 버블에도 적용할 수 있다”며 “올바른 투자 방향을 잡고자 그릇된 투자, 즉 투기 역사를 살피는 것은 반면교사 이상의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한다. 저자는 스위스 자산운용사 ‘에셋 매니지먼트 스위스 AG’ 최고운용책임자(CIO)이자 독일, 스위스의 대학에서 강의하는 경제학자다. 투자 이론과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네덜란드 튤립 파동부터 18세기 일본 쌀 선물 거래, 1871년 미국 시카고 대화재 직후 밀 시장 조작, 2018년 비트코인 열풍까지 투기사(史) 속 42개 사건을 분석했다.



    딱딱한 경제사를 투기라는 키워드로 쉽게 정리한 책. 저자가 지적한 것처럼 “시장의 극단적 탐욕과 두려움”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자본시장의 건망증”을 피하는 데 유용해 보인다.



    김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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