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2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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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를 구세주로 모시는 음모론 집단 ‘큐어넌’

美 의회 난입…한국에도 추종자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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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우정 기자

    friend@donga.com

    입력2021-01-17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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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월 6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연방의회 의사당에 난입한 ‘큐어넌’ 회원 제이크 앤절리(뿔 달린 모자를 쓴 이)가 경찰관과 대치하고 있다. [AP=뉴시스]

    1월 6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연방의회 의사당에 난입한 ‘큐어넌’ 회원 제이크 앤절리(뿔 달린 모자를 쓴 이)가 경찰관과 대치하고 있다. [AP=뉴시스]

    1월 6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연방의회 의사당에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반대’를 주장하는 시위대가 난입했다. 이들은 총기로 무장한 채 의사당을 5시간여 동안 점거했다. 상하원이 조 바이든 당선인을 신임 대통령으로 인준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1월 14일까지 6명(시위대 4명, 경찰관 2명)이 숨지고 시위 관계자 100여 명이 체포됐다. 

    시위대의 주축은 음모론 집단 ‘큐어넌(QAnon)’ 회원이다. 소뿔이 달린 모자를 쓴 채 ‘큐어넌 샤먼(사제)’을 자처하며 의사당에 난입한 제이크 앤절리(1월 11일 FBI(미국 연방수사국)에 체포)가 대표 인물이다. 또 다른 지지자는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을 살해하겠다고 협박한 혐의로 기소됐다. 큐어넌은 ‘포챈’(4chan·미국의 극우성향 인터넷 커뮤니티) 유저 ‘큐(Q)’를 신봉하는 세력이다. 큐는 정부 고위 관계자를 자처해 음모론을 퍼뜨렸다. ‘피자게이트(pizza gate)’와 ‘딥스테이트(deep state)’가 핵심 소재다.


    트럼프 “큐어넌은 애국자”

    피자게이트는 민주당 정치인 등 사회 유력 인사들이 워싱턴 한 피자가게 지하실에서 아동 성착취·살인·악마 숭배를 즐긴다는 음모론이다. 딥스테이트는 ‘깊은 곳에 숨겨진 국가’를 뜻한다. 큐어넌 회원들은 진짜 권력자 딥스테이트가 각국 정부를 하수인으로 부려 인류를 지배한다고 믿는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설립자 등이 음모론의 주된 공격 대상이다. 

    큐어넌의 음모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구세주다. 트럼프 대통령이 피자게이트에 연루된 딥스테이트 추종자들로부터 미국과 세계를 지킨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큐어넌이) 애국자라고 들었다. 만약 내가 세상을 구할 수 있다면 기꺼이 그렇게 하겠다”(지난해 8월 19일 백악관 브리핑)며 큐어넌을 사실상 두둔했다. 

    한국에도 추종자가 등장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미국 관련 기사 댓글창이 주된 활동 공간이다. “저쪽(미국) 민주당이나 이쪽(한국) 민주당이나 착한 척하며 피자게이트 같은 더러운 짓하는 게 똑같다”면서 피자게이트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인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비판적인 한미 언론에 대해서는 “딥스테이트의 지원을 받는 반(反)트럼프 기레기”라고 비난하기도 한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음모론은 사회의 불신을 먹고 자란다. 미국처럼 실제 범죄로 이어질 경우 적절한 대처가 필요하다. 다만 ‘사상의 자유’ 시장에서 공개적으로 검증하는 것이 음모론에 대한 최선의 대응”이라고 짚었다.



    김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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