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391

2023.05.26

차기 글로벌 ‘SNS 왕좌’는 어디로?

反트위터 열풍 속 신생 브랜드 우후죽순… ‘블루스카이 소셜’ ‘아티팩트’ 등 선보여

  • 김지현 테크라이터

    입력2023-06-01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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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위터 창업자 잭 도시가 개발한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블루스카이 소셜’. [블루스아이 소셜 제공]

    트위터 창업자 잭 도시가 개발한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블루스카이 소셜’. [블루스아이 소셜 제공]

    1990년대 한국 사회를 강타했던 핫(hot)한 인터넷 서비스 PC통신. 그중에서도 가장 사랑받던 것은 각종 동호회 커뮤니티였다. 하이텔, 천리안, 나우누리 등 PC통신에서 수많은 온라인 동호회가 개설돼 인기를 끌었다. 일부 개인 누리꾼은 사설 BBS(Bulletin Board System)를 마련해 PC통신 공식 서비스에 반영되지 못하는 마이너한 주제와 관심사를 다루기도 했다. 2000년대 웹 공간이 본격적으로 확대되자 인터넷업계는 대화 및 커뮤니티 서비스를 대거 출시하고 나섰다. 다음 카페와 싸이월드, 아이러브스쿨, 프리챌 등이 대표적이다. 당시 인터넷 선진국을 표방한 한국의 커뮤니티 서비스에 세계 누리꾼의 이목이 쏠리기도 했다. 지금도 싸이월드의 미니홈피와 도토리는 독특한 인터넷 서비스 개념이자 비즈니스 모델로서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

    美 틱톡 규제에 새로운 앱 수요 증가

    인터넷 시장이 2010년대 들어 모바일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한국산 커뮤니티 서비스는 격변을 맞았다.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빅테크가 출시한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가 글로벌 표준처럼 자리 잡은 것이다. 후발 주자 중에선 엄청난 사용 인구와 ‘숏 폼’이라는 강점을 내세운 중국 틱톡이 글로벌 시장에서 소구력을 발휘했다. 한국 SNS 브랜드로는 네이버 밴드, 카카오스토리, 제페토 등이 3세대 모바일 커뮤니티로 자리 잡았으나 세계적 서비스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다. 그렇다면 인터넷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는 글로벌 공룡들의 틈바구니에서 재편 여지가 없는 것일까.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위터를 인수한 이후 ‘반(反)트위터’ 열풍이 불고 있다. 미국 정부가 중국산 SNS인 틱톡에 대해 안보 위협을 이유로 규제에 나서자 틱톡커들이 새로운 앱을 찾는 등 시장 수요도 많다. 10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거대 SNS의 독주에 이용자들이 느끼는 따분함도 커졌다.

    새로운 SNS 론칭 흐름을 주도하는 것은 트위터 출신들이다. 트위터 공동창업자이자 CEO를 지낸 잭 도시는 2월 ‘블루스카이 소셜’이라는 애플리케이션(앱)을 출시했다. 오늘날 트위터가 과도한 수익 창출 모델과 기업의 일방적 운영 정책에 휘둘린다는 이용자들의 불만에 주목한 것이다. 블루스카이 소셜 측은 블록체인 기반의 탈중앙화 시스템으로 이용자가 주도하는 SNS 본연의 가치를 되찾겠다고 나섰다. 트위터에서 제품 담당 매니저를 지낸 가버 셀은 4월 ‘T2’ 앱을 론칭했다. 트위터에 비해 이용 방법이 단순하고, 과도한 광고나 ‘혐오 발언’이 없는 SNS를 지향한다. 트위터 출신 직원들이 1월 개발한 ‘스필’은 유색인종, 퀴어 등 소수자 커뮤니티 SNS로서 주목받고 있다.

    한국, 온오프라인 통합 커뮤니티 대세

    인스타그램 창업자 케빈 시스트롬도 2월 AI(인공지능) 소셜 앱 ‘아티팩트’ 베타 버전을 공개해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대표적인 글로벌 빅테크 메타(페이스북 운영사)도 SNS 시장에서 새판을 짜려고 절치부심하고 있다. 메타는 텍스트 기반의 새로운 소셜미디어를 6월 출시할 계획이다. 최대 500자 텍스트와 사진, 영상을 함께 올릴 수 있고, 메타 측의 검열 없이 운영될 전망이다.



    관심사 기반 커뮤니티 플랫폼 ‘문토’. [문토 제공]

    관심사 기반 커뮤니티 플랫폼 ‘문토’. [문토 제공]

    국내에서도 새로운 SNS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해에는 제페토, 이프랜드 등 메타버스 기반의 소셜 파티 서비스가 주목받았다. 카카오는 ‘오픈링크’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오픈채팅 서비스를 준비 중인데, 이름 그대로 다양한 관심사를 가진 이용자 간 대화 및 소통을 연계하는 SNS가 될 전망이다. 빅테크나 IT 기업은 아니지만,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커뮤니티 서비스로 승부수를 던진 스타트업도 눈에 띈다. 2017년 ‘소셜 살롱’을 표방하며 문을 연 ‘문토’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대면 모임이 어려워지자, 공통 관심사에 기반한 온오프라인 통합 커뮤니티 플랫폼으로 변신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비슷한 취미를 가진 이들을 연계해주는 지역 커뮤니티 서비스 ‘남의집’도 엔데믹 이후 사업이 확장세다.

    인터넷 서비스 세계에 영원한 강자는 없다. 계속 변화하지 않는 기업은 빠르게 도태된다. 지난 10년간 소셜미디어의 글로벌 스탠더드로 자리매김한 빅테크 SNS도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다. 최근 세계적으로 움트는 새로운 SNS의 조류는 기업의 독선적 운영에 대한 반감과 온오프라인 커뮤니티 통합이라고 할 수 있다. 이용자의 달라진 요구에 잘 대응한다면 한국에서 미래 SNS의 글로벌 스탠더드가 등장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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