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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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터 풍경 크게 바꾸는 AI

생성형 AI로 회의록 정리 후 액션플랜까지 제시

  • 김지현 테크라이터

    입력2024-03-05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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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픈AI의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 성능이 빠른 속도로 높아지고 기능도 다양해지고 있다. 사용자 질문에 답하는 속도와 품질이 개선된 것은 물론, 쓰임새 자체가 늘어난 것이다. 우선 마이크로소프트(MS) 검색엔진 빙(Bing)과 연동된 덕에 디지털 공간의 최신 정보를 탐색해 답변 질이 높아졌다. 또한 이미지를 생성하는 AI 달리(DALL-E)가 탑재돼 간단한 문구만 제시하면 거기에 맞는 그림을 만들어준다.

    화이트칼라 업무 효율화에 기여

    로봇 스타트업 ‘피규어AI’가 개발한 휴머노이드 ‘피규어01’. [뉴시스]

    로봇 스타트업 ‘피규어AI’가 개발한 휴머노이드 ‘피규어01’. [뉴시스]

    AI는 당장 우리 일터를 크게 바꾸고 있다. 화이트칼라 직장인이 그런 변화를 먼저 체감하고 있다. 생성형 AI를 통해 회의록을 정리하거나 외국어로 된 문서를 번역하고, 각종 데이터를 분석하는 게 더는 낯설지 않다. MS의 화상회의·메신저 애플리케이션(앱) ‘팀즈’에 탑재된 AI 코파일럿(Copilot)은 온라인 회의 내용을 요약하고, 회의 결과에 따라 누가 어떤 업무를 해야 하는지 액션플랜까지 정리해준다. MS의 이메일 관리 서비스 ‘아웃룩’에서 코파일럿을 사용하면 자신이 받은 이메일 번역은 물론, 상대방에게 보내려는 이메일 내용도 다른 언어로 자연스럽게 바꿀 수 있다. 클라우드 기반의 협업 툴 ‘슬랙’도 AI ‘클로드’를 탑재해 기능을 업그레이드했다. 클로드는 슬랙에서 주고받은 채팅을 분석해 핵심을 요약하고, 사용자가 앞으로 챙겨야 할 작업도 정리해준다.

    디자이너, 데이터 분석가, 프로그래머, 동영상 편집자 등 다양한 IT 종사자에게도 AI는 업무 시간을 절약하는 데 유용하게 쓰인다. 가령 포토샵의 경우 어도비 파이어플라이(Adobe Firefly)라는 생성형 AI가 적용됐다. 그간 디자이너가 직접 해야 했던 이미지 제거·확대·추가·채우기 작업을 파이어플라이에 텍스트로 명령하면 알아서 해준다. 영상 플랫폼이 성장하면서 주목받는 직업인 인플루언서도 AI 영향권에 있다. 이미 틱톡에 오픈AI의 ‘소라’ 계정이 만들어져 영상이 여럿 게재됐다. 사람 대신 생성형 AI가 만든 영상으로, 주제와 구성이 다양할 뿐 아니라 제작 시간도 사람이 하는 것에 비해 대단히 짧다고 한다. 틱톡커, 유튜버도 생성형 AI를 영상 촬영과 편집에 적극 활용하면서 ‘AI 인플루언서’ 시대에 대비하고 있다.

    중후장대 산업이라고 AI 혁신에서 예외는 아니다. 전통 제조업과 AI 기술의 주된 접점은 로봇으로, 이 분야 선두 주자는 엔비디아다. 엔비디아는 로보틱스 플랫폼 ‘아이작(ISAAC)’과 디지털 산업 플랫폼 ‘옴니버스(Omniverse)’를 통해 전통 산업의 디지털화를 돕고 있다. 이들 플랫폼을 활용하면 프로그래머가 일일이 코딩하지 않아도 자연어로 공장 로봇을 작동시킬 수 있다. AI 기반 로봇 개발 스타트업 ‘피규어AI’에 MS와 인텔, 삼성, 아마존, 엔비디아가 줄줄이 투자 계획을 밝힌 것은 이 산업이 빅테크로부터 얼마나 주목받는지 보여준다. AI가 공장에 국한된 산업용 로봇을 넘어 휴머노이드에까지 본격적으로 탑재되면 세계는 그야말로 또 다른 산업혁명을 맞게 될 것이다.

    엔비디아의 로보틱스 플랫폼 아이작(ISAAC)이 적용된 자율 모바일 로봇(AMR). [엔비디아 제공]

    엔비디아의 로보틱스 플랫폼 아이작(ISAAC)이 적용된 자율 모바일 로봇(AMR). [엔비디아 제공]

    AI, 흥밋거리에서 산업 일선으로

    AI는 일상 속 사무실과 공장은 물론, 디지털 창작자의 일에까지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처음 세상에 등장했을 때 AI는 ‘똘똘한’ 답변으로 눈길을 끄는 찬탄 대상이었다. 단순한 흥밋거리를 벗어나 산업 현장과 업무 공간에 스며들기 시작한 지금이 언젠가 AI 역사를 쓸 때 중요한 분기점으로 꼽힐 것이다. 최근 들어 국내외에서 AI가 인간 일자리를 빼앗을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당분간 AI 기술은 인간 역할을 완전히 대체하기보다 기존 업무 효율을 높이는 데 그칠 가능성이 크다. 막연한 공포에 AI를 꺼리기보다 지금 자신의 일상에서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하는 게 테크 사회 속 기업과 개인의 현명한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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