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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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신실·황유민·김민별 중 최후 승자는?

[김도헌의 골프 이야기] ‘루키 빅3’의 KLPGA 신인왕 경쟁, 남은 6개 대회서 승부 난다

  • 김도헌 스포츠동아 기자

    dohoney@donga.com

    입력2023-10-07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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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를 관통하는 키워드 중 하나는 ‘루키 빅3’다. 2003년생 황유민과 2004년생 김민별, 방신실 등 고교 시절 나란히 국가대표를 거친 신인 3총사는 올 시즌 KLPGA 투어에서 새바람을 일으키며 어느 해보다 뜨거운 ‘젊은 피’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루키 빅3’로 일컬어지는 방신실, 황유민, 김민별(왼쪽부터). [KLPGA 제공, KLPGA 제공, 동아DB]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루키 빅3’로 일컬어지는 방신실, 황유민, 김민별(왼쪽부터). [KLPGA 제공, KLPGA 제공, 동아DB]

    큰 대회서 꾸준히 성적 내는 게 핵심

    3명 중 가장 먼저 우승 기쁨을 누린 이는 방신실이다. 김민별, 황유민과 달리 시즌 초반 부분 시드로 2부 드림투어를 병행한 방신실은 정규투어 첫 출전이던 4월 메이저대회 KLPGA 챔피언십에서 공동 4위에 올라 파란을 일으킨 뒤 5번째 출전이던 5월 E1 채리티오픈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173㎝ 큰 키에 300야드에 육박하는 시원한 장타를 앞세워 ‘장타 소녀’로 불리는 방신실은 탁월한 스타성까지 갖춰 일약 투어를 대표하는 간판선수로 발돋움했다.

    황유민의 시작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티샷 불안으로 별다른 존재감을 보이지 못했지만 시즌 11번째 출전이던 한국여자오픈에서 처음 톱10에 이름을 올린 뒤 7월 대유위니아·MBN 여자오픈에서 연장 접전 끝에 정상에 올라 시즌 2호 ‘신인 우승’을 달성했다. 163㎝로 다소 작은 체격이지만 ‘닥공 스타일’의 화끈한 플레이가 장점이다.

    우승은 없지만 셋 중 초반부터 가장 꾸준한 모습을 보인 선수가 김민별이다. 4월 국내 개막전 롯데 렌터카 여자오픈에서부터 3개 대회 연속 6위 이내에 이름을 올리며 눈도장을 찍은 뒤 6월 한국여자오픈과 7월 황유민의 첫 우승 때 모두 연장에서 패해 준우승을 차지했다. 9월 메이저대회인 KB금융스타 챔피언십까지 올 시즌 준우승만 3번 기록했고, 톱10에 10번 이름을 올렸다.

    김민별, 황유민, 방신실 가운데 누가 생애 단 한 번뿐인 신인왕의 영광을 차지할까. KLPGA 투어 신인상은 정회원 중 정규투어(상금 순위 인정 대회)에 최초 유자격으로 참가한 선수에게 자격이 주어진다. 단, 당해 연도 시즌 정규투어의 50%(반올림 계산) 이하로 참가할 경우 그다음 정규시즌 1시즌의 50% 이상을 참가할 때까지 신인상 후보 자격이 유지된다. 2019년 드림투어에서 뛰던 유해란은 그해 8월 제주삼다수 마스터스에 ‘추천선수’ 자격으로 나서 우승을 차지하며 정규투어 직행에 성공해 하반기 10개 대회에 출전했다. 하지만 규정 대회 수(29개)의 50%(15개)를 채우지 못해 신인 자격을 얻지 못했고, 2020년 정식으로 루키 시즌을 소화해 신인왕에 올랐다.



    신인상은 대상과 선정 방법이 다르다. 최우수선수(MVP) 격인 대상은 총상금 규모에 따라 매 대회 10위까지만 순위별로 차등을 둬 점수를 주고 이를 합산한다. 반면 신인상은 커트라인(60위)을 통과한 모든 루키에게 순위별로 점수를 주고 이를 더해 랭킹을 매긴다.

    순위에 따라 획득할 수 있는 신인상 포인트는 대회 총상금 규모에 따라 다르다. 총상금 6억 원 이상~8억 원 미만인 대회에서 우승하면 230점을 받는다. 8억 원 이상~10억 원 미만은 270점이 부여된다. 총상금 10억 원 이상이거나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할 경우 310점, 준우승하면 160점을 받는다. 최하위 60위를 하면 85점을 챙긴다.

    포인트제라서 신인상을 차지하려면 총상금 규모가 큰 대회에서 꾸준히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게 중요하다.

    2019년 2승을 한 조아연(2780점)이 하반기에만 메이저대회 1승을 포함해 3승을 거둔 임희정(2532점)을 따돌리고 신인왕에 오를 수 있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 그해 28개 대회에 출전한 조아연은 25개 대회에서 포인트를 획득했지만, 임희정은 27개 대회에 나서 20개 대회에서만 포인트를 챙겼다.

    10월 4일 기준 올 시즌 신인상 포인트 1위는 김민별(2281점), 2위는 황유민(2023점), 3위는 방신실(1603점)이다. 김민별과 황유민의 점수 차는 고작 258점이고, 김민별과 방신실의 격차도 678점이다. 우승을 하지 못한 김민별이 1승씩을 수확한 황유민, 방신실에 앞서 있는 것은 꾸준함 덕분이다.

    10월 5일 경기 여주시 블루헤런 골프클럽에서 개막한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제23회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총상금 12억 원)을 포함해 2023시즌 남은 대회는 모두 6개다. 10월 예정된 SK네트웍스·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총상금 8억 원), S-OIL 챔피언십(총상금 9억 원) 등 2개 대회를 제외한 나머지 4개 대회는 모두 총상금 10억 원 이상이라 우승할 경우 신인상 포인트 310점을 챙길 수 있다. 김민별에게 258점 차로 뒤진 황유민은 물론이고, 방신실에게도 ‘역전 기회’는 남아 있는 셈이다.

    세계 여자골프계서 활약한 역대 신인왕들

    1978년 창립돼 올해로 45주년을 맞은 KLPGA에서 신인상을 처음 선정한 것은 1990년이다. 첫 영광의 주인공 박성자 이후 매년 샛별이 탄생했다. 박세리는 1996년 4승을 수확하며 그해 신인상과 함께 최우수선수상(현 대상)까지 차지했다. 2002년 이미나, 2003년 김주미, 2004년 송보배는 각각 그해 신인상과 함께 상금왕, 국내부문 대상까지 석권해 3년 연속 ‘신인 천하’를 이끌었다.

    KLPGA 역사상 신인으로 가장 큰 족적을 남긴 이는 신지애다. 2006년 10승을 거두며 신인상과 함께 대상(국내부문), 상금왕에 이어 평균 타수 1위, 다승왕까지 5관왕을 석권했다. 김효주(2013)와 이정은6(2016)도 KLPGA 신인상 출신이다. 최혜진은 2018년 신인상과 함께 대상을 석권했는데, 이는 신지애 이후 12년 만이었다.

    KLPGA 신인상 출신 중에는 한국 여자골프, 아니 세계 여자골프계에 이름을 남긴 선수가 제법 많다. KLPGA 신인왕 출신으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신인상까지 거머쥔 선수는 박세리(1998), 신지애(2009), 이정은6(2019) 등 3명이다. 올 시즌 LPGA에 입문한 유해란은 지난 추석 연휴 때 월마트 NW 아칸소 챔피언십에서 데뷔 첫 승을 거두며 4번째 한미 신인왕 석권을 사실상 예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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