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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무쌍 카멜레온 李, 그루밍 왕초보 尹

[이재명-윤석열 미셀러니] 염색, 헤어스타일, 안경, 메이크업… 두 남자 PI 전략

  • 구희언 기자 hawkeye@donga.com

변화무쌍 카멜레온 李, 그루밍 왕초보 尹

※‘미셀러니’는 주요 대선후보의 모든 것을 다루는 코너입니다.

2018년 경기도지사 시절, 2021년
더불어민주당 경선 기간, 2021년 12월 현재 이재명 대선후보 모습(왼쪽부터). [동아DB]

2018년 경기도지사 시절, 2021년 더불어민주당 경선 기간, 2021년 12월 현재 이재명 대선후보 모습(왼쪽부터). [동아DB]

2019년 검찰총장 시절, 2021년
국민의힘 경선 기간, 2021년 12월 현재 윤석열 대선후보 모습(왼쪽부터). [동아DB]

2019년 검찰총장 시절, 2021년 국민의힘 경선 기간, 2021년 12월 현재 윤석열 대선후보 모습(왼쪽부터). [동아DB]

정치의 절반은 이미지 싸움이다. 이미지는 그 자체로 전략이자 메시지다. 대선주자들이 ‘이미지 메이킹’에 각별히 신경 쓰는 건 그만큼 중요성을 알기 때문이다. ‘PI’(Personal Identity: 퍼스널 아이덴티티) 컨설팅은 과거에는 주로 정치인, 기업인, 교수, 방송인 등 대중 앞에 서는 이들이 받았다. 이 때문에 ‘Personal Identity’가 아닌 ‘President Identity’로 쓰이기도 한다. 요즘에는 자신의 이미지를 개선하고 캐릭터를 확립하고자 받는 이도 많다.

이미지 컨설팅업계에서 자주 쓰는 건 ‘머레이비언의 법칙’이다. 앨버트 머레이비언 미국 캘리포니아대(UCLA) 심리학과 명예교수가 1971년 발표한 법칙에 따르면 우리가 상대로부터 받는 이미지는 시각 55%, 청각 38%, 언어 7% 등으로 구성된다.

선거에 출마한 후보라면 PI 컨설팅에서 ‘그루밍’을 빼놓을 수 없다. 노련해 보이고자, 중후한 이미지를 주고자, 전문적이고 세련된 느낌을 주고자, 신뢰도를 높이고자 공을 들인다. 더불어민주당(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이하 이재명)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이하 윤석열)는 이미지 변화를 통해 어떤 메시지를 유권자에게 주려는 걸까.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경선 당시 이재명은 26억8000만 원, 윤석열은 8억 원가량을 지출했다. 이재명은 스타일링과 이미지컨설팅 비용에 8660만 원을, 윤석열은 사진 촬영과 의상 코디 비용으로 638만 원을 썼다. 대선 레이스에서는 두 후보 모두 이보다 많은 비용을 지출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선 레이스에서 가장 눈에 띄게 바뀐 건 두 후보의 헤어스타일이다.

경선 당시 염색하지 않은 자연 백발을 선보인 이재명은 11월 25일을 기점으로 진한 흑발로 변신해 대중을 만나고 있다. 이날 만난 기자들에게는 “민주당도 변해야 하고 나 자신도 변해야 한다. 바꿔보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변화를 설명하기도 했다.

이튿날인 11월 26일 전남 목포시 동부시장으로 향하는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 안에서는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흑발 변신을 평가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그는 “염색이 기대한 것보다 짙게 됐다”면서 “잘했다, 못했다 투표해달라”고 했다. 이날 시청자 반응은 ‘잘했다’가 더 많았다.

염색과 올백

12월 7일 서울대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연하는 이재명 대선후보. [동아DB]

12월 7일 서울대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연하는 이재명 대선후보. [동아DB]

이재명이 검은색 머리로 돌아온 건 1년 8개월 만이다. 그는 민주당 부대변인을 맡았던 2009년부터 머리를 염색하지 않은 자연 모발(백발)을 고수하다 성남시장 재임 초기인 2014년 9월 중순 검게 염색했다. 민주당 경선 기간에는 회색과 갈색이 섞인 백발을 유지했다. 경선 때는 상대인 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1952년생)보다 10세 이상(1964년생) 어리다 보니 중후한 이미지와 전문성을 어필하기 위해 염색을 하지 않았다는 게 중론이다. 지금은 상대인 윤석열(1960년생)보다 젊고 신선한, 활기찬 정치인 이미지를 선점하고자 염색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이다.

12월 8일 서울 대학로에서 청년 문화예술인들을 만난 윤석열 대선후보. [동아DB]

12월 8일 서울 대학로에서 청년 문화예술인들을 만난 윤석열 대선후보. [동아DB]

윤석열은 11월 18일부터 이마를 덮던 앞머리를 넘겨 ‘올백’ 스타일을 선보이고 있다. 2 대 8 가르마에 이마를 드러낸, 정치인의 단골 헤어스타일이다. 3월에는 헤어라인에 변화를 줬다. 검찰총장 시절 흑채를 쓰기도 한 윤석열은 이전까지는 앞머리를 내리고 특별히 모양을 만들지 않은 헤어스타일을 고수했다. 최근 일정에는 헤어 및 메이크업팀이 동행해 화장하지 않은 맨얼굴로 다니던 이전 모습과 달리 베이스 메이크업을 꼼꼼하게 하는 등 관리에 신경 쓰는 모양새다.

시력이 안 좋은 사람에게 안경은 ‘생필품’이자 ‘패션 아이템’이다. 안경은 이미지 변신을 원하는 남성이 부담 없이 접근할 수 있는 패션 아이템이기도 하다. 연예인 중에는 시력이 나쁘지 않아도 이미지 변화를 주고자 알이 없거나 도수가 없는 안경을 착용하는 이도 있다.

이재명은 도수가 높은 안경을 쓴다. 여기서 변화를 준다면 안경테를 바꾸거나 콘택트렌즈를 끼는 정도가 된다. 전문가들은 이재명의 눈매가 날카로운 편이라 안경을 쓰는 편이 온화한 이미지를 주기에 더 좋다고 말한다. 최근에는 알이 크고 테가 얇은 안경을 써 저돌적 이미지를 순화하고 샤프한 느낌을 더했다.

20여 년 경력의 한 안경사는 “이재명 후보는 새정치연합 활동 당시에는 각이 지고 알이 옆으로 긴 반무테 안경을 착용했다. 민주당 경선 때는 알이 둥글고 큼직한 디자인의 안경을 썼는데, 알이 크고 둥글수록 인상이 부드러워 보이는 효과가 있다. 최근에는 옆면에서는 두께감이 느껴지지만 전면에서는 슬림하게 보여 고도수여도 예쁘게 착용할 수 있는 테로 바꿨다. 아이돌이나 배우 등 연예인이 많이 쓰는 모델이다. 한마디로 젊은 고객이 선호하는 디자인”이라고 설명했다.

윤석열은 1982년 부동시(不同視) 판정을 받아 전시근로역 처분을 받았지만 평소 안경을 쓰지 않는다. 부동시는 양쪽 시력 차이가 심한 장애로 안정피로(眼精疲勞) 때문에 시력이 고정된 안경을 오래 쓰기 어렵다. 업계 관계자는 “평소 착용하지 않던 안경을 쓰면 나이 많은 ‘꼰대’ 이미지가 굳어질 수 있으니 오히려 쓰지 않는 편이 이미지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투머치와 왕초보

정치인이나 기업가를 대상으로 오랫동안 이미지 컨설팅을 해온 전문가들에게 두 후보의 PI 변화를 살펴달라고 했다. 퍼스널이미지브랜딩LAB&PSPA의 박영실 박사는 “정치인의 이미지 컨설팅은 시기적으로 8~9월에 문의가 가장 많다. 표를 얻을 수 있는 대상을 어느 층으로 잡느냐에 따라 스타일링 방향도 바뀐다. 연설할 때, 시장에 갈 때 이미지가 다르고, 상대 후보가 누구냐에 따라서도 강화할 수 있는 포지션이 달라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박사는 “어떤 후보를 상대하느냐에 따라 전략이 바뀌게 마련”이라며 “이재명 후보는 이낙연 전 대표와 경쟁할 때는 경륜이 부족한 만큼 노련해 보이는 이미지가 필요했다면, 지금은 윤석열 후보보다 실행력이 강하고 역동성 있는 이미지가 필요해 헤어와 안경테에 변화를 줬다. 최근 지역 순회 때 복장을 보면 전체적으로 굉장히 밝아졌는데, 유연하고 감성적인 리더 모습을 보여주고 공격적 이미지를 보완해 블렌딩할 필요가 있다고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박사의 분석을 토대로 두 후보의 ABC를 분석하자면 다음과 같다. 여기서 ABC는 Appearance(외모), Behavior(태도), Communication(의사소통)을 뜻한다.
이재명은 외모적으로 헤어 컬러와 슈트, 안경테 등에 변화를 줬고, 태도적으로는 다소 빠르던 손짓과 걸음걸이, 답변 속도 등을 조금 늦췄다. 아내 김혜경 씨와 전국을 순회할 때도 보면 손동작이나 인사 속도가 예전보다 느긋해졌다. 의사소통 면에서는 사과하거나 절하는 모습, 반성한다는 표현이 많아진 것이 특징이다.

윤석열은 외모적으로 이마를 훤히 드러내 ‘나는 숨기는 게 없다’고 표현함과 동시에 남청색 슈트를 주로 입어 안정감과 신뢰도를 주고자 했다. 머리 볼륨을 살리면 얼굴이 슬림해 보이는 효과도 있다. 태도적으로는 ‘쩍벌’ 자세나 상체를 많이 흔드는 걸음걸이 등을 고치려 노력하는 단계로 보인다. 의사소통 면에서는 즉석 발언 때 종종 문제가 생기곤 했는데, 최근에는 준비된 원고를 토대로 정제된 답변을 하고자 신경 쓰고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스타일을 조언하고,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 선거 유세 기간 3개월 전까지 스타일링 컨설팅을 한 윤혜미 퍼스널 브랜딩 전문가는 “이미지는 바꾸는 게 아니라 안에 있는 걸 꺼내고 외부에 안 보여도 되는 부분을 없애는 것”이라며 “현재 두 후보의 스타일링 차이가 극명하다”고 말했다.

스타일링도 극과 극

“이재명 후보는 성남시장이 된 후부터 컨설팅을 많이 받았는데, 최근에는 젊은 세대 공략에 굉장히 신경 쓰는 느낌이에요. 흰머리가 독설 이미지를 커버해주고 있었는데, 머리가 진해지니 강한 눈빛이 부각되는 부분이 조금 아쉬워요. 최근 행보를 보면 카멜레온처럼 매번 다른 옷을 입고 현장을 찾는데, 젊은 표심에 어필하려는 목적 같지만 다소 진중해 보이지 않을 수 있어 정치적 행보나 타깃층에 대한 재점검이 필요한 시점 같아요.

윤 후보는 초기에는 굉장히 내추럴했는데 중간에 스타일링 변화가 있었거든요. 한 차례 팔로어하는 사람들이 바뀐 것처럼 보여요.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라는 느낌을 주려고 노력하는 거 같아요. 수행하는 사람과 넥타이 컬러에 대해 이야기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보면 정치 초보가 과도한 이미지 전략에 스트레스를 받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해요. 바쁜 스케줄 속에서 이미지에 대한 끊임없는 지적은 대통령이 되더라도 이어질 테니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마음을 내려놓는 자세가 필요할 거 같네요.”

윤 전문가는 “과거 문재인 대선후보도 워낙 눈빛이 강해 머리를 진하게 염색할지, 자연색을 살릴지 논의하다 약간 검붉은색이 도는 회색으로 결정했는데 너무 진하게 바꾸지 않은 게 좋은 선택이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지금 이재명 후보의 스타일링은 다소 과해서 자칫하면 자기 색을 잃을 수 있고, 윤석열 후보는 한 번도 컨설팅을 받아보지 않은 사람이 하는 실수가 보이는 거 같다. 현재까지는 변화무쌍한 정치 카멜레온과 변하지 않는 정치 초보의 한판”이라며 “대통령이 된다는 건 곧 나라를 다스리는 게 아니라 나라의 종이 되는 것임을 이미지로 보여준다면 승리를 가져갈 수 있을 터”라고 말했다.





주간동아 1320호 (p6~9)

구희언 기자 hawkey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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