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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특집 | 막 오른 21대 총선

총선은 인재 영입 경쟁으로 시작된다

청와대 출신 영입 1순위…비례대표 의원들도 지역구 도전 나서

  • 이종훈 시사평론가 rheehoon@naver.com

총선은 인재 영입 경쟁으로 시작된다

[뉴시스]

[뉴시스]

총선이 다가오면 각 당은 경쟁적으로 인재 영입에 나선다. 영입한 인재 가운데 일부는 지역구에, 일부는 비례대표에 투입된다. 비례대표 공천을 받은 총선 후보자는 전국을 돌며 유세 지원에 나선다. 당선 이후 모두 초선이지만, 체급 차이가 존재한다.


잡은 토끼들의 운명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의원 가운데 자유한국당 텃밭에 도전장을 내민 두 의원. 내년 총선에 김현권 의원(왼쪽)은 경북 구미을, 박경미 의원은 서울 서초을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박해윤 기자]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의원 가운데 자유한국당 텃밭에 도전장을 내민 두 의원. 내년 총선에 김현권 의원(왼쪽)은 경북 구미을, 박경미 의원은 서울 서초을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박해윤 기자]

비례대표 후보자는 당선 직후부터 차기 지역구 출마를 준비해야 한다. 비례대표 공천을 연달아 해주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비례대표 초선을 거쳐 지역구 출마가 일반적인 경로다. 그들이 지역구 초선이 되면 지역구에서 재선한 의원들과 같은 재선이 된다. 하지만 이 경우 정치권에선 체급을 동일하게 보지 않는다. 그래도 정치 생명을 이으려면 갈 수밖에 없는 길이다. 

19대 국회 비례대표 초선의원 가운데 20대 총선에서 지역구에 출마해 당선한 이는 5명에 불과하다. 19대 비례대표 의원이 모두 54명이었으니, 생존 확률은 9.26%였다. 20대 국회 비례대표 의원은 모두 47명. 직간접적으로 불출마를 예고한 이는 9명가량이다. 출마를 결정하지 못한 이가 2명, 지역구를 확정짓지 못한 이가 7명 정도로 전해진다. 나머지 29명은 지역구를 확정짓고 총선을 치를 예정이다. 19대 총선 당시 각 당이 인재 영입에 들인 공을 생각하면 이들을 적극 활용해야 마땅하다. 하지만 각 당 지도부는 언제나 ‘잡은 토끼’보다 앞으로 ‘잡을 토끼’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인다. 4년 동안 국민 정서가 변했고 정치세력과 각 당 지도부도 달라졌기 때문이다. 비례대표 의원은 우선순위에서 지역구 의원과 새로 영입된 인재들에게 밀린다. 푸대접을 넘어 거의 무대접 수준이다. 이래저래 입지가 좁다. 결국 그들에게는 험지 출마가 강요되곤 한다. 

내년 총선에서 험지 출마를 예고한 비례대표 의원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김현권 의원이 경북 구미을, 박경미 의원이 서울 서초을 출마를 준비 중이다. 모두 자유한국당 텃밭이다. 



자유한국당에서는 수도권의 더불어민주당 현역의원들에게 도전하는 경우가 많다. 김순례 의원이 경기 성남분당을(김병욱), 김승희 의원이 서울 양천갑(황희), 문진국 의원이 서울 강서갑(금태섭), 윤종필 의원이 성남분당갑(김병관) 출마를 준비 중이다. 

바른미래당에게는 영남과 호남이 험지다. 이런 기준에서 험지를 택한 이는 전남 여수갑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최도자 의원 정도다. 

호남이 텃밭인 민주평화당의 경우는 애매하다. 비공식적으로는 민주평화당 소속으로 활동 중인 바른미래당 박주현, 이상돈, 장정숙 의원 모두 출마가 불확실해 아직 지역구를 정하지 못한 상태다. 

정의당은 노동계의 영향력이 강한 주요 공단지역이 텃밭이라고 볼 수 있다. 그나마 험지라면 자유한국당 현역의원이 있는 지역구일 텐데, 김종대 의원이 충북 청주상당(정우택), 추혜선 의원이 경기 안양동안을(심재철) 출마를 준비 중이다.


잡을 토끼들의 운명

문재인 정부 1기 대통령비서실 출신 인사들이 대거 더불어민주당에 복당했다. 사진은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왼쪽).
윤영찬 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4월 15일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하면서 내년 총선에서 경기 성남중원 출마를 발표했다. [뉴스1,  안철민 동아일보 기자]

문재인 정부 1기 대통령비서실 출신 인사들이 대거 더불어민주당에 복당했다. 사진은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왼쪽). 윤영찬 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4월 15일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하면서 내년 총선에서 경기 성남중원 출마를 발표했다. [뉴스1, 안철민 동아일보 기자]

영입된 인재라 해서 꽃길만 보장되는 건 아니다. 그들도 어차피 각 당 지도부의 의지에 따라 이리저리 움직여지는 바둑판의 돌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공천을 못 받는 경우도 생긴다. 험지 출마 강요는 이에 비하면 양반이다. 지도부가 인정한 인재에게는 당선이 유력한 지역구를 우선 배정한다. 만약 험지 출마가 불가피하다면 낙선 이후 자리 보장을 해주곤 한다. 이처럼 특급 대우를 받는 인재들은 당 지도부에서 먼저 손을 내민다. 몸값 높은 이들은 여당의 경우 대부분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다. 여야 당대표가 직접 영입한 인물 또는 핵심 측근도 이에 해당된다. 차기 대선주자인 당대표가 영입한 이들은 대통령의 핵심 측근 대우를 받는다. 19대와 20대 총선 때 구친박(친박근혜)계 핵심 인사들, 당시 영입된 신친박계 인사들이 그런 대우를 받았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가장 뜨거운 차출설의 주인공은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4월 16일 기자간담회에서 “본인이 의지를 갖고 정치를 하겠다고 하면 하는 것이지, 사람을 차출해 선거에 쓰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같은 날 홍영표 원내대표는 “그럴 가능성에 대해 검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여지를 남겼다. 이미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 위원장인 전재수 의원이 “부산 발전에 기여할 수 있고 국정운영 경험도 풍부한 사람을 영입하려 하는데, 조 수석이 대표적”이라고 말했다. 전 의원이 이 정도까지 언급했다면 이미 친문(친문재인)계 핵심 사이에서는 이야기가 상당히 진척됐다는 뜻으로 봐야 한다.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 한병도 전 정무수석, 송인배 전 정무비서관, 권혁기 전 홍보수석실 춘추관장도 더불어민주당에 복당했다. 윤영찬 전 국민소통수석도 최근 입당했고 경기 성남 중원구에 출마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청와대 참모진 가운데 추가로 복당 또는 입당할 이도 적잖다. 이미 출마 전력이 있는 정태호 일자리수석, 이용선 시민사회수석은 복당 후 출마가 거의 확실하다. 윤건영 국정기획상황실장, 조한기 제1부속비서관, 김봉준 인사비서관, 김우영 자치발전비서관, 김영배비서관, 민형배 사회정책비서관도 출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다. 이들은 과거 신친박계처럼 향후 신친문계 대접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친문공천, 진문감별’ 구조

20대 총선은 ‘친박공천, 진박감별’이 기승을 부렸던 선거다. 21대 총선 때는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그런 현상이 재현될 가능성이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인 양정철 전 비서관은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 민주연구원 원장이 된다.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실 민정비서관은 더불어민주당 인재영입위원장이 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의 핵심 측근들이 인재 영입과 공천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할 자리를 맡은 것이다. 백 위원장이 인물을 섭외해오면 양 원장이 어느 지역구에 투입할지를 결정하는 식으로 공천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그들이 결국 ‘친문공천, 진문감별’을 주도하는 구조다. 

20대 총선 당시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김무성 대표는 최대 180석 확보까지 내다봤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4월 17일 열린 전국원외지역위원장 협의회 임시총회에서 240석 확보를 목표로 내년 총선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친문공천, 진문감별에 대해 국민은 어떤 반응을 보일지가 21대 총선 결과를 좌우할 최대 변수가 아닐까. 

자유한국당도 인재 영입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유력 차기 대선주자인 황교안 대표는 당내 지분이 별로 없다. 친박계의 충성도가 높다고 보기도 어렵다. 그래서 내년 총선 과정에서 친황(친황교안)계를 대거 배출하려 노력할 공산이 크다. 4월 보궐선거로 이미 친황계 1호 정점식 의원이 탄생했다. 영입 인재로 제2, 제3의 정점식을 만들 것으로 보인다. 아직 거론되는 인사는 없다. 해가 바뀌고 공천 시기가 다가오면 면모가 드러날 것이다. 다만 황 대표의 이념적 지향과 크게 다르지 않은 인물들이 될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 일부 청년보수가 당연히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역시 전국 공천을 목표로 공격적인 인재 영입을 시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당선 가능성이 아직은 낮기 때문에 열기가 뜨겁지는 않을 것이다. 몇 안 되는 현역의원의 생존 가능성이 오히려 더 중요한 문제가 될 테다. 

상향식 조직 문화가 강한 정의당은 상대적으로 외부 인재 영입 수요가 덜한 편이다. 다만 선거제 개혁이 이뤄져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비례대표 의석수가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때는 진보를 넘어 중도 인사까지도 공격적으로 영입해 전국 정당 또는 수권 정당으로서 면모를 갖추고자 할 것이다. 이것은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에도 해당하는 전제다.






주간동아 2019.04.19 1185호 (p41~43)

이종훈 시사평론가 rheeho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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