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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투자하면 매달 7.5% 배당준다고?

‘주차장 투자’ 사기당한 피해자들 5년 넘게 피해 회복 안 돼

  • | 박세준 기자 sejoonkr@donga.com

투자하면 매달 7.5% 배당준다고?

경기도 한 공영주차장.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계없음. [동아DB, shutterstock]

경기도 한 공영주차장.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계없음. [동아DB, shutterstock]

대형주차장 운영에 투자하면 월 7.5% 수익금을 주겠다는 말에 속아 큰돈을 날린 투자자들이 5년 넘게 피해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다. 지금까지 알려진 피해자는 23명, 피해액은 93억 원에 달한다. 그러나 사기를 친 업체 대표인 장애인 이모 씨가 자살하면서 사건의 가장 큰 책임자가 사라졌다. 여기에 투자금 모집책들은 사기인 줄 몰랐다며 모든 책임을 숨진 이씨에게 전가하고 있다. 피해자들은 모집책들이 업체 이사로 재임하고 있었고, 거짓말인 줄 알면서도 계속 투자자를 모았다며 6월 14일 이들을 검찰에 고소했다.


매달 7.5% 배당, 지금 아니면 안 돼!

사건의 중심이 된 업체는 S사다. 사명이 국내 유수 대기업을 떠올리게 하지만 아무런 관련이 없다. 업체 대표인 이씨는 2012년 12월부터 사단법인 한국장애인협회를 통해 지방자치단체(지자체)로부터 공영 및 사영주차장 운영권을 저렴하게 낙찰받았다며 투자금 유치에 나섰다. 허위 상품에 투자하라고 돈을 모은 뒤 그 투자금 일부를 수익금으로 배당하는 전형적인 폰지사기(다단계금융사기)였다. 이 중에는 코엑스, 대학교 주차장 등 지자체와 관계없는 주차장도 있었다. 

피해자들에게 직접 투자를 권유한 건 모집책인 A씨와 B씨였다. 이들은 2013년 2월부터 12월까지 약 10개월간 주차장 운영권 관련 투자자를 모았다. 피해자들은 대표인 이씨를 한 번도 만난 적 없고 이 두 모집책의 추천으로 투자를 결정했다고 주장한다. 피해자들은 이들이 S사 명함을 건넸으며 그 명함에 A씨는 이사, B씨는 재무이사라는 직함이 적혀 있었다고 한다. 

A씨와 B씨는 원래 서울 강남구에 세무회계사무소를 운영하며 S사의 세무회계 업무를 맡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들 증언에 따르면 A씨는 “S사의 현금흐름과 수지를 분석한 결과 건전한 투자처임을 확인했다. 내가 이사로 재직하고 S사 대표의 인감도장과 통장 등을 직접 관리하고 있으니 잘못될 여지는 없다”는 말로 투자자들을 안심시켰다. 한편 B씨는 피해자들에게 경비 영수증 처리 현황을 보여주면서 재정이 튼튼한 회사라며 투자를 종용했다고 한다. 

이들은 또 피해자들에게 월 7.5%의 고수익을 줄 수 있는 이유에 대해 “지자체가 장애인들의 자립을 위해 주차장 사업권을 장애인에게 매우 낮은 가격에 제공하고 있다”면서 “S사가 14곳의 공영 및 사영주차장 운영권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는 것. 



모집책들은 주차장을 보여준다며 피해자들을 불러내기도 했다. 물론 S사는 해당 주차장의 사업권을 갖고 있지 않았다. 일부 피해자는 정말 S사가 운영하는지 주차장 관리인에게 확인하겠다고 나섰으나 모집책들은 “관리인도 장애인이라 누가 찾아오는 것을 꺼린다”며 접근을 막았다. 

피해자들은 모두 두 모집책의 지인이었다. 과거 여러 사업체를 운영하다 폐업한 A씨는 피해자들에게 주차장에 100억 원을 투자해 얻은 수익이라며 통장을 보여주기도 했다. 피해자들은 이것이 투자금을 모아둔 통장일 것이라고 추정한다. 또 모집책들은 S사가 곧 사회적기업으로 전환할 예정이라 지금 투자하지 않으면 배당률이 떨어진다며 투자자들을 부추겼다. 피해자들은 당장 매달 고액의 배당금이 들어오니 모집책들의 말을 굳게 믿었고, 수익이 줄어들 것을 우려해 투자 사실을 외부에 알리지 않았다.


모집책들의 피해자 코스프레?

하지만 2014년 S사는 경찰 조사를 받게 됐다. 대표 이씨가 주차장 운영권을 미끼로 직접 투자금을 모으다 적발된 것. 경찰 조사 결과 이씨는 공영주차장 운영권을 입찰가의 40% 수준에 낙찰받았다며 낙찰 금액을 투자받았다. 운영권을 낙찰받았던 것은 사실이지만 이씨는 한국장애인협회와 관계가 없었다. 게다가 운영권을 낙찰받은 주차장도 S사가 아닌 개인 명의였고, 낙찰가도 예상가의 4~5배에 달했다. 당연히 투자금에 대한 수익금을 줄 수 없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의 돈으로 돌려막다 꼬리가 밟힌 것. 이씨는 이 사건으로 덜미가 잡히자 같은 해 1월 충남 예산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피해자들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긴 점 등으로 미뤄 자살한 것으로 결론 내렸다. 

이 사건으로 A, B씨가 투자자를 모았던 사건도 밝혀졌다. 그러자 모집책인 A, B씨는 자신들도 피해자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우리도 이 사업이 실체가 없다는 사실을 몰랐고, 속아서 지인들에게 투자를 추천한 것뿐”이라며 이씨와 그 가족을 고소했다. 하지만 숨진 이씨는 조사 대상이 아니었고, 그 가족도 해당 사업과 연관성을 찾기 어려웠다. 사건은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리됐다. 

피해자들은 모집책들이 처음부터 투자의 실체가 없다는 것을 알았다고 주장한다. 특히 피해자들은 모집책의 부하 직원으로부터 관련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들이 확보한 진술에 따르면 A씨는 주차장 운영권이 없다는 사실을 알았고, 투자자 유치에 따른 수수료를 받아왔다. 피해자들의 소송대리를 맡은 강대성 변호사는 “대표 이씨와 모집책들이 투자금을 모아뒀던 계좌를 추적해 현금 흐름을 파악하면 이들의 혐의를 쉽게 입증할 수 있을 것이라 본다”고 밝혔다. 한편 A씨는 “해당 사건에 대해 아는 바가 전혀 없고, S사에서 일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주간동아 2018.06.20 1143호 (p50~51)

| 박세준 기자 sejoonk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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