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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권자 목에 방울 달기

우리는 왜 어리석은 투표를 하는가

유권자 목에 방울 달기

유권자 목에 방울 달기

리처드 솅크먼 지음/ 강순이 옮김/ 인물과사상사/ 288쪽/ 1만4000원

2008년 11월 4일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민주당 버락 오바마 후보가 공화당 존 매케인 후보를 누르고 제44대 대통령에 당선했다. 당시 오바마의 ‘당선 수락 연설’은 이렇게 시작된다.

“만약 미국이 모든 것이 가능한 국가라는 사실을 의심한다면, 우리 선조의 꿈이 여전히 이 땅에 살아 있는지를 의심한다면, 또 우리 민주주의의 힘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이 있다면 오늘 여러분이 답해주셨습니다.”

특히 마지막 문장 ‘tonight is your answer’는 자신의 당선이 곧 미국 국민의 ‘답’이며, 민주주의의 승리임을 강조한 것이다. 이즈음 리처드 솅크먼 미국 조지메이슨대 역사학과 부교수는 지인들로부터 e메일을 받기 시작했다. 대부분 ‘오바마의 당선은 미국 국민이 꽤 똑똑하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느냐’고 묻는 내용이었다. 다시 당선 축하 파티가 열리는 현장으로 가보자. 자신을 흠모하는 지지자들 앞에 선 당선자가 미소를 지으며 유권자들이 얼마나 현명한지 증명했다고 말하고 환호에 답한다. 그러나 만약 그가 다음 선거에서 진다면 유권자들이 갑자기 멍청해졌다고 느낄 것이다(다행히 오바마는 4년 뒤 재선에 성공했다).

당장 이긴 쪽을 지지한 사람은 자신의 위대한 선택에 의기양양하고, 패배한 쪽은 침묵하면서 국가 미래와 자기 안위를 걱정한다. 실제로 2008년 오바마가 당선하자 공화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앞으로 사회주의가 판을 칠 것이다. 세금은 오르고 생활수준은 낮아지는 꼴을 당해봐라’는 식의 부정적인 반응이 쏟아졌다. 선거정치는 이러한 과정의 무한 반복일 뿐이다.

솅크먼 교수는 2008년 오바마 대통령의 당선을 지켜보며 ‘선거 승리가 곧 대중의 승리인가’에 대한 의문을 가졌다. 전임자인 조지 W 부시를 대통령으로 뽑았던 나라가 4년 뒤 오바마를 뽑았다고 갑자기 현명해졌다고 믿는 것 자체가 ‘승리주의의 오류’라고 말한다. 저서 ‘우리는 왜 어리석은 투표를 하는가’에서 그가 강조한 것은 ‘유권자 책임론’이다. “우리는 종종 정치인들의 멍청한 말과 행동을 화제에 올리면서 국민으로서의 우리의 우월감을 드러내 보인다. 그러나 유권자들의 어리석음을 비판하는 사람은 어디에 있는가?”



저자가 말하는 어리석은 유권자의 5가지 특징은 다음과 같다. △완전한 무지(뉴스나 주요 사건을 모르고 정부의 기능과 책임에 대해 모른다) △태만(믿을 만한 정보를 제공하는 매체를 찾는 일에 소홀하다) △우둔함(사실이 무엇이든 자신이 믿고 싶은 것을 믿으려 한다) △근시안적 사고(국가의 장기적 이익에 반하는 공공정책을 지지한다) △멍청함(두려움과 희망을 이용한 정치 선동에 쉽게 흔들린다). 이 책은 미국의 선거정치에서 반복되는 현상을 사례로 들며 그동안 우리(국민, 대중, 유권자)가 정치인들의 교묘한 조종에 휘둘리면서 얼마나 어리석은 선택을 해왔는지 명쾌하게 밝힌다.

책을 읽는 내내 ‘국민은 자신들의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갖는다’는 프랑스 철학자 알렉시 드 토크빌의 말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고, 미국과 다를 바 없는 한국의 선거문화를 되돌아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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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고전 깊이읽기 시리즈

헤겔 : 김준수 지음/ 한길사/ 628쪽/ 1만9000원애덤 스미스 : 김광수 지음/ 460쪽/ 1만7000원아도르노 : 이순예 지음/ 442쪽/ 1만7000원

원전과 해설을 통해 위대한 사상가의 이론 및 사상에 다가가는 한길사의 인문고전 깊이읽기 시리즈에서 3권을 한꺼번에 출간했다. 저자는 각 분야 전공자들로 원전 해설과 함께 사상가의 생애, 연보, 용어 해설, 더 읽어야 할 책, Q·A, 증언록, 도판 자료 등을 첨부해 논술 준비와 고전 입문용에 맞게 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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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소 생태도감

장현구·이승현·최웅 지음/ 지오북/ 400쪽/ 3만9000원

천연기념물 장수하늘소, 소나무재선충병을 퍼뜨리는 솔수염하늘소 등 한반도에 서식하는 하늘소 357종을 총정리한 생태도감. 젊은 곤충 마니아 3명이 2008년부터 각종 기록 및 문헌을 조사하고 현장 조사를 한 끝에 국내 분포를 처음 밝힌 9종과 국명을 새로 붙인 41종을 추가했다. 고(故) 이승모 선생이 펴낸 ‘한반도 하늘소과 갑충지’ 이후 30년 만에 나온 하늘소 생태도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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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돛 : 내 삶의 인문교양을 향한 첫 항해

고진하 지음/ 동녘/ 328쪽/ 1만5000원

시인의 강의노트에는 나, 책임, 자유, 사랑, 긍정, 예술, 고독, 자족, 자비, 느림, 지혜, 죽음 등 13가지 키워드가 적혀 있다. ‘꽃들에게 희망을’ ‘갈매기의 꿈’과 같이 누구나 한 번은 읽었을 책들부터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축의 시대’처럼 단단히 마음먹고 시도해야 하는 책까지 아우르며 저자는 책 속에서 뽑아낸 소중한 지혜를 13가지 키워드를 통해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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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뱅크, 은행의 종말을 고하다

크리스 스키너 지음/ 안재균 옮김/ 미래의창/ 416쪽/ 1만8000원

30여 년 전 존 리드 씨티은행 최고경영자는 “뱅킹은 비트와 바이트일 뿐”이라고 말했다. 머지않은 미래에 현금 기반 경제가 무너지고 데이터가 그 자리를 차지할 것이라 예고한 말이다. 영국 금융시장 분석가인 저자는 은행이 구글이나 페이스북, 애플이나 삼성과 경쟁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 경고하면서 정보기술(IT)과 데이터를 중심으로 재편되는 세계 금융시장의 미래사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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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혼자가 편할까?

오카다 다카시 지음/ 김해용 옮김/ 동양북스/ 288쪽/ 1만2000원

혼자 있는 게 더 편하다, 결혼과 아이가 귀찮다, 상처받는 게 두렵다, 진정한 친구가 없다, 책임이나 속박이 싫다,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것이 두렵다. ‘회피형 인간’의 특징이다. 정신과 의사인 저자는 회피형 인간은 원래 내성적이고 소심한 성격 때문이 아니라, 양육자와의 사이에 공감을 바탕으로 한 애착관계가 형성되지 않은 것이 주요 원인이라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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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사

오에 겐자부로 지음/ 박유하 옮김/ 문학동네/ 452쪽/ 1만5000원

“나는 아버지가 어떤 사람인지 알기 위해 소설가가 됐는지도 모른다”고 한 저자가 자신의 페르소나인 조코 코기토의 입을 빌려 아버지의 죽음에 대해 얘기한다. 유년 시절 강에서 아버지가 탄 배가 뒤집히는 모습을 보고도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코기토는 60년이 넘도록 아직도 그 장면을 꿈에서 보곤 한다. ‘아버지’와 ‘죽음’을 통해 작가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는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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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질 권리, 나를 잊어주세요

송명빈 지음/ 베프북스/ 224쪽/ 1만2800원

무심코 누른 ‘좋아요’, 무심코 올린 사진 한 장, 무심코 가입한 웹사이트. 당신의 모든 것을 기억하는 인터넷은 현대판 주홍글씨나 다름없다. 저자는 신상 털림 막기, 사이버 검열 예방 등 개인정보 보호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잊혀질 권리’를 넘어 정보의 소멸을 제도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세계 최초로 디지털 소멸 특허를 취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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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 박정희 모더니즘

권보드래·김성환·김원·천정환·황병주 지음/ 천년의상상/ 412쪽/ 1만9000원

18년간 통치. 박정희 시대가 남긴 유산을 얘기하지 않고 1960~70년대 대한민국을 이해할 수 있을까. 저자 5명은 아시아 지도자들 사이에서 박정희의 존재, ‘선데이서울’로 대표되는 대중문화와 독재 권력의 관계, 전태일의 분신 이후 벌어진 ‘열사 정치’, 압축 성장과 대중의 문화적 힘, 긴급조치와 신자유주의의 사상적 배경 등을 재조명했다.

*만보에는 책 속에 ‘만 가지 보물(萬寶)’이 있다는 뜻과 ‘한가롭게 슬슬 걷는 것(漫步)’처럼 책을 읽는다는 뜻이 담겨 있다.



주간동아 2015.04.06 982호 (p72~73)

  • 김현미 기자 khmzi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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