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892

2013.06.17

교도소 수감 추락 경험 출소자 희망의 빛 되다

변호사 잭 돌턴

  • 고영 소셜컨설팅그룹 대표 purist0@empas.com

    입력2013-06-17 09:4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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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도소 수감 추락 경험 출소자 희망의 빛 되다

    출소자들에게 안정감을 준 ‘메차 카페’ 내부. 원 안은 잭 돌턴 변호사.

    사람은 누구나 인생의 굴곡을 겪는다. 우리가 드라마를 좋아하는 이유도 파란만장한 주인공의 인생사를 보며 동질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잭 돌턴의 인생사도 비슷하다. 그는 1961년까지 성공한 변호사였다. 하지만 알코올중독자가 되면서 고객 돈에 손을 댔고, 결국 교도소에 수감된다. 그의 몰락은 큰 뉴스거리였다.

    “무슨 생각으로 술을 밤마다 마셨는지 모르겠다. 그땐 모든 것이 비정상이었다.”

    당시 51세였던 돌턴은 교도소에 적응하지 못했다. 교도소에 수감되리라곤 꿈에도 생각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느새 재소자들 인생에 진심으로 관심을 갖게 된다.

    “아무도 그들을 보살펴주지 않는다. 교도소만이 그들의 안식처라는 말이 이해된다.”

    그는 출소자들이 1년도 되지 않아 교도소에 다시 들어오는 사례를 수없이 봤다. 그 과정에서 마약중독자, 살인자, 은행 강도였던 재소자들이 과거에서 완전히 벗어나길 원한다는 것, 심각한 성범죄자는 그 어떤 경우에라도 쉽게 회복되지 못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독특한 콘셉트 ‘메차 카페’

    그는 다양한 범죄자의 특성을 정리하면서 그들의 마음을 안정시키려면 가정과 일자리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곧 심리적 자립심, 이것이 최종 목표여야 한다는 사실을 오랜 관찰 속에서 터득한 것이다.

    2년 뒤 출소한 잭 돌턴은 자신의 구상을 지인들에게 조심스럽게 알렸고, 지인들은 그에게 자금과 공간을 확보해줬다. 고심 끝에 그가 만든 구호는 ‘교도소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였다. 잭은 시간이 날 때마다 기업인과 정치인을 만나 제안했다.

    “전과자들과 만나 일자리 훈련을 진행하고, 사회적응 프로그램을 운영하겠다. 그들을 위한 주거공간을 확보해달라.”

    그가 고안한 상담치료, 일자리 훈련 프로그램, 사회적응 프로그램, 파이어니어 휴먼 서비스(Pioneer Human Services)는 워싱턴 주지사가 보기에도 획기적이고, 현실적으로 보였다.

    그는 출소자들이 안정을 느낄 수 있게 노력했다. 그 일환으로 ‘사회관계 형성·일자리 확보·생활비 감소’를 해결하는 ‘메차 카페(Mezza Cafe)’를 만들었다. 출소자들이 스스로 운영하는 독특한 콘셉트의 카페로, 출소자들은 이곳에서 자연스럽게 일상생활을 경험할 수 있다. 또한 카페 회의실에서 사업 계획을 짜고, 사업 아이템을 구체화한다. 그뿐 아니라, 출소자들은 카페 주변의 주거공간에서 살면서 생활비를 10%로 줄일 수 있다. 이런 세심한 서비스 덕에 출소자들은 심리적으로 자립할 수 있었고, 실제로 이곳에서 생활하면서 하나둘 사회에 정착했다.

    교도소 수감 추락 경험 출소자 희망의 빛 되다

    출소자들이 운영하는 제조공장(위). 제조공장에서 일하는 출소자 모습.

    시간이 가면서 돌턴의 꿈은 현실이 됐다. 워싱턴 주정부의 지원으로, 워싱턴 내에서만 60여 지역에서 매년 출소자 1만2000여 명이 그가 만든 서비스를 경험한다. 출소자들의 안정적인 주거 공간만 600여 곳에 달한다.

    “우리는 800억 원에 달하는 예산의 99%를 수익 사업으로 벌어들인다. 운영을 위해 정부 보조금을 받지 않은 지 20년이 넘었고, 자선기부나 모금행사에도 의존하지 않는다.”

    그는 서비스를 더욱 확장하고 있다. 이제 출소자들은 50개가 넘는 각종 유통업, 식품업, 건축업 제조공장을 운영한다. 그중 한 회사는 보잉 항공기에 고부가가치 부품을 공급할 정도로 성장했다. 임원진은 매주 독특한 회의를 한다.

    “이번 출소 대기자 가운데 새로운 영역의 꿈과 기술을 가진 사람이 없나? 그들을 위해 우리가 추진하는 사업과 연계할 방법을 찾아보자.”

    매년 10만 명에 솔루션 제공

    일자리야말로 출소자들에게 최선의 기회를 주는 것이라 믿는 돌턴. 그는 시간이 날 때마다 임원들과 대화하며 혁신적인 임원회의 방식을 만들었다. 한편 일과를 마치면 교도소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는 자신의 과거를 잊지 않았다.

    “누구든 범죄의 유혹 앞에 설 수 있다. 우리는 그들을 손가락질하지 말아야 한다. 오히려 그들에게 변화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 그 기회는 계속돼야 한다.”

    그가 만든 사회적기업은 매년 10만 명이 넘는 출소자에게 솔루션을 제공한다. 주거, 취업, 훈련, 치료, 상담, 적응 지원까지 도와주는 것이다. 돌턴은 자신의 어두웠던 과거에서 미래를 발견했다.

    1999년 11월 4일자 ‘월스트리트저널’은 그를 다음과 같이 평했다

    “진정한 혁신이 사회시민 영역에서 생겨나고 있다. 더 많은 이가 위험을 감수하며, 과거와 다른 혁신적인 방식으로 기업가정신을 보여준다. 이 놀라운 변화는 바로 파이어니어 휴먼 서비스를 통해 등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늘도 잭 돌턴의 이상은 출소자 1명에 의해 실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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