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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기업협회 공동기획 | ‘내일은 블루칩’ ④ 루트로닉

레이저 의료기기 명성과 신뢰를 쐈다

국내 병·의원 절반 가까이 사용…앞선 품질과 기술력 세계가 인정

  •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레이저 의료기기 명성과 신뢰를 쐈다

레이저 의료기기 명성과 신뢰를 쐈다
얼굴에 난 점을 빼거나 잡티를 제거하는 시술에서는 주로 ‘레이저’ 의료기기를 사용한다. 특정 인체조직에 흡수가 잘되는 파장을 가진 레이저를 이용하는 레이저시술은 칼을 사용하는 수술보다 정확하고 효과적이다. 무엇보다 시술 직후 곧바로 일상생활을 할 수 있어 피부과, 성형외과 등에서 널리 사용한다. 현재 레이저 의료기기를 사용하는 국내 병·의원 8000여 곳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루트로닉(주) 제품을 쓴다. 루트로닉의 사명(社名)은 ‘빛’을 뜻하는 라틴어 ‘Lux’와 ‘전자’를 뜻하는 ‘Electronic’의 합성어다.

매출액 20% 연구개발에 투자

레이저 의료기기는 의학은 물론, 물리학과 전자공학, 전산공학, 기계공학이 결합한 첨단 융·복합기기다. 그만큼 까다롭고 엄격한 품질과 성능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루트로닉이 만든 레이저 의료기기는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일본 후생성 승인을 받았을 만큼 세계적으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매출액 20%를 꾸준히 연구개발(R·D)에 투자하고, 전체 직원 중 30%를 연구 인력으로 채웠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루트로닉은 초창기에 난관의 연속이었다. 국내에서 레이저 의료기기를 개발하는 곳이 거의 없던 때라 국내 의료진의 불신의 벽을 뛰어넘는 것이 1차 과제였다. 지인을 통해 겨우 몇몇 병원에 제품을 판매하던 사업 초창기, 황해령 루트로닉 대표는 제품 시연과 애프터서비스를 위해 전국을 직접 돌아다녔다고 한다.

루트로닉 관계자는 “2인승 지프차 앞좌석에는 직원들이 타고, 황 대표는 레이저 의료기기와 함께 짐칸에 타고 다닌 적도 있었다”며 “급하게 애프터서비스를 해야 할 때는 여관방에서 밤새 수리하고 다음 날 아침 납품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런 노력 덕분인지 루트로닉 제품은 점차 의사들로부터 “생각보다 괜찮다”는 평가를 받았고, 회사도 차츰 자리를 잡아갔다.



루트로닉의 레이저 의료기기가 세계적인 정밀함을 자랑하게 된 데는 황 대표의 ‘살신성인’도 한몫했다. 새 제품 개발을 완료하면 황 대표는 직접 임상 대상 1호로 수술대에 올랐다. 회사 대표가 임상 대상이 된다는 점을 잘 아는 연구원들은 더욱더 정성과 심혈을 기울여 제품을 개발했고, 빠른 시간 안에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안을 찾는 원동력이 됐다.

루트로닉의 앞선 기술력은 임상연구 논문을 100건 이상 발표하고, 임상효과에 대한 국내외 학술 발표를 320여 회 이상 실시했다는 점에서도 확인된다. 최근에는 루트로닉 장비를 이용한 시술이 눈과 코 같은 성형시술의 한 분야로 자리 잡았을 만큼 일반화했다. 해외 시장에 루트로닉 제품을 수출하기 시작한 이후 레이저 장비에 대한 교육을 받으려는 해외 의료인이 2000년 이후 매년 200여 명씩 한국을 방문하고 있다.

CBS 간판 프로그램에서도 호평

해외 언론에서도 루트로닉 레이저 의료기기에 대한 호평이 이어진다. 2010년 미국 CBS의 아침 간판프로그램 ‘더 얼리 쇼(The Early Show)’는 루트로닉의 ‘아큐스컬프(ACCUSCULPT)’ 제품에 대한 효과를 다뤘다. 이날 방송에 출연한 안면성형 전문의 존 터크 박사는 “최근 환자들은 간단한 수술과 간편한 부분 마취, 빠른 회복을 충족하면서 가격도 저렴한 수술 방법을 선호한다”면서 “필러 시술과 안면 거상술의 중간 단계인 아큐리프트는 이러한 트렌드에 부합하는 시술로, 아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미국 ABC 프로그램 ‘Twenty-Twenty Show’에서 루트로닉의 레이저 의료기기 ‘스펙트라(SPECTRA)’로 시술하는 장면을 방송하기도 했다.

이은식 루트로닉 과장은 “미국 유명 프로그램에서 루트로닉 장비로 시술하는 장면을 여러 차례 방송하는 것은 해외에서도 루트로닉 제품에 대한 기술력과 신뢰성을 인정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인터뷰 ㅣ 루트로닉 황해령 대표이사

“이젠 안과 레이저로 세계 시장 도전”


레이저 의료기기 명성과 신뢰를 쐈다
건장한 체격에 잡티 하나 없는 매끄러운 피부를 가진 황해령(55) 루트로닉 대표는 실제 나이에 비해 10년 이상 젊어 보였다. 피부 미용 레이저 의료기기 분야에서 명성을 쌓은 황 대표는 안과 레이저 치료기기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3년 전부터 관련 분야 연구개발(R&D)에 집중 투자해왔고, 그 결과가 곧 가시화할 예정이라고 한다. 황 대표는 “세계 시장에서 승부를 보겠다”며 의욕을 보였다.

레이저 의료기기 분야에 진출한 계기는 뭔가.

“1990년대 우리나라는 미국 레이저 의료기기 회사를 먹여살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레이저 의료기기) 수입 의존도가 높았다. 그런데 우리나라에는 전자와 기계, 정보기술(IT) 등 관련 분야에 인력 인프라가 충분했다. 능력 있고 숙련된 연구 인력이 많았던 만큼 우리 기술로 더 저렴하게 레이저 장비를 생산하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을 거라고 봤다.”

세계 시장에 진출하는 데 어려움은 없나.

“의료기기는 국민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세계 각국이 관리를 철저히 한다. 까다롭기로 유명한 나라가 미국과 일본인데, 우리 회사 레이저 의료기기는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일본 후생성 승인을 모두 받았다. 안전성과 유효성을 인정받은 것이다.”

앞으로 계획은 뭔가.

“레이저 핵심 기술을 사용해 안과 망막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기기를 우리나라 최초로 연구, 개발하고 있다. 3년 전부터 이 분야 R&D에 집중 투자해왔다. 안과용 레이저 치료기기를 출시하면 현존하는 망막질환 치료기기와는 차원이 다른 치료가 가능하다. 망막 정상세포에는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이상 부위만 선택적으로 치료하는 길이 열리는 것이다. 안과 망막질환 레이저기기를 성공적으로 개발해 실명 위험에 놓인 환자들에게 좋은 소식을 전해줄 수 있도록 막바지 제품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주간동아 861호 (p18~19)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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