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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급형 단말기 어디 갔어?

휴대전화 단말기자급제 한 달, 바꾸고 싶어도 기기 구입 어려워

  • 권건호 전자신문 통신방송산업부 기자 wingh1@etnews.com

보급형 단말기 어디 갔어?

보급형 단말기 어디 갔어?

단말기자급제를 이용하면 이동통신사의 보조금과 약정 기간에 얽매이지 않고 단말기를 바꿀 수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휴대전화를 사려면 이동통신사 대리점에 가야 했다. 제조사와 모델에 관계없이 이동통신사 대리점에 가야만 살 수 있었다.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건 어느 이동통신사 대리점으로 갈 것인지 정도였다.

5월부터 달라졌다. 5월 1일부터 단말기자급제(블랙리스트 제도)를 시행하면서 대형마트와 온라인 쇼핑몰, 휴대전화 제조사 직영점 등에서 휴대전화를 살 수 있게 됐다. 원하는 곳에서 원하는 단말기를 산 뒤 원하는 이동통신사에 가입하면 된다. 물론 과거처럼 이동통신사 대리점에서도 휴대전화를 살 수 있다.

선택권 넓어지고 통신비 내리고

단말기자급제 시행으로 소비자 선택권이 넓어지고, 판매점 간 경쟁으로 단말기 가격이 내리는 효과가 기대된다. 제도 성패는 단말기 제조사들이 이동통신사에 단말기를 일괄 판매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자급제용 단말기를 얼마나 내놓느냐에 달렸다.

단말기자급제의 핵심은 단말기 등록 체계의 변화다. 모든 휴대전화에는 ‘단말기 식별번호(IMEI)’라는 고유번호가 있다. 지금까지는 이동통신사가 제조사로부터 단말기를 일괄 구매해 단말기 식별번호를 전산시스템에 등록한 뒤 소비자에게 판매해왔다. 하지만 단말기자급제에서는 소비자가 원하는 곳에서 단말기를 구입한 뒤 이동통신사에 가져가 식별번호를 전산시스템에 등록하면 된다. 기존에는 해당 이동통신사 시스템에 등록된 단말기만 사용가능했지만 이제는 어떤 단말기든 등록해 쓸 수 있는 것이다.



불편한 점도 있다. 단말기를 분실하거나 도난당하면 전화번호와 단말기 식별번호를 함께 신고해야 한다. 단말기 식별번호를 직접 관리하기 어려운 경우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동통신사에 단말기 식별번호 등록을 요청할 수 있다.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는 분실 및 도난 단말기 사용을 막으려고 이동통신사에 신고된 정보를 공유하는 통합관리센터를 구축하기도 했다.

사진이나 동영상 등을 첨부해 사용하는 멀티미디어메시징서비스(MMS)도 일부 제한될 수 있다. 기존에는 이동통신사마다 조금씩 다른 MMS 규격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5월 이후 출시되는 스마트폰은 국제표준을 적용해 MMS 이용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이용자에게 단말기자급제의 주요 내용과 자급 단말기 구입 시 주의사항, 분실·도난 시 대처방안 등을 ‘단말기자급제 홍보 포털(www.단말기자급제.한국)’을 통해 알리고 있다.

단말기자급제 시행에 따른 가장 큰 변화는 소비자 선택권 확대다. 가전제품을 사듯 어디서나 휴대전화를 살 수 있다. 해외에서 구매한 휴대전화도 주파수 대역만 맞으면 범용 가입자식별모듈(USIM·유심)을 끼워 쓸 수 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고시를 개정하면 7월부터는 반입신고서 없이도 해외 휴대전화 사용이 가능하다.

이동통신사 선택과 이용도 편리해진다. 기존에는 이동통신사 대리점에서 단말기를 구입하면서 보조금과 요금 할인을 받는 대신 2~3년의 약정기간을 정했다. 약정기간 안에는 휴대전화를 교체하거나 이동통신사를 변경하고 싶어도 위약금이 걸림돌이었다. 단말기자급제를 시행하면서 휴대전화를 바꾸기가 훨씬 간편해졌다.

일반 유통망을 통해 휴대전화를 구매해도 이동통신사를 통한 가입과 비슷한 요금 할인을 받을 수 있다. SK텔레콤은 6월 1일부터 일반 유통망에서 구입한 단말기로 가입해도 3세대(3G) 정액요금제 30%, 롱텀에벌루션(LTE) 25% 할인율을 적용한다. LG유플러스는 5월 29일부터 3G와 LTE 가입자에게 각각 35%와 25% 할인한 요금을 제공한다. KT는 5월 29일 음성통화 25%를 할인하는 별도의 요금제를 출시할 예정이다.

보급형 단말기 어디 갔어?
하반기 중 단말기 물량 확보

이동통신사들이 단말기자급제에 맞춘 할인요금제를 내놓으면서 그동안 요금 할인 혜택을 받지 못했던 중고 단말기 이용자나 약정기간 만료 후 단말기를 계속 사용하는 이용자, 일반 유통망에서 단말기를 새로 구입하는 이용자도 요금 할인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방송통신위원회는 단말기자급제 시행 효과에 대해 “다양한 유통망이 등장해 단말기 가격 경쟁을 유발하고 저가형 단말기 제조와 유통을 촉진할 것”이라며 “이용자의 단말기 선택권도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단말기보다 요금 및 서비스를 통한 경쟁을 유발하고 이동통신재판매(MVNO)와 선불요금제가 활성화하는 등 통신비 부담이 완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단말기자급제 취지는 좋지만 단말기 제조업체들이 자급제에 맞춘 단말기를 출시하지 않으면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 실제로 단말기자급제 실시 한 달이 돼가지만 시장에 큰 변화가 없는 것도 제조사가 단말기를 출시하지 않아서다.

삼성전자는 단말기자급제에 맞춘 할인요금제를 시행하는 5월 말에 보급형 단말기를 출시할 예정이다. ‘갤럭시M 스타일’ ‘갤럭시 미니2(에이스2)’ 등 보급형 스마트폰이 유력한 모델로 꼽힌다. 하지만 휴대전화에 대한 눈높이가 높은 국내 소비자들이 원하는 프리미엄 제품의 출시 일정은 아직 정하지 못했다.

LG전자와 팬택 등 다른 제조사는 단말기자급제용 제품 출시 계획 자체를 세우지 못했다. 보급형 단말기는 라인업이 부족하고, 프리미엄폰은 기존 이동통신사와의 관계 때문이다.

이에 대해 방송통신위원회는 단계적으로 유통 시스템이 발전하면서 단말기자급제도 활성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방송통신위원회 측은 “일반 유통망에서 살 수 있는 자급제용 단말기를 6∼7월 중 제조사 직영점 등을 중심으로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하반기 중후반에는 출시 기종이 늘어 온라인 쇼핑몰과 마트 등 일반 유통망에서 단말기 판매가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간동아 838호 (p62~63)

권건호 전자신문 통신방송산업부 기자 wingh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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