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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호는 오늘도 축구팬 기다려요

대한축구협회 마스코트 ‘백호’ 만든 오명일 씨

백호는 오늘도 축구팬 기다려요

백호는 오늘도 축구팬 기다려요
등번호 105번을 단 대한축구협회 마스코트 ‘백호’가 스타가 됐다. 올봄 국내 초중고 축구리그대회에 처음 등장했을 때만 해도 축구팬들은 “호돌이다!” “아니다, 호랑이다!”라며 이름도 몰랐다. 하지만 이제는 당당히 국가대표 A매치 경기에 박지성, 이청용 선수와 나란히 입장한다. 10월 12일 축구 한일전에도 등장해 큰 박수를 받은 백호를 행복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이가 있다. 바로 백호를 고안한 대한축구협회 경기국 경기운영1팀의 오명일 씨다.

“초중고 축구대회가 리그대회로 바뀌면서 각 학교에서 경기가 열리는데, 학교 축구팀과 일반 학생 사이에 교류가 없으니 학교에서 열리는 경기에도 학생들이 찾아오지 않았어요. 학생들의 발길을 잡으려고 솜사탕도 나눠주고, 풍선으로 강아지도 만들어주다가 탈인형을 쓰자고 생각하게 됐어요.”

처음 백호는 빌린 탈을 쓰고 경기장에 나섰다. 탈을 빌려온 업체마다 모양이 제각각이었다. 축구협회는 현장에서 인기를 확인한 뒤 지금의 백호 탈을 제작했다. 협회는 정식으로 이름을 붙여주려고 공모전도 열었지만 그대로 백호로 부르기로 했다. 축구팬들이 “왜 바꾸느냐”며 백호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백호 디자인은 또 한 번 탈바꿈할 예정이다.

“꾸준히 팬들의 반응을 모니터링합니다. 협회 마스코트가 너무 늦게 나왔다, 캐릭터 제품을 만들어달라 등 기대치가 높아요. 수익 목적이 아니더라도 팬들의 기대치를 충족할 수 있는 마스코트를 만들려고 노력 중입니다.”

백호는 대표팀 버스가 경기장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바빠진다. 내리는 선수들을 차례로 반기고, 경기장 주변을 돌아다니며 분위기를 돋운다. 경기장 안에서는 상대 선수들도 챙기고 심판에게도 자연스럽게 다가가 긴장을 풀어준다. 해외 원정에서 돌아오는 선수를 공항에서 맞이하는 일도 백호의 몫이다. 오씨는 축구협회 홈페이지에 ‘백호의 일기’를 연재하고 트위터도 하면서 선수들의 일상사를 친구와 수다 떨듯이 전한다.



“백호는 선수와 팬들 간의 소통을 위해 존재합니다. 박지성 선수가 팬 모두와 악수를 할 수는 없잖아요. 하지만 박 선수 옆에서 함께 장난치며 놀던 백호가 선수를 대신해 팬들에게 다가갈 수 있어요. 반대로 팬의 시각에서 선수들에게 다가가기도 하지요.”

백호 탈을 쓰는 주인공의 얼굴이 궁금했지만, 오씨는 비밀에 부쳤다.



주간동아 2010.10.25 759호 (p91~91)

  •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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