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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CIETY

“보 막으면 물이 썩는다” vs “낙동강 하구언을 봐라”

4대강 보와 수질의 상관관계 주요 쟁점 비교분석

  • 엄상현 기자 gangpen@donga.com

“보 막으면 물이 썩는다” vs “낙동강 하구언을 봐라”

“보 막으면 물이 썩는다” vs “낙동강 하구언을 봐라”

충남 부여군 부여읍 금강 수계에 공사중인 부여보.

‘고인 물은 썩는다’는 속담이 있다. 4대강 반대론자들이 정부에서 추진하는 4대강 살리기 사업 중 보(洑) 건설의 문제점을 지적할 때 자주 인용하는 말이다. 이는 보를 세우면 물이 고이고, 물이 고이면 수질이 나빠진다는 삼단논법의 주요 근거이기도 하다. 과연 어디까지가 진실일까.

4대강 유역에 세워지는 보는 한강 3개, 금강 3개, 영산강 2개, 낙동강 8개 등 모두 16개다. 올해 연말까지 60%를 진척시킨다는 것이 정부 측의 목표. 정부 측은 댐과 보를 세워 전체적으로 하천의 ‘물그릇’을 키우면 수질이 좋아질 뿐 아니라, 갈수기와 홍수기에 효과적으로 대비할 수 있다고 반박한다. 특히 반대론자들이 보를 이유로 4대강을 ‘고인 물’로 전제한 것 자체가 근본적인 모순이라고 지적한다. 주요 쟁점별로 정부 측과 반대론자들이 내세운 근거를 집중적으로 비교 분석해봤다.

체류시간 길어지면 녹조 성장 급증?

“유광층 줄고 온도 낮아져 오히려 줄어”

보와 댐이 건설되면 강의 흐름은 느려질 수밖에 없다. 녹조 현상은 빛과 수온, 오염물질 이 세 가지에 의해 결정된다. 반대론자들은 강의 흐름이 느려져 수온이 올라가면 일정한 빛과 오염물질로 녹조(조류)의 성장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부산가톨릭대 김좌관 환경공학과 교수는 건기 때 낙동강 유하(체류)시간은 19일 정도인데, 보가 들어서면 이보다 10배 가까이 늘어난 최장 186일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보가 들어서면 수심이 깊어지지만 성층(강의 위와 아래 온도가 차이 나는 것)이 발생해 표층은 조류 농도가 짙어지고, 심수층은 산소가 부족해지면서 물이 썩는다는 게 김 교수의 논리다.

이에 대해 정부 측은 과학적 근거가 없는 억측이라고 반박한다. 최장 체류시간을 186일로 추산한 것부터가 문제라고 말한다. 건기에 유입되는 수량을 기준으로 추산한 것인데, 이 기간에 비가 단 하루도 내리지 않는다는 게 말이 되느냐는 것. 특히 근거 없이 수심이 깊어지면 성층이 발생한다는 가정을 끌어들여 수질이 악화된다고 말하는 것은 억지라고 국립환경과학원 물환경연구부 정동일 부장은 지적한다. 이어지는 정 부장의 설명이다.

“강에는 유광층과 무광층이 있는데, 보와 준설로 수심이 깊어지면 조류가 발생하는 유광층의 비율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수온도 낮아진다. 그러면 조류의 성장속도는 낮아진다. 또 5000억 원의 예산을 들여 하·폐수처리장 등 총인(녹조의 주요 원인물질) 처리시설을 설치해 오염물질 유입을 줄이면 조류는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4대강 반대론자들이 강 수심이 깊어지면 성층이 일어난다고 주장하는데 그건 사실과 다르다. 팔당댐도 그렇고 낙동강과 금강, 영산강 하구언 수심이 6~8m로 보와 조건이 비슷한데 1년 내내 어느 곳에서도 성층이 일어나지 않는다. 표층과 심수층에 약간의 온도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거의 동일하다고 봐도 큰 문제가 없다.”

정부 측은 한강 상류 소양호의 경우 체류시간이 480일, 충주호는 180일이나 되지만 수질은 1~2급수를 유지하는 것도 반대론자들의 주장을 반박하는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낙동강 하구언이 수질 악화시켰다?

“하구언 완공 이후 수질은 더 좋아져”

4대강 반대론 측이 보가 수질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제시하는 대표적인 사례가 낙동강 하구언이다. 김좌관 교수와 관동대 박창근 토목공학과 교수는 낙동강 하구언 인근 물금지역의 BOD(생물학적 산소요구량)가 1987년 11월 하구언 완공 이전 3.68mg/ℓ(ppm)에서 완공 이후 5.85mg/ℓ로 악화됐다고 주장한다. 주요 원인은 하구언 건설로 체류시간이 5.6배 늘어났기 때문이라는 것.

“보 막으면 물이 썩는다” vs “낙동강 하구언을 봐라”

4대강 살리기 사업의 선도사업으로 올해 5월 말 전남 함평군 함평읍 수호리 영산강 수계에 완공된 함평2지구 미니 가동보.

하지만 미국 위스콘신대 박재광 교수는 이들이 제시한 통계자료에 결정적인 오류가 있다고 지적한다. 하구언이 완공된 이후 BOD 수치에 변화가 없는 1993년까지의 측정 결과는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94년부터 96년까지 극심한 가뭄이 있던 3년간의 데이터만 비교한 것이 문제라는 것. 실제 낙동강 하구언 물금지역 BOD 수치는 94~96년 3년을 제외하면 오히려 하구언 건설 이후 더 낮아져서 연평균 1.5 ~2.8mg/ℓ를 오르내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로만 보면 반대론자들의 주장이 설득력이 떨어진다.

조류 농도도 마찬가지다. 국립환경과학원 자료에 따르면 낙동강 하구언의 조류 농도는 50ppb인 데 반해, 하구언에서 10km 정도 상류에 위치한 물금의 조류농도는 74ppb로 더 나쁜 상태다. 이런 현상은 금강 하구언과 영산강 하구언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난다. 정 부장은 하류로 내려오면서 수심이 깊어져 조류 성장이 억제된 결과라고 설명한다. 이에 대해 매년 하구언을 준설하기 때문이라는 반론이 있지만 이 또한 객관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박재광 교수는 “강 밑에 침전된 오염물질로 인한 오염량은 최대 5% 미만이다. 그래서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팔당댐이나 다른 댐에서 하상토를 준설하려고 했을 때 환경단체들이 반대했다. 수질개선 효과도 별로 없는데 준설할 필요가 있느냐는 논리였다. 이명박 대통령이 낙동강 하구언에서 하상토를 준설하면 수질이 좋아질 것이라고 했을 때도 환경단체들은 그것 때문에 오염되는 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런데 이제 와서 하구언을 준설해 오염도가 낮아졌다고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비점오염원 비율이 증가하는 게 문제다?

“엄연한 왜곡, 오염원 총량은 줄어든다”

4대강 오염원으로는 오·폐수와 하수 등 관리가 가능한 점오염원과 토지 및 농경지 등에서 유입되는 비점오염원이 있다. 4대강 반대론자들은 점오염원인 총인처리시설을 강화해도 비점오염원이 유입되는 양이 더 많아져서 4대강의 수질관리가 더욱 어렵다고 지적한다. 그 근거로 제시하는 것이 환경부가 발표한 ‘제4차 환경보전 중기 종합계획’에 포함된 비점오염원 증가비율 전망치다.

이 자료에 따르면 한강의 비점오염원 비율은 2003년 42%에서 2015년 70%, 낙동강은 50%에서 65%, 영산강은 59%에서 68%로 늘어나는 것으로 전망한다. 금강만 2003년 69%에서 2015년 67%로 줄어든다.

이에 대해 환경부 측은 통계수치를 왜곡 해석하면서 생긴 오류라고 지적한다. 총인처리시설 설치와 4대강 오염원 중 하나인 하천변 농경지 제거 등으로 오염원 총량이 줄어들면서 비점오염원의 비율이 늘어나는 것이지, 오염원 총량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라는 것. 또 비점오염원은 갈수기가 아닌 홍수기에 비를 통해 4대강으로 유입되는 것이므로 아직까지 심각할 정도는 아니라는 게 환경부의 주장이다.

박재광 교수는 “4대강 사업을 반대하는 교수나 환경단체 관계자들이 아무런 과학적 근거도 제시하지 못하고, 제대로 검증절차도 거치지 않은 허술한 연구결과물들을 언론을 통해 공개하면서 혼란만 가중시킨다”고 지적했다.



주간동아 2010.09.13 754호 (p48~49)

엄상현 기자 gang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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