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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수제 햄버거 아직 모르니?

신선한 재료 환상적인 맛의 푸짐한 한 끼 … 젊은이들 사이 인기 급상승

  • 김유림 기자 rim@donga.com

너, 수제 햄버거 아직 모르니?

너, 수제 햄버거 아직 모르니?
평일 오후 8시. 저녁시간이 지났는데도 서울 용산구 이태원의 한 좁은 가게 앞에 길게 줄이 늘어서 있다. 이태원 골목 ‘핫 플레이스(hot place)’ 중 하나인 스모키 살룬(Smokey Saloon). 테이블 6개가 전부인 이 가게의 주 메뉴는 미국형 수제 햄버거다. 가격은 햄버거 하나에 7000~1만1000원 수준. 감자튀김과 샐러드, 영국식 치킨 앤드 칩스(chicken and chips) 등도 판다. 2명이 맥주 한 잔씩 곁들여 식사하면 4만~5만 원이 훌쩍 넘는다. “누가 햄버거를 그 돈 주고 먹느냐”는 건 뭘 모르는 소리.

“입 안에 크리스마스가 열린 기분이야!”

인기 미국 드라마‘How I met your mother’에서 주인공이 맛있는 수제 햄버거를 먹고 하던 말을 절로 따라 하고 싶다. 구수한 빵 사이에 두툼한 쇠고기 패티, 그리고 스르르 녹는 치즈와 바삭바삭하게 구운 베이컨, 아삭한 채소의 앙상블이 일품이다. 너무 푸짐해 한 입에 먹을 수 없으므로 나이프는 필수. 직장인 이은혜(24) 씨는 “매번 기다리는 게 짜증나 ‘다른 데 갈까?’ 하지만 그 맛을 잊지 못해 참고 기다린다”고 말했다.

한국적인 매운맛 개발도 한몫

프리미엄 수제 햄버거 돌풍이 예사롭지 않다. 4, 5년 전부터 외국인이 많이 찾는 이태원에 하나둘 생기더니 이제는 젊은이가 붐비는 홍대, 청담동, 압구정 등에 앞다퉈 들어서고 있다. 유명 수제 햄버거 프랜차이즈 크라제버거는 벌써 74군데나 문을 열었고 ‘버거B’ ‘마더스 오피스’ ‘패티패티’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유명 블로그를 통해 널리 퍼지면서 ‘수제 햄버거’가 인터넷 포털 자동검색 기능에 추가됐을 정도. “몇 년 전 ‘브런치’에 이어 새로운 ‘잇 플레이스(it place)’ 아이콘으로 ‘수제 햄버거’가 등장했다”는 말까지 나온다.



비싸고 너무 커서 먹기도 불편한 수제 햄버거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무엇일까? 크라제버거 서울 광화문점 구소정(26) 점장은 “고객들이 햄버거를 먹으면서도 건강을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전에는 ‘햄버거=정크푸드(junk food)’라는 인식이 강해 프랜차이즈 햄버거를 먹으면서 찝찝해하거나 아예 안 먹는 사람도 많았다. 그런데 신선한 재료를 쓴 건강한 버거는 누구나 거리낌 없이 먹는다는 것. 스모키 살룬 이태원점 조 데이비드 사장은 “단가가 올라가긴 하지만 질 좋은 재료로 만드니 고객들이 믿고 와준다”고 했다.

또한 미국 드라마 열풍 때문이라는 의견도 있다. 수제 햄버거 마니아인 김주연(30) 씨는 “처음 ‘섹스 앤 더 시티’에서 캐리가 먹는 모습을 보고 수제 햄버거를 먹기 시작했다. 지난해 뉴욕에 갔을 땐 직접 캐리가 다니던 가게를 찾아 맨해튼의 패스티스(pastis)도 갔다”고 말했다.

여기에 한국적인 맛을 개발한 것도 인기를 얻는 데 한몫했다. 크라제버거는 서양의 톡 쏘는 매운맛 대신 한국의 진득한 매운맛을 내고, 한국식 BBQ 소스를 이용하기도 한다. 홍대 수제 햄버거집 ‘감싸롱’에서 만난 미국인 마이클 오웬(27) 씨는 “매운맛을 내는 애니멀 버거는 미국 어디에서도 먹어본 적 없는 것인데 정말 맛있다”고 했다.

수제 햄버거의 선전에 자극받은 프랜차이즈 햄버거도 점차 고급화를 꾀하고 있다. 저가 햄버거는 수익성이 높지 않아 기존의 저렴한 메뉴와 더불어 프리미엄 햄버거를 출시하는 것. 버거킹의 ‘갈릭스테이크하우스 버거’(단품 5300원) 등이 큰 인기다. 한 요식업계 관계자는 “프랜차이즈까지 합세하는 등 프리미엄 햄버거 가게가 많아지고 있지만 정통으로 하는 데는 많지 않고 카피만 한다. 이러다 수제 햄버거의 고급스러운 이미지까지 사라지는 건 아닐지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주간동아 2010.07.12 745호 (p66~66)

김유림 기자 r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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