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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Y

국내 기업 印泥에서 매년 金 10t 캔다

FGH홀딩스社, 술라웨시 주정부와 공동자원개발 … 니켈 등 타 광물자원으로 확대

국내 기업 印泥에서 매년 金 10t 캔다

국내 기업 印泥에서 매년 金 10t 캔다

▲지난 1월19일 거행된 ㈜FGH홀딩스사와 인도네시아 술라웨시 주정부 간의 공동자원개발계약 조인식 장면. FGH그룹 오명석 회장(오른쪽)과 H. 누르 알람 주지사. ▶㈜FGH홀딩스사와 술라웨시 주가 공동 개발할 광구 주변의 모습. 2월 탐사 시추를 거친 후 7월에 본격적으로 금을 캘 예정이다.

지난 1월19일 인도네시아 동남부 술라웨시의 주도(州都) 끈다리 시에서 낭보가 날아들었다. 국내 민간기업인 ㈜FGH홀딩스사가 인도네시아 주정부와 1개월에 800kg~1t의 금을 캘 수 있는 금광을 공동개발하기로 계약을 맺었다는 내용. 국내 시세로 금 1g당 4만원을 웃도니 매달 320억원어치 이상의 금을 캘 수 있다는 얘기다. 지난해부터 금값이 천정부지로 뛰고, 국내 금 소비량의 9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는 현실에선 귀가 활짝 열리는 소식이다.

FGH홀딩스사와 이 회사의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인 FGH그룹 인도네시아는 1월19일 인도네시아 술라웨시 주정부 청사에서 공동자원개발계약 조인식을 가졌다. 계약의 주내용은 끈다리시 봄바나군의 15개 금광산 중 1개 광구 1000ha를 주정부와 공동개발하기로 했다는 것. 세부적으로는 생산량의 90%가 FGH홀딩스 몫이고 주정부가 10%를 가지며 금광구 개발에 필요한 모든 인허가는 주정부가 책임을 진다는 등 한국 측에 매우 우호적인 내용의 계약이었다. 생산지분의 배분 비율도 파격적이지만 인허가 기관이 알아서 인허가를 내주겠다고 계약서에 명시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해외국가 주정부와 금 공동개발은 최초

문제는 사업타당성이다. 계약서에는 “인허가 등 모든 편의를 제공할 테니 사업타당성이 있다고 판단하면 바로 생산에 들어갈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이 회사가 금광개발권 계약을 맺은 동남부 술라웨시 주는 금을 비롯해 니켈, 망간, 사철 등 광물자원의 보고로, 이 나라 사람들도 ‘인도네시아의 미래’라고 부르는 지역이다. 실제 H. 누르 알람 주지사는 이날 조인식에서 “동남부 술라웨시를 통해 인도네시아의 자원량을 알 수 있다”고 자랑했다고 한다.

FGH홀딩스 측은 이 금광의 사업타당성에 대해 “물을 필요조차 없다”고 말한다. 이미 지난해 1월부터 화교계 기업이 인접 광구에서 200~300kg의 금을 생산 중이기 때문이다. 회사 측은 “인접 광구는 일일이 사람이 금을 선별하는 재래 방식으로 일하는데 우리는 자동선별 방식을 이용해 1000여 명이 1일 3교대로 작업할 계획이어서 1년에 최소 10t 이상의 금은 충분히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생산량의 90%를 회사 측이 갖기로 했으니 적게 잡아도 1년에 9t이 FGH홀딩스 몫이 된다.



이런 파격적인 계약 내용 때문일까. 연합뉴스는 조인식 사흘 전인 1월15일 방콕발 기사로 이 소식을 짧게 타전했으나, 국내 언론사들은 후속 기사를 내보내지 않고 있다. 언론사들이 이런 소식에 반신반의한 까닭은 지금껏 해외 금광개발에 나선 회사는 많았지만 개발 인허가권을 얻는 과정에서 수백억원의 비용만 날린 채 실패하거나 일부 지분 참여를 통해 소량의 금을 생산하는 데 그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현재 동남아시아 지역과 몽골, 호주 등에는 인허가권을 얻기 위해 대기 중인 국내 업체가 부지기수다.

FGH홀딩스의 이번 계약 체결이 빛을 발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일단 이 지역은 인허가를 내주는 주체가 공동개발 계약을 맺은 당사자이고, 그 모든 절차를 주정부가 책임진다고 밝힌 까닭에 인허가 문제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 또한 이 지역 금광이 갱도를 파고 들어가 돌을 파낸 뒤 이를 잘게 부숴 그중에서 금을 찾아야 하는 석광(石鑛)이 아니라, 굴착기로 파낸 흙을 자동선별기에 넣어 금을 채취하는 사금광(砂金鑛)이라는 점에서도 유리하다. 석광은 초기 투자금이 엄청난 데 비해 사금광은 보다 적은 투자금으로 많은 금을 얻을 수 있다. 국내 업체들이 금광 채굴권을 가진 세계적 업체에 지분참여 방식으로 뛰어드는 까닭도 이 때문이다.

해외 자원개발을 시도하는 업체 중 코스닥 업체를 사들여 주식 차익을 노리거나 펀딩을 받은 뒤 개발을 포기하는 업체도 적지 않다. 그래서 이와 관련한 주식 조작 사건도 끊이지 않는다. FGH홀딩스 관계자는 “우리는 코스닥 등록업체가 아니다. 투자금도 100% 우리 돈이고, 이미 투자금 100억원을 확보했다. 투자를 하겠다 해도 받아줄 수 없다”고 밝혔다. 국내 민간기업 중 자원개발 당사국의 지역 정부와 MOU(양해각서)가 아닌 공동개발 계약을 맺은 사례는 이 회사가 처음이다.

7월 본격 생산, 추가 금광구 약속

술라웨시 주정부의 호의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계약을 체결한 광구의 몇 배에 달하는 금광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한 것이다. 조인식에 참가한 알람 주지사는 “FGH홀딩스가 진지하게 진행할 경우 공급된 토지(사금광)의 몇 배를 더 공급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니켈 등 기타 자원에 대한 개발에도 참가해주기를 희망했다. 주 정부의 자체 조사결과 술라웨시 전체의 금 매장량만 112만5000t에 달하며 니켈 매장량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과연 인도네시아 주정부가 이토록 이 회사에게 집착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회사 측은 “주정부는 우리의 기술과 투자, 고용창출 효과를 간절히 원했다. 우리가 지역 정서와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하며 수익의 10%를 지역에 환원하겠다고 밝힌 게 주효했다. 지역사회의 미래와 환경, 인권까지 배려한다는 전략도 먹혀들었다”고 밝혔다. 조인식 당일 FGH그룹 오명석 회장은 술라웨시 주립병원에 앰뷸런스 2대를 기증했다. 한편 FGH홀딩스는 2월 중순 계약 광구 중 가장 생산성이 높은 장소를 찾기 위한 탐사착공에 들어가 올 7월 본격적인 금 생산을 할 예정이다.

인터뷰 / 금광 공동개발 계약의 주역 FGH그룹 오명석 회장

“나눔경영 원칙이 인도네시아를 감동시킨듯…”


국내 기업 印泥에서 매년 金 10t 캔다
국내 신생 자원개발회사인 FGH홀딩스사의 모회사인 FGH그룹 오명석 회장은 인터뷰를 한사코 거절했다. “자원개발회사에 대한 의심이 많아 실제 금을 생산한 뒤 언론에 나서겠다”는 것이었다. 한참 설득 끝에 오 회장은 입을 열었다.

이번 공동자원개발 계약의 의미는 무엇인가.

“대기업에서조차 해내기 힘든 일을 신생 자원개발회사가 그것도 6개월도 안 되는 짧은 기간에 상대국 정부를 공동개발 파트너로 삼으면서 경제성 있는 유력 광구의 광업권을 확보하고 인허가를 얻어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정부의 해외자원 확보 계획에 동참할 수 있어 기쁘다. 이번 계약이 우리 자원개발의 지표가 됐으면 한다.”

계약에 이르기 전까지의 과정에 큰 역할을 했다고 들었다.

“밤을 새워도 다 못할 만큼 할 말이 많지만 지금 모두 얘기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다만 우리 정부기관의 도움이 컸다는 것은 분명하다. 잘못된 정보를 듣고 주지사를 만나러 갔다가 협상에 실패했는데 자카르타로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우연히 주지사의 옆자리에 앉게 됐다. 거기서 많은 얘기를 했고 주지사는 나의 투자계획과 지역 발전에 대한 구상을 듣더니 무릎을 탁 쳤다. 지금도 하나님에 감사한다.”

‘나눔경영’이라는 경영원칙도 투자유치에 도움이 됐다는데.

“몽골에서 금광개발을 하다 인허가 문제로 실패한 사람이 우리 광구를 보더니 ‘하늘이 내려준 금밭’이라고 말했다. IMF 때 한국에서 경비행기 사업을 하다 역시 인허가 문제로 실패한 적이 있는데 그게 이번 계약 체결에 큰 도움이 됐다. 맹자는 ‘하늘이 나를 귀하게 쓰기 위해 뼈를 깎는 고통과 고뇌를 준 이후에 부를 준다’고 했다. 그때 알았다. 내가 남을 위해 쓰는 돈만 내 돈이지 금고에 있는 돈은 내 돈이 아니라는 걸. 개발 성과에 대한 지역사회 환원 계획의 진정성이 인도네시아를 감동시킨 것 같다.”




주간동아 2010.02.16 724호 (p66~67)

  • 최영철 기자 ftdo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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