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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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GITOPIA’ 개인展 여는 의사 화가

  • 이지은 기자 smiley@donga.com

    입력2009-09-16 14: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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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IGITOPIA’ 개인展 여는 의사 화가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영상의학과 강진화(49) 교수는 ‘그림 그리는 의사’로 유명하다. 정식으로 그림을 배우진 않았지만, 지금까지 네 차례나 개인전을 열었다. 1998년 제4회 대한민국 국민미술대전, 99년 제3회 서울미술전람회에서 입선했고 국내외 아트페어에도 여러 차례 참가했다. 강 교수는 “일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데 그림 그리기만큼 좋은 게 없다”고 말한다.

    “나 자신과 대화하는 기분으로 작업을 해요. 만일 미술교육을 받았다면 구도나 색채 등 미술적 관점에서 그림을 그리겠지만, 사실 그 부분에 대해선 잘 모르거든요.(웃음) 그냥 머릿속, 마음속에 떠오르는 생각과 감정을 담으려고 해요. 그래서인지 사람들은 제 그림이 독특하다는 이유로 좋아하더군요.”

    1988년 레지던트 시절 그는 제주의료원 파견 근무를 했다. 저녁시간에 딱히 할 일이 없어 무료함을 느끼던 중 문구점에서 유화물감을 보고는 무작정 구입했고, 동네 미술학원에 들러 “유화물감을 어떻게 쓰는지 알려달라”고 해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시작한 게 벌써 20년이 훌쩍 넘었다.

    “2002년 첫 개인전에서는 작품을 모두 지인들에게 선물하거나 아주 저렴한 가격에 팔았고, 그림을 그만두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어요. 그런데 사람들이 제 그림을 보고 마음의 위안을 받는다는 거예요. 그 말을 듣자 ‘아, 이 작업을 그만둘 수 없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죠. 단지 제 감정을 발산, 해소하려고 한 작업이 다른 사람에게 위로가 될 수 있다는 사실에 보람도 느꼈고요.”

    그는 9월12~21일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갤러리 아카 스페이스에서 다섯 번째 개인전을 연다. 주제는 디지토피아(DIGITOPIA). ‘디지털’(Digital)과 ‘유토피아’(Utopia)를 합친 말이다.



    “자연과 인간, 그리고 디지털이 어우러지는 모습을 그림에 담고 싶었어요. 우리의 일부가 된 디지털 세계. 이곳이 유토피아가 될지, 지옥이 될지는 우리 손에 달렸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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