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68

2009.01.06

연중 따뜻한 마음 ‘정기 기부자’ 데뷔 어때요?

  • 강지남 layra@donga.com

    입력2008-12-31 14:16:00

  • 글자크기 설정 닫기
    연중 따뜻한 마음 ‘정기 기부자’ 데뷔 어때요?
    연말연시를 즐겁게 보내고 계신가요? 외환위기에 버금가게 경기가 어렵다지만, 기부의 손길은 줄지 않았나 봅니다. 한국구세군은 목표 모금액 32억 원을 초과, 역대 최다 모금액을 기록했습니다. 한 통화에 2000원이 적립되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음성자동응답장치(ARS)는 2007년보다 2배 가까이 늘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불우한 이웃에게 좀더 상시적이고 안정적인 도움을 주려면 정기 기부가 늘어야 합니다. 연말에 하는 일회성 기부 말고 매달 하는 정기 기부를 우리는 얼마나 하고 있을까요? 아름다운재단이 최근 발표한 ‘Giving Index : 2007년 한국인의 기부지수 조사’ 보고서에서 가늠할 수 있었습니다.

    전국 1016명을 대상으로 한 면접조사에서 기부에 참여한 적이 있다는 응답자는 55%였습니다. 하지만 ‘정기적으로 기부한다’고 한 사람은 그중 16.6%에 그쳤습니다(표 참조). 2000년 16.3%였던 정기 기부율이 2003년 24.7%로 상승했다가 다시 제자리로 떨어진 겁니다. 정기 기부율이 해마다 쑥쑥 자라지 않는 것이 못내 아쉽습니다.

    정기 기부율 16.6% … 불우한 이웃에 안정적 도움 절대 필요

    이번 크리스마스이브에 ‘아름다운 사람’을 만났습니다. SK텔레콤 글로벌기획팀 정승룡(38) 매니저는 1998년부터 어린이재단을 통해 소년소녀 가장들을 돕고 있는 ‘고참’ 정기 기부자입니다. 월 1만원 기부에서 시작한 그는 해마다 1만원씩 늘려 2008년에는 매달 13만원을 기부했습니다. 사실 가족을 부양하는 월급쟁이 처지에서 적은 돈이 아닙니다. 그러나 정 매니저는 “기부한 돈이 어린이들을 위해 어떻게 쓰이는지 재단에서 보고서를 받을 때마다 보람을 느낀다”며 웃었습니다.



    그런 그의 따뜻한 마음이 동료들에게도 전달됐는지, 연말마다 회사 차원에서 벌이는 희망 이웃돕기 캠페인을 통해 정기 기부를 하는 SK텔레콤 직원들이 해마다 늘고 있습니다. 2008년 12월8일까지의 기부금액은 총 1억3600만원으로, 2007년보다 15%가량 많아졌다고 합니다.

    정 매니저처럼 기부금이 어떻게 쓰이는지 알게 되면 기부하는 기쁨이 더 커지겠죠. 요즘 자선단체나 사회복지기관들은 기부자 스스로 기부 프로그램을 선택하도록 하고, 활동 보고서를 정기적으로 보내줍니다. 어린이재단은 2007년부터 결식아동 돕기, 공부방 운영, 의료비 지원 등 9개의 프로그램을 마련해놓고 있습니다.

    회사만 나서준다면 월급쟁이들은 ‘끝전 빼기’로 정기 기부를 할 수도 있습니다. 끝전 빼기란 1만원 미만의 급여를 기부하는 것인데요, 한국의학연구소(KMI)의 경우 전 직원 800여 명 가운데 700여 명이 끝전 빼기를 통해 매달 250만원을 기부한다고 합니다.

    새해에는 여러분도 ‘정기 기부자’로 데뷔하는 게 어떨까요? 특별히 관심 있는 자선 프로그램을 선택해 기부하고, 프로그램 진행 보고서를 받아본다면 이웃을 생각하는 연말연시의 따뜻한 마음이 1년 내내 계속될 겁니다.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