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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GMO 완전표시제를 許하라!

가장 많이 사용되는 식용류, 간장, 액상과당 등 빠져…시민단체 “알 권리 차원에서 반드시 재개정을”

  • 윤융근 기자 yunyk@donga.com

GMO 완전표시제를 許하라!

GMO 완전표시제를 許하라!

유전자변형 옥수수를 재배하고 있는 미국 글로벌 종자회사 듀폰-몬산토 연구센터(위)[동아DB].
GMO(유전자변형식품) 완전표시제 입법을 촉구하는 아이쿱(iCOOP)생협 회원들의 퍼포먼스[뉴스1].

원료 기반 GMO 완전표시제를 당장 실시하라.”

정부가 2월 4일부터 확대 시행하고 있는 ‘GMO(유전자변형식품) 표시제’에 대해 GMO반대 전국행동을 비롯한 시민단체가 ‘반쪽짜리 표시제’라는 비판과 함께 재개정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그 이유는 GMO가 가장 많이 사용되는 식용유나 간장, 액상과당 등이 표시 대상에서 빠졌기 때문이다.

새 GMO 표시제에 따르면 제품의 원재료 종류와 함량에 관계없이 유전자 변형 DNA가 조금이라도 남아 있으면 각 원재료에 GMO 표시를 해야 한다. 그 전에는 제품 내 함량이 5위 안에 드는 원재료에서 유전자 변형 DNA가 발견되지 않으면 GMO 표시를 하지 않아도 됐다. 하지만 이제는 모든 원재료에 GMO 표시를 해야 한다. 예를 들어 특정 제품에 포함된 원재료 가운데 6번째로 함량이 많은 대두(콩)에서 유전자 변형 DNA가 검출됐다면 그 전에는 GMO 표시를 하지 않아도 됐지만, 이제부터는 제품 뒷면에 ‘대두(유전자변형 작물 사용)’이라고 표시해야 한다.

표시 대상 원재료는 국내에서 안전성 심사를 통과해 수입이 승인된 유전자변형식품과 그 가공식품이다. 현재 승인된 작물은 대두, 옥수수, 면화, 카놀라, 사탕무, 알팔파 등 6가지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유전자변형식품을 육안으로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GMO 표시의 활자도 현행 10포인트에서 12포인트로 키웠다. 식약처는 단서조항을 통해 ‘다만, 열처리·발효·추출·여과 등 고도의 정제 과정으로 유전자 변형 DNA가 남아 있지 않은 식용유, 간장, 당류 등은 현행과 같이 표시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명시했다.





식용유 등 표시 안 해도 되는 법적 근거

GMO 완전표시제를 許하라!

2월 4일부터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새 GMO(유전자변형식품) 표시제를 확대 시행하고 있으나 ‘반쪽짜리 표시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GMO 표시를 한 수입산 과자 제품. [홍중식 기자]

정부의 GMO 표시제 확대 시행이 언뜻  GMO 표시제가 강화된 것처럼 보이지만 시민단체는 그렇지 않다고 주장한다. GMO 표시제가 확대 시행됐지만 당장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GMO 표시 제품은 크게 늘지 않는다는 것이다.  

문제가 되는 부분은 단서조항이다. 지금까지 식약처는 내부규정(지침)을 통해 기술적으로 DNA 검출이 어려운 식용유나 간장, 액상과당 등을 표시 대상에서 제외해 왔다. 하지만 이번 개정을 통해 표시를 안 해도 되는 면제 대상으로 확실히 분류해놓았다.

오세영 한살림연합 조직지원팀장은 “국민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식용유 등을 제외함으로써 식품에 대한 막연한 불안만 키운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관련 업계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김정년 한국식품산업협회 식품안전부장은 “소비자의 알 권리는 당연히 존중하지만, 당장 GMO 완전표시제를 도입하면 가공식품의 원가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며 “유전자변형 확인이 어려운 수입 반가공 농산물 원료 등에 비해 검증이 가능한 국내 제품이 역차별받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유럽연합(EU)은 소비자가 혼동하지 않도록 DNA 존재 여부와 상관없이 GMO를 사용한 모든 GM 식품 및 사료에 GMO 표시를 하고 있다.

그동안 허용하지 않았던 Non-GMO(비유전자변형식품) 표시도 반발을 키우고 있다. 대두 및 옥수수를 사용한 식품은 비유전자변형식품, 무유전자변형식품, Non-GMO, GMO-free 등 4가지로 표시할 수 있다.

시민단체는 수입산과 국내산의 Non-GMO 표시 차별을 지적한다. 수입산 유전자변형식품이 ‘비(非)의도적 혼입치’가 3% 이내일 경우 Non-GMO 표시를 할 수 있는 것에 비해 국내 농산물은 전혀 검출되지 않아야 해당 표시가 가능하다. 국내에서는 GMO를 재배하지 않기 때문에 비의도적 혼입치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2월 8일 저녁 서울 한 대형마트에 장을 보러 나온 주부 장모(55) 씨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식품코너에 진열된, 단박에 먹을 수 있는 옥수수였다. 한겨울 잘 포장된 옥수수는 먹음직스러웠다. 포장지 앞면 왼쪽 상단에 Non-GMO 표시가 선명한 태국산이었다. 그나마 외국산 농산물이기에 이런 모습이 가능했다. 국내산 농산물에 Non-GMO 표시를 하려면 원재료 함량이 50% 이상이거나 1순위로 사용돼야만 하고 비의도적 혼입이 있어서는 안 된다.



지난해 유전자변형식품 214만t 수입

GMO 완전표시제를 許하라!

GMO(유전자변형식품) 추방 공동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지난해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후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GMO 표시 축소 고시개정안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뉴스1]

그러나 현실적으로 국내에서 비의도적 혼입 안전지대는 없어 보인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GMO 자생지는 127곳으로 확인되며 그 수는 매년 늘고 있다. 또한 전국 27개 이상의 시·군에서 진행되고 있는 GMO 시험 재배지는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 당시 관리 및 시설 부실로 GMO 유출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지적받았다.

여기에 건강기능식품에서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부형제와 안정제, 희석제 등은 아예 GMO 표시 대상에서 면제됐다. 이들은 건강기능성 원료를 먹기 편한 형태로 만들 때 사용하는 재료다. GM 옥수수나 대두, 전분 등이 건강기능식품에 아무리 많이 섞여 있어도 부형제라면 GMO 표시를 하지 않아도 된다.

유전자변형식품에 대한 안전성과 찬반 논란은 현재진행형이다. 찬성하는 쪽은 생명공학의 발전과 함께 인류가 궁극적으로 이익을 볼 수 있고, 농업 생산량이 늘어나기 때문에 식량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라고 말한다. 반대하는 쪽은 유전자변형식품이 생물 다양성을 훼손해 생태계 파괴는 물론, 100% 인체에 안전하다는 정확한 규명이 아직까지 없다는 점을 든다.

지난해 우리나라에 수입된 유전자변형식품은 214만t이었다. 이 가운데 유전자변형식품은 211만t이며 가공식품은 3만t이다. 유전자변형 작물은 식용유, 간장, 전분당으로 가공되고, 비유전자변형 작물은 두부, 콩나물, 된장, 전분, 팝콘 등으로 만들어져 일반 소비자에게 판매됐다.






주간동아 2017.02.22 1076호 (p48~49)

윤융근 기자 yuny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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