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08

2007.10.30

“공익 동아리 활동 ‘생존경쟁’하듯 하지요”

  •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입력2007-10-24 1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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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익 동아리 활동 ‘생존경쟁’하듯 하지요”

    회장 이지현 씨(맨 왼쪽)와 ‘생존경쟁’ 회원들.

    대학생 연합동아리 ‘생존경쟁’, 동아리 이름치고는 좀 살벌한 느낌이다. 회장을 맡고 있는 이지현(22·숭실대) 씨는 “동아리 활동을 생존경쟁하듯 치열하게 한다”며 그 의미를 설명했다. ‘생존경쟁’은 1994년 ‘대한민국 대학생 문화를 대변하고자’ 만들어진 문화창조 동아리다. 그동안 광복 50주년 기념 ‘전국 대학생 대축제’, 월드컵 유치 기원 ‘대학생 아마추어 축구대회’, 한일 월드컵 동시 개최 기념 ‘한일 대학생 문화체험 홈스테이’, ‘세계 속에 한국 문화 알리기’ 프로젝트 등 다양한 사회 공익, 문화 행사를 기획하고 실천해왔다.

    현재 신입생부터 졸업 예비생까지 총 10명의 회원이 활동 중인데, 모두 다른 학교를 다닌다. “학점 관리와 영어공부, 취업준비 등으로 바쁘지만 의미 있는 대학생활을 하고자 ‘생존경쟁’에서 활동하게 됐다”는 이현진(23·명지대) 씨는 “다른 학교 친구들과 함께 활동하다 보니 사회생활을 미리 배우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요즘 ‘책 읽는 지하철역 만들기’ 사업을 추진 중이다. “집과 학교만큼이나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되는 지하철역에 독서공간을 만들어 시민문화참여장으로 활성화하겠다”는 목적으로 지난해부터 5호선 광화문역에 독서대합실을 설치해 운영 중이다.

    좋은 의도를 갖고 의욕적으로 달려들었지만 대학생 10명이 하기엔 어려움도 많았다. 각 출판사, 대형서점들에 연락해 책 2500권을 모으는 일도, 역장의 허가를 받아 공간을 확보하는 일도 쉽지 않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수백 권의 책이 분실됐을 땐 마음고생도 심했다. 처음엔 10명이 돌아가면서 지킴이 활동을 했다는 이들은 “원래 의도가 사람들을 감시하는 것이 아니었다”는 판단 아래 시민의 양심을 믿기로 했다고. 다행히 광화문역 독서대합실은 지금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생존경쟁’은 올 9월 2호선 교대역에 두 번째 독서공간을 만들었다. 10월17일에는 성공적 운영을 바라는 50일 자축행사를 열어 홍보활동도 벌였다. 학업과 아르바이트 시간을 쪼개 활동한다는 것이 힘들지만, 그래도 “수고했다는 격려의 말을 듣거나 독서대합실에 도시락까지 싸들고 와 책을 읽는 사람들을 볼 때면 고생 따위는 다 잊을 만큼 뿌듯하다”고 한다.



    “이력서를 채울 경력을 쌓기 위해 왔다가 힘들다며 금세 나가는 친구들도 많아요. 그만큼 열정과 애정이 필요한 일이죠. 하지만 보람은 그보다 더 큰 것 같아요.(웃음)”(이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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