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08

2007.10.30

불륜과 사랑의 종신보험

  • 한지엽 한지엽비뇨기과 원장

    입력2007-10-24 15: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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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륜과 사랑의 종신보험
    요즘 ‘불륜 공화국’으로 불릴 만큼 브라운관이나 스크린에 불륜을 소재로 한 내용이 넘쳐나고 있다. 불륜을 저지른 사람에 대한 배우자의 대응 모습도 많이 달라졌다.

    최근 인기리에 방영됐던 ‘페인티드 베일(The Painted Veil)’이라는 영화가 떠오른다. 이 영화는 서머싯 몸이 중국여행에서 영감을 얻어 쓴 장편소설을 바탕으로 ‘결혼과 불륜’ ‘사랑과 배신’ ‘질투와 복수’ ‘순간적 욕망과 영원한 사랑’ 등 남녀간 사랑의 양면성을 이야기하고 있다.

    활달한 성격의 영국 처녀 키티는 자신을 숨막히게 하는 엄마의 그늘에서 벗어나고자 때마침 청혼한, 마음에도 없는 월터와 도망치듯 결혼한다. 키티는 세균학자이자 의사인 남편의 근무지 상하이에서 신혼살림을 시작하지만, 성격과 취미 등 일치하는 점이 없어 겉돌기만 하다 부영사관인 찰리와 불륜을 저지르고 만다. 이를 알게 된 남편의 협박에 키티는 콜레라가 창궐하는 중국의 벽지마을로 남편과 함께 들어가게 된다.

    에드워드 노튼이 연기한 월터의 모습에서 상처받은 남자의 아픔이 절절하게 표현된다. 꾹 다문 입과 깊은 눈매의 월터는 처음엔 사랑하는 아내에게 배신당한 상처로 아내를 똑바로 바라보지 못한다. 벽을 보거나 자신의 신발을 쳐다보는 식으로 시선을 피하는 그를 키티는 혐오감 때문이라 생각했지만, 사실 그는 아내에 대한 복수심보다 스스로를 책망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영화는 두 남녀가 결혼이란 계약을 통해 함께 살아가는 데 무엇이 중요한지를 생각하게 한다. 결국 결혼이란 ‘섹스’를 매개로 한 독점적 소유의 관계가 아니라, 상호 이해와 공감을 바탕으로 한 영적 관계가 돼야 한다는 것을 이 영화는 보여준다. 결혼을 결심한 선남선녀는 결혼 전 서로의 성격이나 사랑 유형에 대해 알아보고 이해 과정을 거치는 것이 종신보험을 들어주는 것보다 더 값지지 않을까.



    선조들이 궁합을 봐왔듯 현대인에게는 상대의 욕망을 채워줄 수 있는 자신만의 노하우가 필요하다. 그런 면에서 장애요소가 될 수 있는 음경왜소 콤플렉스나 조루증, 발기부전이 있다면 먼저 해결할 일이다. 현대의학의 발전은 그것이 가능하게끔 해답을 찾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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