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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의 즐거움

커리어 그랜드슬램에 올릭픽 금메달 더하니…

사상 최초 ‘골든슬램’ 박인비

  • 남화영 헤럴드경제 스포츠에디터 nhy6294@gmail.com

커리어 그랜드슬램에 올릭픽 금메달 더하니…

커리어 그랜드슬램에  올릭픽 금메달 더하니…

박인비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여자골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골든슬램을 달성했다. [사진 제공·IGF]

골프에는 여러 가지 슬램(slam)이 있다. 그랜드슬램은 모든 메이저대회를 휩쓰는 것이다. 한 해에 모든 메이저대회를 석권하는 것을 ‘캘린더 그랜드슬램’이라 한다. 미국 남자프로골프협회(PGA) 투어 역사에선 보비 존스(미국)가 1930년 달성했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는 2000년 여름 US오픈 우승을 시작으로 이듬해 마스터스까지 연속 우승해 ‘타이거슬램’이란 신조어를 만들어냈다. 그랜드슬램을 몇 년을 두고 달성하면 ‘커리어 그랜드슬램’이 된다.

미국 여자프로골프협회(LPGA) 투어에서 캘린더 그랜드슬램은 없다. 메이저대회 형성 과정도 복잡하다. US여자오픈, KPMG위민스PGA챔피언십(옛 LPGA챔피언십)에 이어 영국에서 열리는 리코위민스브리티시오픈은 2000년부터 메이저대회로 승격됐다. 프랑스 에비앙레뱅에서 열리던 에비앙챔피언십은 2013년부터 메이저에 들었다. 나비스코챔피언십은 스폰서가 나서지 않아 없어질 예정이었다가 2014년부터 ANA인스퍼레이션으로 지속되고 있다. 이후 현재까지 이들 5대 메이저대회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박인비(28·KB금융그룹)는 2008년 LPGA투어 US여자오픈을 19세 11개월로 최연소 우승하면서 두각을 나타냈다. 어린 나이에 첫 승을 거둔 후 한동안 슬럼프를 겪었고 일본 무대에서 활동하기도 했다. 그러다 2012년 에비앙챔피언십 우승으로 부활했다. 2013년은 나비스코챔피언십을 시작으로 LPGA챔피언십, US여자오픈까지 ‘메이저대회 3연승’을 일궈냈다. 이는 1950년 베이브 자하리아스(미국)의 기록과 같았다. 그해 박인비는 캘린더 그랜드슬램을 놓쳤지만 메이저대회 3승에 총 6승을 이루는 역대급 성적을 냈다.  

박인비의 압도적인 활약은 2015년까지 계속됐다. KPMG위민스PGA챔피언십을 3연패했고, 리코위민스브리티시오픈에서 우승하면서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이룩했다. LPGA 통산 17승에 메이저대회 7승을 달성한 것이다. 2014년 말에는 골프 코치와 결혼해 가정을 꾸리면서 투어 생활에 안정까지 찾았다. 하지만 2015년 말부터 손가락 부상에 시달렸다. 2016년 초에는 출전 대회에서 기권하기도 했다. 부상 치료와 대회 출전을 병행해야 했다.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이 다가올수록 주변에서는 후배들을 위해 출전권을 양보하라는 여론이 드높았다.

하지만 박인비는 출전 의사를 밝힌 뒤 묵묵히 부상 치료와 연습에만 몰두했다. 리우올림픽 일주일 전인 8월 초 제주 오라컨트리클럽(CC)에서 열린 삼다수마스터스에서 예선 탈락하자 그를 향한 불만의 여론이 극에 달했다. ‘욕심 때문에 다른 선수가 출전 기회를 놓쳤다’는 식의 비난까지 나왔다. 세계 랭킹도 가장 높은 선수였지만 일부에서 그런 여론이 형성됐다.  



하지만 리우올림픽 골프 경기가 시작되면서 모든 게 달라졌다. 첫날부터 선두에 오른 박인비는 차원이 다른 경기력으로 대회를 압도했고, 결국 금메달을 따냈다. 은메달을 딴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에게 5타나 앞선 우승이었다. 함께 출전한 양희영이 4위, 전인지는 13위, 김세영은 25위였다. 경기를 마친 뒤 박인비는 소감을 담담하게 말했다.

“올림픽에 나가야 하나 많이 고민하고 결심했다. 이후로 꾸준히 비난도 들었으나 열심히 준비했다.”

스포츠에서 ‘골든(Golden)슬램’은 테니스에서 시작했다. 4대 메이저대회를 석권하는 그랜드슬램에 올림픽 금메달을 더하면 달성된다. 슈테파니 그라프(독일)가 1988년 달성했다. 앤드리 애거시(미국), 라파엘 나달(독일), 세리나 윌리엄스(미국)까지 총 19명이 커리어 골든슬램을 달성했다. 테니스계에서 올림픽 금메달은 메이저대회 이상의 가치로 여겨진다. 박인비는 세계 골프 역사상 처음으로 ‘골든슬램’을 달성한 것이다.






주간동아 2016.12.28 1069호 (p74~74)

남화영 헤럴드경제 스포츠에디터 nhy629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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