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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끔, 상쾌…비린내 잡는 ‘라로슈’

굴과 환상 궁합 프랑스 ‘샤블리’

  • 김상미 와인칼럼니스트 sangmi1013@gmail.com

깔끔, 상쾌…비린내 잡는 ‘라로슈’

깔끔, 상쾌…비린내 잡는 ‘라로슈’

샤블리 지역 전경(왼쪽)과 13세기에 사용한 포도 압착기. [사진 제공 · 레뱅드매일]

깔끔, 상쾌…비린내 잡는 ‘라로슈’

레 보드베 와인(왼쪽)와 생 마르탱 와인. [사진 제공 · 레뱅드매일]

초겨울 찬바람에 코가 시리면 살이 통통하게 오른 굴의 향긋하고 짭조름한 맛이 떠올라 입안에 침이 고인다. 서양에서는 굴과 가장 잘 어울리는 와인으로 샤블리(Chablis)를 꼽는다. 샤블리는 샤르도네(Chardonnay)라는 포도로 만든 화이트 와인으로 프랑스 북동부 내륙에 위치한 샤블리 지역에서 생산한다. 1억5000만 년 전 이 지역은 바다 밑바닥이었다. 이때 쌓인 해양 퇴적물이 땅속에 많아 샤블리 와인에선 조개껍데기나 부싯돌 같은 미네랄향이 느껴진다. 이 향이 바로 샤블리와 굴이 환상의 궁합을 이루도록 하는 요소다.

샤블리에는 약 300개의 와이너리가 있다. 그중에서도 도멘 라로슈(Domaine Laroche)는 국내에 많은 팬을 확보한 와이너리다. 1850년 설립된 라로슈는 9세기부터 수도사들이 와인을 만들던 로베디엉세리(l’Obediencerie) 수도원 자리에 위치해 있다. 라로슈는 수도원의 옛 건물을 보존한 채 그들이 만드는 최상급 샤블리 와인을 이곳에서 숙성시킨다. 이곳에 있는, 13세기에 사용한 포도 압착기 또한 프랑스 와인 역사의 중요한 유물이다.

라로슈가 보존하는 것은 와인 역사만이 아니다. 그들은 포도밭도 20년 전부터 화학약품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유기농을 고집한다. 샤블리 지역 포도밭은 총 5000ha  (5000만m2)이다. 최우수 등급인 그랑 크뤼(Grand Cru) 밭이 전체의 2%에 불과하고, 그 아래 등급인 프르미에 크뤼(Premier Cru)가 18%이며, 나머지 80%는 마을 등급인 샤블리와 프티 샤블리(Petit Chablis)다. 라로슈는 총 90ha(90만m2)의 밭을 소유하고 있는데, 그중 30ha가 그랑 크뤼와 프르미에 크뤼다. 우수한 밭을 유기농으로 운영하니 와인 맛이 좋을 수밖에 없다. 특히 올해는 기후가 좋지 않아 수확량이 평년의 절반 이하로 줄었지만 라로슈는 유기농을 포기하지 않을 정도로 밭에 대한 애정이 강하다.

라로슈의 와인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레 블랑쇼(Les Blanchots)다. 라로슈의 그랑 크뤼 밭인 블랑쇼에서 수확한 포도로 만드는 이 와인은 질감이 부드럽고 복숭아, 흰 꽃, 흰 후추, 분필가루 등 갖가지 향을 담고 있다. 이렇게 뛰어난 복합미를 한껏 즐기려면 병입된 상태로 10~12년 숙성시킨 뒤 마시는 것이 가장 좋다. 프르미에 크뤼 밭에서 생산한 포도로 만든 와인으로는 레 보드베(Les Vaudevey)와 레 푸르숌므(Les Fourchaumes)가 있다. 보드베는 자몽향이 감도는 우아하고 섬세한 스타일인 반면, 수령 65년의 고목에서 생산된 포도로 만든 푸르숌므는 잘 익은 과일과 꿀향이 감돌고 구조감이 탄탄하다. 푸르숌므가 남성적인 스타일이라면 보드베는 여성스럽다. 생 마르탱(Saint Martin)은 라로슈가 보유한 60ha의 마을 등급 밭 중 우수한 밭에서 수확한 포도로 만든 와인이다. 과일향과 산도의 균형이 좋아 맛이 경쾌하고 그랑 크뤼나 프르미에 크뤼 와인보다 저렴해 가격 대비 만족도가 높다.

블랑쇼, 보드베, 푸르숌므 같은 그랑 크뤼나 프르미에 크뤼 와인은 마시는 내내 새롭게 피어나는 향이 압권이다. 이렇게 다채로운 향미를 즐기기에는 향이 강한 굴보다 담백한 해산물요리가 더 낫다. 굴에는 생 마르탱을 곁들여보자. 상큼한 와인 맛이 굴을 먹고 난 뒤 살짝 비린 입맛을 깔끔하게 씻어줄 것이다.








주간동아 2016.11.23 1064호 (p73~73)

김상미 와인칼럼니스트 sangmi101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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