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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수레 개헌논의 소리만 요란?

권력구조 개편 정치권 너도나도 … “대통령제를 어떻게” 논의의 핵심

빈 수레 개헌논의 소리만 요란?

빈 수레 개헌논의 소리만 요란?

청와대 전경.

정치권이 개헌론에 휩싸였다. 여야를 막론하고 개헌론이 난무한다. 청와대는 물론 당 지도부, 심지어 유력 대선주자들까지도 개헌론 행렬에 동참하고 있다. 열린우리당(이하 우리당)과 한나라당은 때 이른 개헌론에 대한 대책을 강구하기 위해 부산하다.

우리당의 개헌 프로그램은 열린정책연구원(원장 박명광 의원·이하 정책연구원)이 담당한다. 정책연구원은 이미 2월 초 개헌 문제를 올해의 기본 연구과제로 선정, 연구에 임한다는 구상을 해놓고 있다. 박명광 원장은 “2만 달러 시대, 선진국 진입을 앞둔 시대 상황에 맞게 법체계를 고쳐 경쟁력을 갖추자는 취지”라고 개헌론의 배경을 설명했다.

정치권에서 일고 있는 개헌론의 핵심은 권력구조 개편이다. 대통령제를 어떻게 바꿀 것이냐는 것이 논의의 핵심이자 본질인 셈이다. 정책연구원은 4년 중임 정·부통령제나 내각제, 이원집정제 등 모든 실현 가능한 권력구조를 연구대상으로 삼고 있다. 그러나 아직 방향을 설정하거나 컨셉트를 잡은 것은 없다.

그럼에도 정치권 일각에선 파격적인 주장이 나오고 있다. 2월14일 우리당 이석현 의원은 헌법재판소 폐지를 주장, 파문을 일으켰다. 통일헌법이 제기될 경우, 개헌논쟁은 영토조항 등 헌법 전반으로 확대될 수 있다. 국가보안법 폐지론자들은 우리나라 영토에서 북한을 제외하자는 주장을 내놓는다. 관습헌법에 맞서 ‘수도’ 조항을 명백히 하자는 견해도 우리당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모두 연구대상 아직 방향은 없어



정책연구원 이지호 수석연구원(정치학 박사)은 “개헌 공론화 시기는 지방선거 전후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때를 전후해 여야 간 의견조율 등이 시도될 것이며, 2007년 대선 전 개헌에 대한 정치권의 의견이 정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당 내외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권력 체계는 4년 중임 정·부통령제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의 개헌 목소리도 시대적 흐름을 반영하는 법률체계로의 전환이라는 대의명분으로 포장됐다. 물론 그 속에 정치적 목적도 숨기고 있다. 한나라당은 97년과 2002년 두 번에 걸쳐 대선에서 패배했다. 이로 인해 한나라당 일각에서는 집권 가능성에 대한 회의가 일고 있고, 이는 곧바로 ‘권력분점’에 대한 유혹으로 이어지고 있다. 바로 그 자리에 개헌이라는 수단이 자리잡고 있다.

한나라당의 개헌을 지휘하는 ‘본부’는 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소장 윤건영 의원)다. 개헌과 관련 다각도의 검토와 연구 진척도는 우리당보다 한나라당이 앞서 보인다. 여의도연구소 관계자는 “당파적 정략에 따른 개헌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개헌 준비작업을 끝냈다”고 말했다. 박세일 정책위의장도 “(여의도연구소장 시절) 연구를 한 적이 있다”고 실토했다.

한나라당은 권력구조에 대한 변화 가능성을 예의주시한다. 박근혜 대표를 비롯, 당 지도부와 중진들이 선호하는 권력구조는 4년 중임 정·부통령제. 여의도연구소의 경우 4년 중임 정·부통령제와 내각제, 이원집정제 등 모든 권력체계에 대한 ‘연구’를 끝낸 것으로 알려졌다.

여의도연구소 곽창규 정책실장은 ‘선진화’ 컨셉트에 따라 “1987년 임시방편으로 만들어진 헌법을 삼권분립, 권력 중립화, 사법부 독립 강화, 각종 위원회의 독립 등과 관련한 시대적 요구를 담아낼 수 있는 법률체계로 변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더욱 성숙된 자유민주주의 이념에 충실한 법체계의 확립이란 목표도 설정된 상태.

여야 합의가 공론화의 첫발

정치권이 개헌정국으로 돌입하기 위한 관건은 여야의 합의다. 유력 차기 대선주자들의 태도도 중요하다(상자기사 참조). 과거와 달리 대선주자들 가운데 개헌에 호의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경제불황과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불안 등은 개헌 공론화를 정면으로 위협하는 요인들로 분류된다. 다수의 국민들은 현행 헌법이 87년 자신들의 힘으로 쟁취한 ‘민주주의의 산물’로 여긴다. 따라서 정치권이 이를 임의로 바꾸는 것에 대해 거부감을 보이는 경우도 없지 않다. 이 역시 정치권이 넘어야 할 벽이다. 개헌 엔진은 과연 시동을 걸 것인가.





주간동아 2005.03.01 474호 (p26~27)

  • 김시관 기자 sk2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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