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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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의 달밤 外

  • 입력2005-02-11 16: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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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라의 달밤 外
    평단의 혹평에 상관없이 전국 100만 관객 동원이라는 의외의 흥행돌풍을 일으킨 ‘주유소 습격사건’의 제작자·감독·작가가 다시 뭉친 코믹 액션영화. ‘신라의 달밤’은 올 여름 관객을 시원한 웃음의 향연으로 초대할 영화다.

    현직 깡패인 영준(이성재)은 학창시절 범생이 중의 범생이였고, 현직 교사인 기동(차승원)은 학교를 평정한 ‘짱’이었다. 10년 만에 만난 두 사람은 사랑스러운 라면집 여주인 민주란(김혜수)을 놓고 쟁탈전을 벌이지만 주란의 관심은 오로지 철부지 남동생 주섭에게 쏠려 있다. 영준의 후계자가 되고 싶은 주섭은 기동이 다니는 학교의 소문난 문제아. 과연 누구의 사랑법이 주란의 마음을 차지할 수 있을 것인가.

    전작과 달리 ‘드라마가 강한 코미디’임을 강조하는 김상진 감독. ‘주유소’라는 한정된 공간을 벗어나 ‘경주’라는 도시로 공간을 넓힌 이 영화에서는 불국사· 첨성대 등의 유적들이 이국적인 화면을 연출해 색다른 볼거리를 선사한다.

    오! 그레이스

    신라의 달밤 外
    “마약 재배와 흡연을 의도적으로 자세하게 묘사해 미풍양속을 해칠 수 있다”는 영상물등급위원회의 제동에 걸려 하마터면 개봉도 못할 뻔한 영화 ‘오! 그레이스’. 마약을 다룬 영화라 불온하고 어두운 분위기라 생각할지 모르지만 이 영화는 지난해 선댄스영화제와 뮌헨영화제에서 ‘관객상’을 수상한 ‘재미있는’ 영화다.



    아름다운 정원이 딸린 저택에서 화초를 가꾸고 티파티를 열며 소박하게 살아가던 그레이스는 남편의 갑작스런 죽음과 함께 파산 위기를 맞는다. 사랑하는 집마저 남의 손에 넘어갈 위기의 상황에서 그녀가 선택한 건 대마초 재배와 판매. 그녀가 가꾸는 ‘비밀의 화원’에는 최상급 대마초가 무성하게 자라나고, 이를 돈과 바꾸기 위해 대마초 샘플을 들고 런던으로 혼자 떠난 그레이스는 대도시 마약상과의 거래를 시작한다.

    때묻지 않은 캐릭터를 열연한 배우들과 기발한 상황 전개, 영국 ‘콘월’ 마을의 아름다운 자연풍경이 행복한 웃음을 주는 영화. 영화는 습기와 조명, 시간과 영양분을 알맞게 섭취한 화초처럼 코미디와 드라마, 휴머니티가 적절히 섞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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