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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 노동자들 잘릴 걱정 안하겠네

흑자기업 구조조정 고통 전가 금지 ‘사회계획’ 법안 마련 … “노동자 보호 획기적 조치”

  • < 민유기/ 파리 통신원 YKMIN@aol.com>

佛 노동자들 잘릴 걱정 안하겠네

佛 노동자들 잘릴 걱정 안하겠네
지난 98년 35시간 노동제 채택 이후 프랑스 경제는 올해 초 실업률이 8%대로 떨어져 20여년 만의 최저 실업률을 보이고 있다. 프랑스는 최근 3∼4년간 유럽 내에서도 최대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호황을 누렸다. 특히 이러한 경제성장은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미국식 신자유주의 모델과 달리 사회복지를 강조하는 유럽의 전통적인 ‘사회주의적 자본주의’의 틀 안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올 봄부터 일부 외국기업이나 프랑스 기업들이 구조조정 차원에서 공장폐쇄와 노동자 해고를 단행하였지만 이들의 조처가 실업률 하락이나 경제성장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그럼에도 사회당 정부는 노동자들의 해고를 막을 수 있는 방안을 곧 입법화할 예정이다.

‘사회계획’이라 불리는 이 법안은 엘리자베스 기구 연대와 고용부 장관이 다수의 사회당 의원들과 함께 준비하였고, 사회당 정부의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지난 4월24일 의회에 제출하였다. ‘사회계획’은 3월 중순부터 일부 기업들의 공장폐쇄와 이에 따른 해고 노동자들의 시위가 연이어 발생하며, 해고문제가 사회쟁점화하자 이에 대한 정부 차원의 대응책을 마련하였다. 영국의 유통업체인 ‘막스 앤 스펜서’와 스위스의 항공업체 ‘에어 리베테’, 프랑스의 유제품 가공업체 ‘다농’그룹 소속 제과회사 ‘뤼’ 등이 현재까지 구조조정에 따른 공장폐쇄와 노동자 해고를 단행했고, 가전제품 회사인 ‘물리넥스’ 와 ‘브란트’가 기업 합병에 따른 인력조정 차원에서, 속옷업체인 ‘딤’ 역시 현재 진행중인 구조조정 과정에서 상당수의 노동자들을 조만간 해고할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프랑스에 공장이 있는 외국의 이동전화 회사들이 세계적인 핸드폰 시장의 위기에 따라 프랑스를 비롯한 각국의 공장들을 폐쇄할 방침이라고 발표했다.

프랑스 정부가 새롭게 ‘사회계획’을 마련한 것은 프랑스의 좌파 진영이 전통적으로 고용문제를 사용자와 노동자의 단순한 계약이라기보다 일종의 사회적 협약으로 인식하였기 때문이다. 또 올 봄 공장폐쇄와 노동자 해고를 단행한 기업의 경우 일부를 제외하고는 수익을 내는 흑자기업이라는 데 그 배경이 있다. 만성적인 적자기업이 시장논리의 합리성에 따라 공장폐쇄를 하는 건 어쩔 수 없지만 흑자기업이 구조조정 차원에서 노동자들에게 고통을 전가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노동자들의 해고를 막기 위해 정부가 마련한 ‘사회계획’은 크게 세가지 내용을 담고 있다. 첫째, 기업들에게 노동자 해고에 따른 부담금을 인상시키는 것이다. 현행 프랑스 법률은 기업이 노동자를 해고할 경우 해고하기 전 1년 동안 임금의 10%를 해고수당으로 지불하도록 규정하였는데 이를 2배로 늘리겠다는 것이다. 이미 몇몇 업종에서는 이 조처를 시행하고 있다. 철강과 광산업체들은 1977년 세계적인 오일쇼크 직후인 78년 12월부터 노사협의에 따라 이를 실행하고 있다. 사회계획은 이 조처를 전 산업분야에 적용하도록 규정한다. 사회당의 하원 원내총무 홀랑드는 기업들이 손쉽게 노동자를 해고할 수 없도록 “해고비용을 늘리고 또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둘째, 해고 노동자들에 대한 기업 차원의 재취업 노력을 명시했다. 1000명 이상을 고용한 기업은 해고 예상자들에게 당사자가 원할 경우 해고 일 6개월 전에 6개월간의 유급휴가를 실시해야 한다. 이는 해고 예정자의 재취업 준비기간으로 쓰인다. 또한 고용인원과 상관없이 모든 기업들은 노동자를 해고할 경우 해고를 결정하기 전에 해고 대상자들에게 기업활동의 대차대조표와 해고 대상 노동자들의 노동능력 평가서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사회계획은 재산업화 조처를 명시한다. 기업이 새로운 분야로 진출하기 위해 구조조정 차원에서 기존 공장을 폐쇄할 경우 신규 진출사업의 공장은 우선적으로 공장폐쇄가 이루어진 지역에 설치하여야 한다. 그와 함께 수익을 내는 기업이 신규분야 진출을 위해 노동자를 해고할 경우 해고 노동자의 숫자에 비례하는 국가 재정 기부금을 부가하며 이는 사회안전망에 쓰인다.

사회 안전망 우선 프랑스 가치 반영

지난 4월24일 엘리자베스 기구 연대와 고용부 장관이 하원에서 사회계획을 설명한 후 “이 계획이 우파의원들에게도 흥미로울 것”이라며 발언을 끝내자 일부 우파 의원들의 야유가 있긴 했지만 의회를 좌파가 장악하고 있는데다가 대체로 우파의원들 역시 19세기 이래 역사적 경험과 사회적 합의를 통해 쌓아온 사회안전망과 자본주의의 사회적 가치에 동의하였기 때문에 사회계획 법안은 조만간 법제화할 것으로 보인다. 공산당 의원들은 아예 흑자기업의 노동자 해고를 금지하는 법안을 의회에 제출할 것이라고 공표했다.

사회계획 법안 마련에 참여한 사회당 의원 베송은 이 법안이 “해고 자체가 기업에 이익을 주는 체계적인 수단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노동자들의 권리와 노동자 보호를 강화하는 것”이라고 언급하며, “이들 조처는 기업의 경제활동에 대한 자유방임도 아니고 금지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신자유주의에 반대하면서 사회적 가치를 위한 자본주의를 옹호하는 프랑스식 경제논리의 전형인 셈이다.





주간동아 2001.05.17 284호 (p48~49)

< 민유기/ 파리 통신원 YKMIN@a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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