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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정의동 코스닥위원장

“코스닥 위기설 터무니없다”

최근 증시 급락은 심리적 요인…‘질적 요구’ 구체화 신규등록 강화 두고 보라

“코스닥 위기설 터무니없다”

“코스닥 위기설 터무니없다”
나스닥 시장 폭락과 반등, 투매 심리 확산과 진정, 코스닥기업 퇴출, 벤처거품론, 5월위기설…. 총선이 끝난 코스닥 시장은 한마디로 혼란 그 자체다. ‘시장이 자연스레 정비되어가는 계기’라는 시각도 있지만 ‘도대체 코스닥 등록 심사 기준이 뭐냐’는 불만에서부터 당장 돈을 쏟아넣은 투자자들 입장에서 느끼는 막연한 두려움까지 불안요소는 한두가지가 아니다. 이런 불안요소에 대한 의구심을 풀기 위해 정의동 코스닥위원장을 만났다. 정위원장은 코스닥위원회 최초의 ‘상임위원장’이다.

지난주 발표한 20개의 코스닥 시장 퇴출 기업은 어떤 기업 위주로 선발했는가.

주식분산 요건 미달 등의 원인도 있지만 주로 자본 잠식 기업들이 대부분이었다.

지난주 ‘블랙 먼데이’로부터 시작된 나스닥 대폭락의 여파 속에서 퇴출 기업 명단이 발표되는 바람에 시장에 미치는 충격이 적지 않았을텐데….

퇴출 가능성이 있는 기업에 대해서는 이미 4월3일부터 사흘간 매매정지 조치를 취했었기 때문에 시장에 이러한 정보가 충분히 전달되었을 것이다. 또 퇴출 대상 기업에 올랐지만 해당 기업의 소명이나 보완 조처 등으로 퇴출 사유가 완전히 해소된 기업들도 있다. 물론 코스닥 등록 기업의 매출액이 98년 약 21조원에서 99년 25조원으로 늘어나는 등 실적 호전 양상이 드러나고 있는 것도 긍정적 변수다. 과거에 ‘묻지마 투자’가 유행했다고 해서 ‘묻지마 팔자’로 당장 돌아서지는 않을 것이다.



미국 증시 폭락에 따른 코스닥 시장 침체가 버블 붕괴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서는 동의하는가.

미국은 장기호황을 지속하면서 주가에 대한 버블논쟁이 계속되어 왔다. 장기간에 걸친 고주가 현상에 대한 우려가 있었던 것은 물론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최근 수출이나 경제성장이 지속되고, 물가나 금리가 안정세를 보이는 등 경제의 체질이 튼튼해지고 있다. 국내 증시의 최근 급락세는 실물경제에 바탕을 둔 것이라기보다는 심리적 요인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결국 투자자들이 심리적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정부, 증권유관기관, 투자자들이 합심해서 대처한다면 나스닥 시장의 충격을 충분히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총선 후 통화당국이 자금 환수에 나서면서 코스닥 시장 붕괴로 이어질 것이라는, 이른바 ‘코스닥 위기설’ 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나스닥 시장 급락세에 따라 일시적 충격은 있겠지만 코스닥 시장의 여건이 여전히 견고한 만큼 지금까지의 무차별적 상승`-`하락 기조가 우량주 중심으로 선별적으로 재편되면서 시장의 안정적 기반을 다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총선 변수는 크게 생각해 본 적이 없다. 투자자들도 이제 무분별한 뇌동매매를 하기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선별적인 투자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수익을 내지 못하는 코스닥 등록 기업들이 퇴출 판정을 받으면서 ‘벤처거품론’이 다시 힘을 얻고 있는 분위기다. 이에 대한 견해는 어떠한가.

벤처기업의 주가는 현재의 경영 성과나 재무상태보다도 미래의 성장 가능성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단순히 주가의 높고 낮음을 두고 과열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곤란하다. 결국 성장성을 뒷받침할 수 있는 실적 호전이 수반되는지가 관건 아니겠나. 그러나 99년도 벤처기업의 경영 실적을 살펴보면 98년에 비해 매출액은 54%, 경상이익은 199%, 순이익은 211% 증가하는 등 영업 실적이 아주 좋아지고 있다. 매출 증가율은 일반기업의 10.7%에 비하면 5배가 넘는 수준이다.

지난 3월 인터넷 경매 기업인 옥션과 쌍용 계열의 쌍용정보통신 등에 대한 코스닥 등록이 보류되었다가 2주일만에 허가되자 ‘코스닥 시장 등록 기준이 도대체 뭐냐’는 논란이 일었는데….

특정 기업을 언급하는 것은 옳지 않다. 당시 문제가 되었던 것은 공개시장 운영 규정의 15개 조항 중 하나인 ‘질적 요건’의 심의에 관계된 사항에 불과했다. 성장성이나 업종의 특성, 경영안정성 등을 평가하는 항목인데, 이는 이미 99년 8월부터 만들어져 운영되던 규정일 뿐이다. 새롭게 생겨난 게 아니라는 말이다. 이러한 항목은 기업 상장 기준이나 금융감독원의 유가증권 신고서에도 반영하는 부분이다. 단, 이를 대외적으로 공표해야 하는지의 논란은 있지만 앞으로 이에 대한 규정을 더욱 구체화할 것이다.

신규 등록 기업을 심사하는 데에서 특히 중점을 두고 있는 분야는 무엇인가.

현재의 재무상황뿐만 아니라 미래 성장성 및 수익성 등을 포함한 질적 요건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결정할 것이다. 포괄적으로 규정되어 있는 ‘질적 요건’을 명확히 하기 위해 △신청 서류를 허위 작성하거나 중요사항을 누락한 경우 △재무상황이 업계 평균 비율보다 불량한 경우 △관계회사의 부도발생 가능성 등 재무상황에 중대한 위해 요인이 있는 경우 △업종의 특성상 코스닥 시장 등록이 현저하게 부적합한 경우 등을 등록 심사기준에 추가해 시행하고 있다.

앞으로도 등록심사 관행과 기준을 보다 객관화해 코스닥 등록을 추진하는 기업들이 사전에 충분히 준비할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

‘질적 요건’에 따라 자의적 평가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을 것 같은데….

앞으로 더욱 구체화해 나가겠다.

코스닥 시장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어떠한 구상을 갖고 있는가.

우선 다양한 투자정보가 투자자들에게 제공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전자공시 제도를 도입하고 올 하반기에는 주가종합감리시스템을 구축해 시장운영의 투명성을 높이겠다. 시장의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작전 세력을 색출해 내고 내부자거래를 엄벌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투자자들이 합리적 투자를 할 수 있도록 유념하는 것도 중요하다.

코스닥 투자자들을 보호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코스닥시장은 중소 벤처기업이 자금을 조달하는 창구의 역할뿐 아니라 일반투자자들이 우량기업에 주식을 공급해 투자 운용수단으로서의 역할도 하고 있다. 따라서 형식만 갖추고 있다고 해서 무조건 등록시킬 것이 아니라 투명성과 성장성 등을 갖춘 기업만이 코스닥시장을 이용하도록 하는 것이 바로 투자자들을 보호하는 길이다. 일단 등록한 기업들에 대해서도 사후 관리를 철저히해 투자자들이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겠다. 이를 위해 부실화된 기업뿐만 아니라 투자자에게 기업정보를 제대로 공시하지 않는 등 불성실 공시법인들도 시장에서 퇴출시키도록 하겠다.

기업들 입장에서는 코스닥 시장이 코스닥위원회는 물론, 금융감독원 증권업협회 등에 의해 이중-삼중으로 감독을 받고 있어 ‘시어머니가 너무 많다’는 불만도 터져나오고 있다.

3개 기관이 때로는 역할분담이 필요한 일도 있고, 업무 조정을 해야 할 필요도 있지만 궁극적으로 코스닥 시장은 코스닥위원회를 중심으로 운영되어 갈 것이다.

코스닥 시장이 독립성을 갖고 운영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높다. 위원장도 재경부 국장출신으로 정부의 눈치를 전혀 안 보기는 어려울텐데….

소수 주주 중심의 기업을 공개하게 되면 사회적 책임이 따르기 때문에 상당한 정도의 검증을 거쳐야 하는 것이 사실이다. 코스닥위원회가 열리면 위원들의 발언 내용을 모두 녹음해 보관하기 때문에 나중에 문제의 소지가 발생할 경우 누가 어떤 발언을 했는지에 대해 모두 책임질 수 있도록 해 놓았다.

정부는 이미 지난해 ‘코스닥시장 건전화를 위한 발전방안’을 마련해 코스닥시장의 공정성과 독립성 제고를 위한 정책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지난 2월 각계에서 전문성과 경험을 인정받고 있는 인사들로 코스닥위원회를 확대 개편한 것도 여기에 근거한 것이다.

인터넷기업들이 수도 없이 생겨나고 이에 따라 여태까지 보지 못했던 전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도 생겨나고 있는데 코스닥위원회가 이런 기업들을 모두 심사할 만한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고 보는가.

27년간 경제 관료만 한 사람이 뭘 알겠느냐고 비난하는 사람도 있는데… 경험과 지식에서만큼은 중상위권 이상의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믿는다. 코스닥위원회는 시스템을 갖고 운영해 나가는 곳이다. 따라서 모든 위원들이 회계 법률 등의 지식에 해박할 필요는 없다. 전문성을 보완하기 위해 KAIST 중소기업진흥공단 코스닥증권, 그리고 법률회사에서 각각 위원을 선임해 놓고 있다.



주간동아 2000.05.04 232호 (p4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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