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3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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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에 익숙한 Z세대, 디지털 단점도 빨리 잡아낸다

[김상하의 이게 뭐Z?]

  • 김상하 채널A 경영전략실 X-스페이스팀장

    입력2023-06-08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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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색창에 ‘요즘 유행’이라고 입력하면 연관 검색어로 ‘요즘 유행하는 패션’ ‘요즘 유행하는 머리’ ‘요즘 유행하는 말’이 주르륵 나온다. 과연 이 검색창에서 진짜 유행을 찾을 수 있을까. 범위는 넓고 단순히 공부한다고 정답을 알 수 있는 것도 아닌 Z세대의 ‘찐’ 트렌드를 1997년생이 알잘딱깔센(알아서 잘 딱 깔끔하고 센스 있게)하게 알려준다.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 태어나면서부터 디지털 기기에 둘러싸여 성장한 세대)인 Z세대는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에서 사람을 만나고 대화하는 게 더 편하다고 느낀다. 또 ‘콜 포비아’(Call Phobia: 전화 통화에 대한 공포)라고 해서 전화 통화보다 문자 메시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메신저 등을 통해 사람과 소통하는 것에 편안함을 느낀다. 이처럼 디지털에 익숙한 Z세대는 디지털의 단점도 그 누구보다 빨리 잡아낸다. 또 그것에 대한 수정 및 개선 사항을 기업에 적극 요구하기도 한다.

    # 단톡방 조용히 나가게 해주세요

    [카카오톡 캡처]

    [카카오톡 캡처]

    Z세대는 직장과 일상을 유독 분리하고 싶어 한다. 이런 성향이 가장 잘 나타나는 곳이 카카오톡(카톡)인데, ‘멀티 프로필’ 기능이 대표적 예다. 프로필을 2개 이상 설정해 하나는 직장 동료 및 선후배가 보는 공적인 용도로 사용하고, 다른 하나는 커플 사진 등을 업로드해 완전히 사적인 용도로 쓰는 것이다. 직장에 연애 티를 내지 않으면서도 프로필에 연인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싶은 욕구를 충족하는 일석이조 기능이다. 직장에 꼭 1명쯤은 프로필 사진을 변경할 때마다 관심을 보이는 사람이 있는데, 이 때문에 공적인 프로필은 그냥 한 가지 사진으로 고정해두는 Z세대도 많다.

    직장에서는 업무용, 수다용 등으로 ‘단체카톡방’(단톡방)을 자주 사용한다. 이때 어려운 점이 단톡방을 나가고 싶어도 나가지 못한다는 것이다. 단톡방을 나가는 순간 ‘◯◯◯ 님이 나갔습니다’라는 메시지가 뜨기 때문에 미리 나가보겠다는 인사를 해야 하는데 그것만큼 어색한 게 없다. 또 슬며시 나간다 해도 ‘초대하기’ 버튼을 눌러 나간 사람을 다시 단톡방에 초대하는 경우가 적잖다. 일명 ‘카톡 감옥’이다. 최근 카카오가 이런 고민을 해결할 수 있도록 ‘조용히 나가기’ 기능을 만들었다. 나가는 방식은 기존과 똑같되 채팅방에서 나갈 때 팝업의 조용히 나가기를 체크하기만 하면 된다. 이 기능을 통해 이제 누구나 자유롭게 단톡방을 나가고, 직장 내 인간관계로 인한 스트레스도 피할 수 있어 Z세대 카톡 이용자들이 환영하고 있다.

    # 무신사 전신사진 리뷰 힘들어요

    무신사에서 에어팟 이어팁을 구매한 이용자가 제품 리뷰를 위해 제품을 막대기에 붙인 뒤 찍은 전신사진이 최근 화제다. [무신사 홈페이지 캡처]

    무신사에서 에어팟 이어팁을 구매한 이용자가 제품 리뷰를 위해 제품을 막대기에 붙인 뒤 찍은 전신사진이 최근 화제다. [무신사 홈페이지 캡처]

    Z세대 사이에서 온라인 쇼핑몰 ‘무신사’의 인기는 대단하다. 주변 Z세대 중 무신사를 쓰지 않는 사람을 찾기가 힘들 정도다. 다만 무신사가 최근 적립금 지급과 관련해 새로운 규정을 만들었는데, 이 규정 때문에 불편함을 호소하는 이용자가 늘고 있다. 그것에 관한 밈(Meme)까지 생겨나는 상황이다. 무신사는 제품 리뷰를 올리는 이용자에게 최대 2000원 적립금을 지급한다. 적잖은 금액이라 귀찮아도 리뷰를 남기는 사람이 많다. 문제는 지금까지 가짜 리뷰가 많았다는 점이다. 무신사가 이를 방지하고자 칼을 뽑아들었는데, 리뷰에 구매 제품을 착용한 전신·정면 사진을 찍어 첨부해야 한다는 것이다. 착용이 어려운 제품은 잘 보이게끔 놓고 함께 전신사진을 촬영해 올려야 한다.



    전신사진을 찍는 게 어렵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무신사에서는 옷만 파는 게 아니라 각종 생활용품도 판매한다. 옷이 아닌 다른 물건을 산 사람들이 적립금을 받으려고 필사적으로 노력하는데, 그 노력이 정말 큰 웃음을 자아낸다. 키보드, 우산, 도마 등 다양한 상품을 들고 찍은 전신사진 후기가 올라오고 있어서다. 상상치도 못한 포즈로 후기 사진을 찍어 올린 사람이 많은데, 그중 레전드는 에어팟 이어팁 케이스를 구매한 한 이용자의 후기다. 이 이용자는 100원짜리 동전보다 작은 에어팟 이어팁을 막대기에 붙인 뒤 손을 앞으로 뻗어 전신 사진을 찍었다. 이를 두고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무신사 적립금 받기 진짜 힘들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온다.

    # 스티커 안 붙이고 가구 버릴 수 없나요

    스티커 없이 대형 폐기물을 수거하는 서비스인 ‘빼기’ 애플리케이션. [빼기 홈페이지 캡처]

    스티커 없이 대형 폐기물을 수거하는 서비스인 ‘빼기’ 애플리케이션. [빼기 홈페이지 캡처]

    자취하는 사람에게 가장 막막한 일은 가구 등 대형 폐기물을 버리는 것이다. 대형 폐기물을 버리려면 자치구 등 지방자치단체(지자체)를 직접 방문하거나 관련 홈페이지에서 폐기물 스티커를 구매해 붙여야 한다. 운이 좋으면 스티커 구매 전 그 물건을 필요로 하는 이웃에게 나눠줄 수도 있지만, 요즘은 이웃 간 얼굴을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이사 시간이 촉박한 경우에는 ‘당근’(중고거래)도 할 수 없을 때가 많다.

    이런 어려움을 덜어주고자 등장한 게 ‘빼기’라는 애플리케이션(앱)이다. 이 앱을 이용하면 스티커 없이도 모바일로 폐기물 수거를 신청할 수 있다. 요즘에는 집에 프린터가 없는 사람이 많아 인쇄도 일인데, 스티커를 출력해야 하는 수고를 덜어주는 것이다. 심지어 이 앱의 ‘파트너 서비스’는 무거운 가구를 함께 옮겨주거나 가구를 중고로 직접 매입해주기도 한다. 이 때문에 혼자 이사해야 하는 Z세대 사이에서 꼭 필요한 앱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런 서비스가 계속 늘어나면 앱만으로도 별다른 어려움 없이 이사 준비를 마칠 수 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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