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0일(현지 시간) 태국 골프장에서 검거된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오른쪽)과 양선길 현 회장. [CBS 노컷뉴스 제공]
전북 남원 출신인 김 전 회장은 2000년대까지 대부업 등을 통해 돈을 벌었다. 김 전 회장은 2006년 불법도박장 개장과 음반·비디오물 및 게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돼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기도 했다. 김 전 회장이 큰 사업가로 변신한 때는 2010년이다. 당시 김 전 회장은 코스닥 상장기업 인수합병(M&A) 시장에 발을 들이고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한 뒤 경영난으로 휘청이던 쌍방울을 인수했다. 이후 2013년부터 2022년까지 특수차량 제작 기업 광림, 바이오 기업 나노스(현 SBW생명과학), 속옷회사 비비안 등 6개 기업을 인수하며 덩치를 키웠다. 2014년에는 쌍방울 인수 과정에서 주가를 조작한 혐의로 2014년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다.
현재 김 전 회장이 연루돼 있는 쌍방울 관련 비리는 크게 전환사채 관련 허위공시, 배임·횡령, 불법 대북송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변호사비 대납 의혹 등 4건이다.
검찰은 쌍방울이 2019년 전후 북한 지하자원개발 등 경제협력 사업에 대한 우선권을 따내고 그 대가로 북한에 거액의 돈을 건넨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이 대표 측근인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구속 기소)가 쌍방울과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및 민족경제협력연합회의 합의서 작성을 도와주고 약 3억2000만 원의 뇌물을 수수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또 다른 의혹은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에 재임 중이던 2018년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맡은 변호인들에게 쌍방울의 전환사채 등으로 수임료를 대납했다는 것이다.
김 전 회장의 신병이 확보됨에 따라 제1야당 대표가 연루된 핵심 의혹들에 대한 검찰 수사가 탄력을 받게 됐다. 다만 김 전 회장이 언제 입국할지는 더 두고 봐야 하는 상황이다. 김 전 회장이 태국에서 재판 없이 한국으로 귀국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 1월 말 송환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금고지기’ 김 씨처럼 태국 법원에 송환거부 소송을 낼 경우 국내 입국까지 5~6개월가량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슬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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