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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주식 8.6%, 한국 주식 10.5%? 기대수익률 잔치는 끝났다

[김성일의 롤링머니] 현실은 1년간 미국 -15%, 한국 -28%… 손실 가능성 함께 살펴야

  • 김성일 프리즘투자자문 최고투자책임자(CIO)

미국 주식 8.6%, 한국 주식 10.5%? 기대수익률 잔치는 끝났다

[GETTYIMAGES]

[GETTYIMAGES]

투자자가 위험을 무릅쓰고 투자에 나서는 이유는 수익률에 대한 기대 때문이다. 이때 수익률을 ‘기대수익률(expected return)’이라고 부른다. 영어 단어 ‘expected’를 그대로 번역해 ‘예상수익률’이라고 표기하기도 한다. 예금 예상수익률은 가입할 때 약정된 금리와 동일하며, 은행이 파산하지 않는 한 예상한 그대로 수익이 발생한다. 하지만 주식 같은 투자 상품은 약속된 수익률이 없고 투자자가 ‘기대’하는 수익률만 있기에 기대수익률이라고 부르는 것이 자연스럽다.

평균값에 근거한 기대수익률의 함정

투자자가 기대수익률을 갖고 투자에 나설 수 있는 대상은 주식, 아파트, 달러, 금 등 익숙한 것부터 해외주식, 토지, 상가, 국채, 회사채, 원유, 농산물 등 매우 다양하다. 이런 자산들의 기대수익률은 얼마나 될까. 우리는 어느 정도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을까.

홍길동이라는 가상의 투자자가 있다. 그는 한 달에 한 번 매매하는데, 일단 매수하면 1년간 보유했다 매도한다. 기대수익률을 추정할 때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값은 과거 수익률의 평균값이다. 홍 씨가 미국 주식(S&P500, 배당 포함)에 투자했을 때 기대수익률은 연 8.6%였다. 2000년 1월부터 2021년 9월 중 어느 달에 시작하든 1년간 보유했을 때 평균적으로 8.6% 수익이 났을 것이라는 얘기다. 이런 자료는 흔히 볼 수 있다. 문제는 디테일에 있다. 연 8.6%라는 수치는 ‘평균’이다. ‘평균적이지’ 않은 시기의 성과는 어떨까.

홍 씨에게 투자 기회는 총 262회 있었다. 2000년 1월에 시작했다면 다음 해 -9% 성과를 확인했을 테고, 2021년 9월부터 투자했다면 2022년 9월 -15% 손실을 봤을 것이다. 만약 코로나19 사태로 주가가 급락한 2020년 3월에 시작했다면 1년 후 56%라는 큰 수익을 거뒀을 테다. 이런 수익률 분포는 ‘그래프1’과 같다. 홍 씨가 운이 좋았다면 평균 수익률 8.6%보다 높은 15% 초과 수익률을 얻은 경우가 103회(전체 39%) 있었다. 반대로 운이 나빠 손실을 본 경우도 전체의 24%인 62회나 있었다. 실제 수익률이 평균 수익률보다 크거나 작아서 평균을 벗어나는 정도를 분산(표준편차)이라고 한다. 미국 주식의 분산은 17.2%다. 분산은 기대수익률을 벗어나는 결과가 나오는 정도라고 볼 수 있다.

같은 기간 한국 주식(코스피, 배당 포함)의 분산은 23.7%였다. 미국 주식보다 더 많이 분산돼 있다. 한국 주식 평균 수익률은 10.5%로, 미국의 8.5%보다 2%p 높다. 기대수익률이 더 높으니 한국 주식에 투자하는 것이 나았을까. 운이 좋은 시점에 투자했다면 15% 넘는 수익률을 기록한 경우가 98회(37%) 있었다(그래프2 참조). 40% 넘는 고수익을 경험한 횟수도 33회나 됐다. 반면 운 나쁘게 손실을 본 경우는 82회(31%) 있었다. 홍 씨처럼 투자했다면 한국 주식의 손실 가능성은 31%로, 미국 주식 24%보다 높다. 기대수익률이 높다는 것만으로 투자 결정을 하면 안 되는 이유 중 하나가 이 분산이다. 예상과 다른 손실은 확률적으로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 지금 실행하는 투자의 1년 후 성과를 예측하는 것은 어렵다. 투자의 기대수익률과 분산 같은 정보를 통해 확률적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추정할 수밖에 없다.



주식만 고집한다면 어느 나라에 투자해도 높은 분산으로 손실이 날 가능성이 크다. 반면 이런 분산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자산배분 포트폴리오 투자법이 그중 하나다. 자산배분은 포트폴리오 내 투자 대상을 구성할 때 성격이 다른 자산에 자금을 나눠 배분하는 것이다. 필자가 근무하는 회사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리치고(Richgo)’ 애플리케이션에 제시된 자산배분 포트폴리오는 미국 주식, 한국 주식, 미국 국채, 한국 국채, 골드, 현금성 자산 등에 분산투자한다. 미국 주식, 미국 국채, 골드는 달러 움직임에 노출돼 달러 투자 효과도 가져간다. 이런 자산배분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때는 주식, 국채, 대체투자 등 다양한 자산에 분산하고 한국, 미국 등 지역을 분산하며 달러 자산도 가져가는 통화 분산을 원칙으로 한다.

주식투자만 고집하면 안 되는 이유

리치고 자산배분의 기대수익률은 과거 평균 수익률인 7.4%다. 이 포트폴리오의 분산은 4.8%로 미국 주식(17.2%)이나 한국 주식(23.7%)에 비해 매우 낮다. 분산이 낮다는 것은 투자 성과가 평균에 가까울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뜻이다. 자산배분이 손실을 낸 경우는 21회로 전체의 8%에 해당한다(그래프3 참조). 한국 주식(31%)이나 미국 주식(24%) 손실 가능성의 3분의 1이 안 되는 수준이다.

앞서 기대수익률만으로 투자 결정을 하기에는 손실 가능성이라는 암초가 있다고 언급했다. 한국 주식의 기대수익률은 10.5%로 미국 주식(8.6%)이나 리치고 자산배분(7.4%)보다 2~3%p 높아 투자 대상으로 선정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손실 가능성을 염두에 둔다면 판단이 달라진다.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윌리엄 샤프는 예상되는 위험과 수익을 같이 검토하기 위해 ‘샤프지수’를 고안했다. 간단한 계산 방법은 수익률을 분산(위험)으로 나누는 것이다. 한국 주식과 미국 주식, 리치고 자산배분의 샤프지수(투자 위험 대비 초과수익률)는 각각 0.4, 0.5, 1.5다. 위험을 고려해 투자한다면 샤프지수가 높은 방법이 더 나을 수 있다.

현재 투자자들은 높은 인플레이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금리인상, 경기침체 등 연초부터 이어지는 각종 악재에 지쳐 있다. 홍 씨가 1년 전 미국 주식에 투자했다면 계좌는 -15% 손실을 보고 있을 것이다. 한국 주식에 투자했다면 -28%를 경험하고 있을 테다. 리치고의 자산배분 투자법을 따라 했어도 -4% 손실을 기록 중일 것이다. 1%라도 손실이 나면 당연히 기분이 좋지 않다. 하지만 손실 폭에 따라 투자자가 느끼는 불안감은 달라진다. 투자할 때는 기대수익률만이 아니라, 예상되는 손실 가능성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 당신의 계좌는 어떠한가. 당신의 마음은 어떠한가. 당신의 투자법은 어떤지 꼼꼼히 재검토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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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동아 1363호 (p2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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