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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소방관 3명 순직 평택 물류센터, 산업단지 내 ‘편법 인허가’ 논란

시행사, ‘임대업 최초 입주 불가’ 법규에도 물류센터 완공 전 임대 모집 정황

  • 최진렬 기자 display@donga.com

[단독] 소방관 3명 순직 평택 물류센터, 산업단지 내 ‘편법 인허가’ 논란

경기 평택시 팸스 평택캠프 물류센터 화재 발생 이튿날인 1월 6일 
불이 다시 번졌다. [동아DB]

경기 평택시 팸스 평택캠프 물류센터 화재 발생 이튿날인 1월 6일 불이 다시 번졌다. [동아DB]

화재 진압 중 소방관 3명이 순직한 경기 평택시 팸스 평택캠프 물류센터의 시행사가 산업단지 내 신축 인허가 과정에서 편법을 동원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관련 법규상으로 산업단지 내에서는 ‘임대업’으로 최초 입주할 수 없게 돼 있는데, 팸스 물류센터 시행사가 산업단지 허가업종인 ‘창고 및 운송관련 서비스업(창고업)’으로 신고한 후 임차 기업을 모집한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물류센터를 공사 중이던 지난해 이미 임대 공고를 낸 사실이 밝혀지면서 “세제 혜택 등이 있는 산업단지에서 임대업을 하려고 편법으로 입주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시행사 측은 “법적으로 하자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수도권 물류센터 화재 사고가 되풀이되면서 차제에 관련 당국이 편법 인허가 문제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임대업 하려 했지만…”

‘산업집적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산업집적법)에 따르면 산업단지에는 임대업으로 최초 입주가 불가능하다.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는 “공장 등의 경영을 전제로 토지 용도 변경, 인허가 간소화, 조세 감면, 조성원가 분양, 기반시설 비용 보조 같은 인센티브를 제공한다”며 “실수요자만 산업용지를 소유하게 함으로써 투기적 수요의 산업용지 취득을 방지하려는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원칙적으로는 임대업을 목적으로 산업단지에 입주할 수 없다”며 “사업자가 예기치 못한 문제로 사업을 축소할 경우 예외적으로 유휴 공간 임대를 허용한다”고 말했다.

팸스 물류센터가 속한 평택 고렴산업단지도 원칙적으로는 임대업이 불가능한 곳이다. 다만 평택시가 2019년 ‘관리기본계획’을 변경해 사업자가 불황 등을 겪으면 유휴 공간을 임대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평택시 관계자는 “미분양 기간이 길어지면서 산업단지 분양을 촉진하고자 규제를 완화했다”고 말했다. 순자산 총액이 5조 원대에 이르는 국내 수위권 부동산펀드 운용사 M사가 팸스 물류센터 개발 사업에 뛰어든 배경에는 이런 규제 완화 분위기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M사가 최초 신고 업종인 창고업이 아니라 애초부터 임대업을 목적으로 고렴산업단지에 입주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고렴산업단지 인허가를 담당하는 기관 관계자는 “M사와의 입주계약에는 물류센터 전체를 창고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나중에 80%를 임대로 전환하는 계획이 있었다”고 전했다.

실제로 M사는 지난해 9월 물류센터를 짓는 동안 창고 임대 계획을 공개하며 입주 기업을 모집했다. 사업 개시 신고 전부터 임대업 행보를 보여온 것이다. M사가 부동산투자 펀드를 조성해 산업단지 내 물류센터 신축 사업을 진행했는데, 이 역시 임대업을 하기 위해 많이 사용하는 방식이다. 이런 점은 M사가 임대업을 목적으로 고렴산업단지에 입주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키우고 있다.



하지만 M사는 “법무법인의 법률 자문을 철저히 받아서 진행한 건이고, 법적으로 하자가 없다”고 밝혔다. 창고업으로 사업을 개시한 후 법적 절차에 따라 임대업으로 전환할 계획이었다는 이유에서다. M사 관계자는 “평택산업단지관리공단(평택산단공)과 수차례 미팅을 하면서 사업을 시작했다”며 “(창고업으로) 사업 개시 신고를 한 후 절차에 맞춰 (임대를) 하려고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임대를 하려 했지만 법을 우회해 하려고 한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일반산업단지 인허가 기관인 평택시와 평택산단공은 “확인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평택시 관계자는 “입주계약에 앞서 평택산단공이 해당 기업의 사업계획서를 보고 사업 목적이 임대인지 여부를 확인한다. 사업계획서 검토가 됐으니 입주계약이 됐을 것”이라면서도 “시행사가 사전에 입주자 모집 공고를 했다면 임대 목적의 사업계획서를 제출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평택산단공 측은 “M사가 최초 입주할 때는 물류창고로만 이용한다고 했다. 이후 계획은 해당 기업과 관련된 정보이기에 알려줄 수 없다”고 말했다.

1월 5일 물류창고에 화재가 발생하면서 창고 건설은 일시 중단된 상태다. 창고 임대 일정 역시 잠정 연기됐다.


물류창고 건설 관행 살펴봐야

평택 물류센터 화재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남부경찰청 수사본부는 1월 20일 공사 관계자 21명을 형사입건한 결과를 공개하며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밀 감식 결과를 토대로 화재 원인을 규명할 방침이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도 유사 사고의 재발을 막고자 1월 19일 신축 공사장 일제 단속에 나섰다.

개발업계에서는 “산업단지 개발 실태부터 파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화재 원인을 규명해 유사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편법적인 물류창고 건설 관행 역시 살펴봐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물류센터 수익성이 증가하면서 개발업체들이 너도나도 물류창고 임대업에 뛰어들고 있다.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부동산펀드 평균 수익률은 15.3%로 6년 만에 가장 높았다. 물류센터나 데이터센터 등 코로나19 수혜산업 관련 부동산이 수익률을 견인한 결과다.

개발업계 관계자는 “물류센터에 대한 수요가 커진 상황에서 법적으로 임대 목적의 산업단지 입주가 막히자 편법적 방법을 동원하는 곳이 여럿 있다”며 “M사 또한 산업단지에서 임대업을 희망하는 기업들이 법을 우회하기 위해 많이 사용하는 방식을 썼다”고 말했다. 이어 “산업집적법 취지대로 산업단지 개발이 이뤄지도록 건설 관행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제조업이나 정보기술(IT) 기업으로 산업단지에 입주한 후 실제로는 임대업을 한 사례들이 이전에도 있었다. 더불어민주당 강훈식 의원이 지난해 한국산업단지공단(산단공)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산업단지 내 불법행위 현황’에 따르면 2015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산단공은 23개 산업단지에서 228건의 불법행위를 적발했다. 당시 여성의류 제조업체,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등이 등록 목적과 달리 사무실을 임대하다 단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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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동아 1325호 (p30~31)

최진렬 기자 displ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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