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323

..

AR·VR 앞세운 메타버스 폭풍, 블록체인 금융·경영 혁신을 주목하라!

2022년 디지털 트렌드 핵심 ‘탈중앙화’

  • 김지현 테크라이터

    입력2022-01-19 10:00:01

  • 글자크기 설정 닫기
    네이버가 출시한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 [사진 제공 · 네이버]

    네이버가 출시한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 [사진 제공 · 네이버]

    지난 10년간 인터넷 비즈니스의 주요 트렌드는 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공유·구독경제 등이었다.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같은 기술이 이를 뒷받침했다. 2022년 새해 IT(정보기술)산업의 화두는 무엇일까.

    네이버 ‘제페토’ 사용자 2억 명

    에픽게임즈의 메타버스형 게임 ‘포트나이트’. [사진 제공 · 에픽게임즈]

    에픽게임즈의 메타버스형 게임 ‘포트나이트’. [사진 제공 · 에픽게임즈]

    지난해 인터넷 트렌드 핵심은 메타버스였다. 올해 메타버스 바람은 폭풍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페이스북은 사명을 메타버스 비즈니스를 지향하는 ‘메타’로 바꾼 데 이어 오큘러스(메타의 가상현실(VR) 기기 브랜드) 신제품도 출시할 계획이다. ‘홀로렌즈’로 시장 제패를 노리는 마이크로소프트(MS), AR(증강현실) 안경 1세대를 출시한 노하우를 지닌 구글 등 빅테크 기업도 눈에 띈다. AR, VR 하드웨어 기기 개발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다.

    국내 기업들도 메타버스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대표 주자는 2018년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를 출시한 네이버. 10대와 20대를 중심으로 국내외 사용자 2억 명을 끌어모았다. 사용자가 각종 아이템으로 자신의 메타버스 아바타를 꾸미고 웹툰 등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아바타와 아이템을 사고파는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모델도 주목된다. IT기업뿐 아니라 유저(user)도 디지털 활동으로 돈을 버는 수익 탈중앙화인 셈이다. 메타버스는 유관산업으로 파급 효과도 크다. 메타버스 공간을 구현하려면 그래픽 디자인부터 3D(3차원) 이미지 처리까지 다양한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래픽처리장치(GPU)업체 엔비디아, 게임과 메타버스를 접목한 게임 제작사 에픽게임즈, 가상현실용 소프트웨어 개발기업 유니티소프트웨어 등이 기술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블록체인 부활도 새해 IT업계 트렌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한 대표적 분야는 암호화폐였다. 기술 효용보다 투기 수단으로 부각돼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다. 이제 블록체인은 NFT(Non-Fungible Token: 대체 불가능한 토큰), 디파이(DeFi: 탈중앙화 금융) 등 구체적 기술과 결합해 재평가받고 있다. NFT는 메타버스 공간 내 상거래에서 핵심 지급 수단이 될 것이다. 이미 게임 아이템이나 디지털 아트(digital art) 작품을 사고파는 과정에 NFT 기술이 적용되고 있다. 디지털 자산뿐 아니라 실물 자산과도 연계돼 소유권 인증 수단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탈중앙화 자율 조직’ 채택 이더리움

    한편 디파이는 금융 시스템 전반을 혁신할 블록체인 기술의 다크호스다. 디파이는 탈중앙화 금융, 즉 은행 같은 중간 매개자 없이도 글로벌 금융 거래를 가능케 한다. 블록체인의 스마트 콘트랙트(smart contract)라는 기술 덕분이다. 스마트 콘트랙트는 당사자들이 미리 협의한 조건을 프로그래밍한 전자 계약 시스템을 말한다. 기존 오프라인 계약의 구두 및 서면 합의를 코드(code)로 대체한 것이다. 합의 조건을 충족해야 결제·송금·소유권 이전이 이뤄진다. 디파이 기술이 고도화되면 메타버스 공간에서 거래를 보증하는 가상은행 구실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끝으로 주목할 흐름은 웹 3.0이다. 웹 공간을 구성하는 방식은 빠르게 진화했다. 개별 기업 서버에 의존한 웹 1.0을 시작으로 통합 클라우드 기술로 이뤄진 웹 2.0을 거쳐 오늘날 웹 3.0 시대를 바라보고 있다. 웹 3.0도 넓은 의미에서 블록체인 기술의 산물이다. 블록체인의 등장으로 기존 서버나 클라우드와 달리 특정 운영 주체가 데이터를 독점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없어졌다. 달리 말하면 소수 빅테크기업이 독점하던 IT산업을 사용자 중심으로 개편할 수 있는 것이다.

    웹 3.0 시대를 맞아 기업 체질을 탈중앙화·디지털화하려는 시도도 있다. 최근 이더리움 등 일부 암호화폐 플랫폼은 ‘탈중앙화 자율 조직(DAO)’ 제도를 채택했다. DAO는 구성원이 숙의한 내용을 기계적 코드로 전환해 운영 원리로 삼는다. 특정 개인이 의사결정을 독점할 수 없는 구조다. 코드에 없는 새로운 의사결정은 구성원 투표로 정하고, 그 과정과 결론을 블록체인에 기록한다. 개방적·합리적 기업 경영에 최첨단 IT가 유용하게 쓰이는 것이다.

    디지털 기술은 점차 사회 각 분야와 융합해 발전해가고 있다. 새로운 IT 소프트웨어·하드웨어 출시에 그치지 않고, 금융 생태계나 기업 경영까지 변화시키고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메타버스, 블록체인 등 기술 트렌드가 특정 기업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것이다. 개인 인터넷 유저도 신기술을 소비할 뿐 아니라 개발·생산 주체가 될 수 있다. 2022년 IT 트렌드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유튜브와 포털에서 각각 ‘매거진동아’와 ‘투벤저스’를 검색해 팔로잉하시면 기사 외에도 동영상 등 다채로운 투자 정보를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댓글 0
    닫기